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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9/27
    일탈(5)
    손을 내밀어 우리
  2. 2006/09/25
    고도를 기다리듯(3)
    손을 내밀어 우리
  3. 2006/09/22
    사랑받는 아내가 되기 위한 방법(9)
    손을 내밀어 우리
  4. 2006/09/21
    고 이혜숙!(2)
    손을 내밀어 우리
  5. 2006/09/04
    그냥(5)
    손을 내밀어 우리

일탈

제주에서 혼자 살고 있는 선배가 있다.

 

성우야, 비행기표 다 끊어줄테니

막비행기로 와서 첫비행기로 가면 안되겠냐?

 

이 선배는

혼자서 소주 10병쯤 해치우는 자다.

 

그래서 기꺼이 어젯밤에 달려와서

소주 열심으로 마시고

이 아침에는 한라산 중턱에 살짝 떠오른 해를 보고 있다.

 

 

새벽같이 일어나

선배한테

해장술이라도 한잔 하자고 했다.

 

빨리 서울가서 회의해야 하는데,

아, 가고 싶지 않다.

아, 그래도 가고 말 내 인생아!^^

 

그냥 흔적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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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듯

 

주말에 TV를 켰더니 어떤 과학자가 출연하여 패널들에게 질문공세를 받고 있었다. 일전에 영화배우 정진영과 축구선수 이영표가 각각 그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을 본 적이 있어서, 얼마나 대중적인 인기와 관심을 모으고 있기에 과학자가 저런 인터뷰 프로그램에 나왔을까 하고 지켜보았다. 앞서 정진영의 솔직한 모습이나 이영표의 겸손한 자세에서 좋은 인상을 얻었기 때문에, 진작 알고 있던 그 과학자의 이름에 새로운 이미지 하나 추가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은근히 일었다.


자연에 대한 무지와 여성을 억누르고 비하했던 마초적 삶을 반성하고 환경주의자와 여성주의자로 탈바꿈한 그의 인생역정은 미국 유수의 대학 박사학위를 더욱 돋보이게 했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살만했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통합을 지향하는 ‘통섭(統攝, consilience)이라고 하는 새로운 개념도 학제간 연구조차 빈약하기 짝이 없는 우리 현실에서 자못 흥미로웠다. 실험실의 벽에 갇혀 사회와 소통하지 못하는 대다수 과학자들이 인문학자, 사회과학자들과 전공의 장벽을 넘어 자유롭게 교감한다면 과학계도 크게 달라질 것이 아닌가.


그러나 그가 ‘알면 사랑한다’ 하는 믿음을 강조하는 대목에 이르러서 그만 맥이 좀 풀렸다. 그것은 통찰력을 가진 인문학자의 분위기와 달랐고, 잘난 체하는 사회과학자의 면모나 남다른 세계관을 가진 자연과학자의 것도 아니었다. 천박하고 야만적인 자본주의를 허덕이며 살아가는 평범한 지식노동자가 지닌, 그야말로 소박한 인생관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느낌! 어쩌면, 배신이었다. 그래서 그를 좀 더 알고자 곧바로 책을 한권 샀다. “제게는 소박한 신념이 하나 있습니다. ‘알면 사랑한다’는 믿음입니다. 서로 잘 모르기 때문에 미워하고 시기한다고 믿습니다. 아무리 돌에 맞아 싼 사람도 왜 그런 일을 저질러야만 했는지를 알고 나면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게 우리들 심성입니다.” 그가 쓴 글의 일부이다.


그는 어릴 적에 자연을 제대로 알지 못하여 그것을 파괴하는데 아무런 죄의식이 없었다고 했다. 이제 그는 학문(동물행동학, 사회생물학)을 통해서 자연(동물)을 잘 알게 되고 사랑하게 되었으며, 거기에서 인간사회에 적용할 교훈을 적잖게 찾은 듯했다. 그러나 앞에 인용한 글에서 나타나듯이, 인간 ‘사회’가 아닌 사회 속의 ‘인간’들을 개별적으로만 들여다보고, 단지 개체 상호간의 작용으로서 好惡와 사랑을 얘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는 동물‘사회’ 연구를 통해 인간이 먹고 먹히는 자본주의 사회구조를 ‘통섭’적으로 알아낸 것도 아니었고, 그 대안사회를 제시하고 실천하는 과학자는 더욱 아니었구나!


내가 잠깐이나마 가졌던 바람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TV에서 추켜세우는 사람이 다 그런 거지 뭘, 하고 나를 타박한다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스타과학자만 섬기고 받드는 사회에서, 사회모순을 갈파하고 저항하는 지식노동자로서 과학자들의 모습이 대중 앞에 나타나기를 바라는 것은 때로 고도를 기다리듯 간절하다. 노동조합이나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 중에서 싹수가 보이면 참 행복하겠다. (2006.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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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는 아내가 되기 위한 방법

연맹의 권 부위원장이

종로구청에서 공무원노조 사무실폐쇄를 저지하다가

종로경찰서로 연행되었다길래

서둘러 버스를 타고 경찰서로 달려가는데

버스 정류장에서 중년의 아주머니 두 분이 교회의 전도용 소책자를 배포하고 있다.

 

막상 받았더니 그냥 길에다 버릴 수도 없고

그냥 들고 다니다가 경찰서 면회 후에 연맹 오는 길에 무심코 펴보았다.

"이랜드그룹 박성수회장 성공이야기"가 눈에 확 들어온다.

2004년  전경련이 제정한 제1회 "존경받는 기업인 대상"을

수상했다는 박성수씨는 "2010년 매출 10조원의 하나님의 기업"을

일구기 위해 오늘도 기도와 함께 최선의 삶을 살고 있단다.

