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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것에 대한 상념

  • 등록일
    2004/08/16 20:03
  • 수정일
    2004/08/16 20:03
사랑으로 인해 기뻐하고, 슬퍼하고, 만나고 헤어지는 이들을 보면서 참 많이 부러웠다. 난 그들처럼 사랑이라는 것에 집착하지도 집착할 생각도 없었나 요즘 들어 한강을 자전거로 출퇴근하면서 연인들 모습을 보면서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생각과 조금 질투썩인 부러움이 느껴진다.
 
 나도 잠시나마 짝사랑에 속알이를 한적이 있었다. 그때를 지금 생각하면 웃음과 부끄러움에 몸이 화들짝 달구어져 뭐라 표현할 수 없지만, 그때를 생각해보면 정말 심각한것 같았다. 그 사람앞에 서면 내 초라한 모습에 움츠려야 했고, 그 사람만 바라보면 가슴이 꿍딱꿍딱 뛰는 것이 느껴지고 얼굴이 화들짝 달구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 생애 처음으로 느끼는 이성에 대한 사랑이라서 난 참 가슴졸이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를 짝사랑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난 행복하였다. 지금은 아니지만.... 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 바로 내 후배인 그녀를  외사랑한 것이 나에게 있어 유일한 이성에 대한 사랑의 감정(중학생때 이성에 대한 눈을 떳지만 그 이성적 감정은 금방 식었다. 여교생의 호의에 헤벌레 하였다. 그러나 여교생이 교생실습을 끝난 후 편지를 꼭 준다고 하였으나 편지는 받아 보질 못했다. 그런 후 난 교생들의 선심성 말레 주목하지 않았다. 나의 유일한 사춘기 호기심이었지 이성적 감정은 아니었음... 교생들이 있다면 보낸 편지 꼭 답장 주세요. 저 같이 여린이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 하지 말고... )
 
좀더 용기를 내었으면, 좀더 적극적이었으면, 좀더 그녀에게 일상사에서 잘 해주었어야 하는게 그러질 못했다. 해바라기 처럼 바라보고만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그녀가 같은 공간에 있기에 행복하였다. 짧지만 그래도 내 대학생활에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던 같다. 선배들은 이구동성으로 "사랑은  혁명의 적"이라 말하며, 늘 벌어지는 정세에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임하라고 당부하였다.

 

그래서 용기를 적극적으로 표현을 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변명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학생운동이 위기니 침체니하는 분위기가 나를  보다 이성에 눈을 뜨게하는데 방해한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난 바보였다.

 

선배들의 말은 정말 말뿐이였다. 나는 정말 바보인가 보였다. 선배들은 나에게 사랑은 혁명의 적이라고 말했지만, 자신들은 그런 혁명의 적이라 할 수 있는 행동을 한 것이다. 학교졸업후 선배결혼식에 가서 안사실이다. 정말 난 바보이다.
 
요즘 처럼 날씨가 궂은 날에는 내가 짝사랑 했던 그녀가 보고싶다. 더이상 볼 수 없는 그녀이기에..... 내 가장 친한 친구(대학같은과 동기)의 부인이 되어있는 그녀를 만나는게 부담스러워 친구가 집에 초대해도 집근처 술집에서 술을 먹는다. 나는 취기에 간혹 그녀의 안부만 묻곤하지만... 그 친구도 내가 그녀를 짝사랑한 것을 알고있기에... 흔쾌히 전달해 준다. 그나마 졸업 후에 유일하게 만나는 친구기에 만나면 늘 만취가 되어 정신을 술에 퐁당 집어 담 말지만.....
 
짝사랑 그녀와 어색한 만남....
나의 대학 후배이자, 친구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그녀를 우연찮게 월드컵 경기장에 입주한 까르프 상암지점에서 만났다. 난 그녀가 결혼한 후 한번도 만나지 않았고, 만날 수 없었다. 주체할 수 없는 감성에 이끌릴까봐 어색한 몇마디를 나누곤 나는 급할 일이있어 가야한다고 말하고 그 자리를 황급히 빠져 나왔다.

어색한 인사, 잘 지내냐 친구는 일찍 들어오냐 아이들은 잘 크냐 정도의 통상적 인사말을 나누곤 그냥 돌아섰다. 피천득이 "인연"에서 아싸코와의 두번째 만남에서 기대와 변해진 아사꼬(일본계미군인 남편과 결혼 후 만남)만남에서 느꼈을 감정이 이해가 된다.
 
그녀에게 감사한다. 사랑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한 변변치 않은 나로서 그나마 짝사랑이라도 할 수 있던 그녀가 있었기에 행복하였다. 앞으로도 이런 짝사랑과 이성간 사랑이 나에게 없을 것이다. 난 지금 살아오면서 사랑이라는 것은 시간허비가 규정(잘못된 판단이다. 그러나 나같이 돈없는 사랑에겐 사랑이란 정말 무의미 한것 같다. 나 혼자 먹고 살기도 버겁다.)하고 있다.

난 앞으로 그때의 감정과 느낌을 고이 간직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요즘들어 연인을 볼때 몇마디의 단어가 떠오론다. "좋을 때다"라는 말.... 모든 사람이 좋은 감정을 갖고 평생 함께 같은 방향을 함께보면서 나가기를....
 
신영복 선생님의 사랑이라는 몇마디 문구가 생각나 위에 몇글자로 적어 놓았습니다. 사랑은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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