 

찬양 일색의 글 한페이지를 보면서 화가 치밀어올랐다.

박성수,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대표적인 악덕기업주 아니던가.

독실한 기독교도인 권 부위원장이 봐도 화가 나겠구만,

이러면서 다음 쪽을 넘겼더니 거기에 실린 내용은

더 가관이었다.

 

내가 뭐라 논평을 하기보다는

그냥 한번 주르르 읽어들 보시죠~-.-

 



*남편을 왕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그러면 나는 왕비가 됩니다.

 남편에 대한 믿음, 그리고 신뢰하는 것이 그 방법이지요.

 남자는 "당신을 믿어요!" 그 한마디에 산을 움직입니다.

 

*친정보다 시댁을 우선 챙기십시오.

 나이드신 시부모도 아이들의 할아버지요 나의 부모입니다ㅏ.

 남편의 형제애는 아내가 좌우하지요.

 시댁을 정성껏 살피면  친정은 저절로 남편이 보살핍니다.

 

*아내의 내조는 기도와 함께 해야 합니다.

 집안의 어떠한 어려움도 기도로 이겨낼 수 있습니다.

 기도를 이겨낸 역경은 없기 때문이지요.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늘 기도하십시오.

 

*지혜로운 아내가 되십시오.

 퇴근후 돌아온 남편이 쉬고 싶어 할 때는 그냥 놔두십시오.

 남자들은 자기만의 "동굴"에서 상처를 치료하기도 하고  휴식을 갖고 싶을 때가

 있습 니다.

 지혜있는 아내는 그 때를 알아야 합니다.

 

*사랑의 요리사가 되십시오.

 "사랑과 정성"이라는 양념으로는 못할 반찬이 없습니다.

 남편의 입맛을 사로잡으십시오. 아내의 정성이 담긴 된장찌개에 비할 음식은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자녀들의 일상을 남편과 함께 하십시오.

 아이들의 학교생활, 가정생활을 남편에게 이야기하십시오.

 아이들에게는 아빠의 격려 한마디가 큰 거목으로 자라게 하는 힘이 됩니다.

 남편과 함께 하는 자녀교육,  아내 손에 달려 있습니다.

 

*남편을 돈 버는 기계로 여기지 마십시오.

 남자는 늘 가족의 앞날을 생각하며 삽니다. 남편은 대표이사가 아니기에

 충분한 돈을 갖다 주지는 못합니다.

 부족한 생활비일지라도 월급을 받을 때마다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십시오.

 

*가장인 남편의 자존심을 세워 주십시오.

 남편을 하늘보다 더 높게 섬겨 주십시오.

 친구 남편이나 옆집 남편과 비교하시면  안됩니다.

 가장으로서의 권위를 세워 줄때 다음날 출근길의 아침은 상쾌한 햇살이

 비칩니다.

 

*웃는 얼굴로 맞이하십시오.

 오늘도 거친 파도를 헤치고 돌아온 남편입니다.

 아내의 해맑은 웃음은 직장에서의 모든 피곤함을 녹여주는 힘이 있습니다.

 미인계가 아닌 미소계를 쓰는 아내 앞에서 남편은 어린아이가 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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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혜숙!

내가 사랑하는 풍물패 대물림,

대물림 식구들 모두가 사랑하는 서범경,

범경이와 대물림 모두가 사랑하는 이혜숙.

 

그 이혜숙이

그 이혜숙씨가

일곱살 다섯살바기 아이들 재우고 나서

남편 서범경이 귀가하기 직전에

청천벽력 심장마비로 세상을 떴다.

 

70년 개띠라,

겨우 37살이다.

 

부산에서 오로지 남편 하나 믿고 대전에 왔는데

친구라고는 오로지 풍물패 식구들과 가족들 밖에 없는데

그래서 의지할 곳은 그냥 우리 넘치는 동무들 뿐이었는데

 

아무런 징조도 없이

아무런 신의 예고도 없이

그냥 그렇게 세상과 인연을 달리 했다.

 

무슨 얘기를 하랴,

무슨 사연에 귀 기울이랴,

어제 아침에

아이들 소풍간다고 해서

손 크게 넘치게 김밥을 싸고서는

그것을 연구실로 배달한 그 넉넉함이 문제였더냐.

 

초롱한 혜숙씨의 영정을 앞에 두고

나는 속절없이 비어가는 향을 탓하고 있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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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8월은

반짝했던 휴가기간 빼고는

방명록에 흔적이 남겨지는 것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뒤늦게

여러 동지들의 이름을 방명록에서 보고는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몇 줄 남깁니다.

 

아무 것도 올라오지 않는 블로그에

관심갖고 오시거나 습관적으로 들리시는 불로거 동지들,

또한 고맙고 고맙습니다.

 

하고 싶은 얘기도 많고

쓰고 싶은 얘기도 많고

나누고 싶은 얘기들도 참 많은데

 

늘 제가 지니고 살던 틈새의 여유조차 없이

어느새 9월을 맞았습니다.

 

제 주변으로 보자면

의료연대노조의 출범과

발전노조의 직권중재 회부,

그리고 한국노총과 사용자들 사이에

전임자임금 지급금지와 기업단위 복수노조 허용을

또다시 유예했다는 기막힌 소식으로

9월 초를 맞았지만-.-

 

어젠 오랜 만에 몇 권의 시집을 사들었습니다.

쉬지 않고 힘껏 나무를 베던 젊은 목수보다

틈틈이 쉬면서 연장을 벼리던 늙은 목수가

더 실하게 많은 일을 했더라는 얘기를 상기하면서

마음 조급히 달려가지 않아야지 하고 맘 먹어 봅니다.

 

어디

두고 봅시다.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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