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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제부도로 떠난 겨울 바다여행....

  • 등록일
    2008/11/16 00:09
  • 수정일
    2008/11/16 00:09

2006년 한해를 마무리하는 달 12월 제법 찬바람이 부는 서해 제부도에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겨울바다 여행을 떠났다.

 

12월 3일 때 늦은 감은 있지만 경기도자원봉사센터 2006 자원봉사우수프로그램 사업의 일환인 "한글을 알자! 이주노동자 찾아가는 한글교실" 프로그램에 참석하였던 학생들의 2006년 겨울바다 여행을 떠났다. 지속되는 출입국관리사무소의 강제단속으로 참석자는 봄 나들이에 비해 적었지만, 내륙이라 바다를 보지 못했던 우즈베키스탄, 몽골, 네팔, 카자흐스탄 이주노동자들이 함께 동행을 하여 함께 바다의 짠 내음을 실컷 맛보고 왔다.

 

12월 3일 일요일.... 약속시간이 되었지만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이주노동자만이 센터에 찾아와 제부도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약속하였던 이들은 아직 오지 않았다. 차량운 이미 오산역에 와서 대기하고 있었지만 학생들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이리저리 연락을 해보고 핸드폰으로 연락을 하였는데 말은 집을 나섰다는 말뿐이다. 마음만이 분주하였다. 그런지 20분이 지나서야 여기저기에서 이주노동자들이 하나둘 약속한 장소로 오기 시작하였다. 각자 여러 핑계를 대면서 좀 늦었다고 머슥해 하며 차에 탔다.

 

생각한 시간보다 조금 늦은 오전 11시 출발.... 다들 차안에서 바다로 간다는 마음에 들떠 있었다. 간만에 모인 친구들 끼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다들 화제는 날씨가 쌀쌀하다는 이야기 뿐이다. 그래도 여행을 간다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들 들떠 있다. 봄에 갔던 부안에 참석하였던 친구는 차안에서 얼마 있어야 해요 물어본다. 조금만 가면 된다고 하여 안심시키고.... 화성을 지나 제부도에 도착하였다.

 

제부도 도착.... 바다 바람이라 제법 쌀쌀한 기분이 감돌았다. 더운 지방에서 온 친구들은 옷이란 옷은 온몸에 치장하고 바다로 향해 갔다. 제부도의 명물을 보기위해 바위가 서있는 곳으로 모두들 이동....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썰물때 인줄 모르고 사진을 찍기 위해 들어간 곳에 물이 불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사진을 두번만 찍고 황급히 차디찬 겨울 신발을 벗고 물길을 걸어 나왔다. 그리고 한참을 찬 바닷물에 담금 발 때문에 온몸의 한기를 이기기 위해 멍하니 바람을 피해 바위가에 서 있어야 했다. 순식간의 일.... 그래도 오늘이 어떤 날인가? 모처럼 시간을 내서 나온날..... 다들 제법 폼을 잡고 사진을 찍기 시작하였다.

 

바다에 처음 온 우즈베키스탄, 몽골, 네팔 인들은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바다로 둘러 싸인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들은 고향 내음에 젖어서 인지... 바다만을 바라보며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래는 것 같았다. 머나면 수평선 위를 마냥 처다보는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 바다 건너편 인도네시아를 응시하는 것 같았다.

 

사진을 찍고 나온 후.... 이리저리 제부도 해안가를 걸었다. 겨울이라 사람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한적하였다. 

 

추위를 이기기 위해 식당으로 들어갔다. 서해의 명물 바지라칼국수를 시켰다. 다들 바닷조개를 맛본 일이 없어 걱정을 하였다. 그래도 추워서 인지 바지락 칼국수로 시장기를 채우는데 맛있다며, 음식에 만족함을 표시한다. 겨울이라 몇명 이주노동자들과 조개구이를 시켜 소주를 나눠먹고 이런저런 작업장에서의 이야기.... 힘들었던 이주노동자들의 삶에 대하여 주고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매일 매일 보는 이주노동자들이지만 다른 일요일과 다르게 센터가 아닌 바다로 나와 서로 마주보는 것도 괜찮다. 자주 여행을 하리라 마음을 먹고 추진하지만... 그 놈의 재정이 따라주지 않아 하지 못하였던 것을 그나마 일년에 두번의 여행으로 아쉬움을 달래본다.

 

같이 간 공부방 아이들은 먹는 것에 여념없이 연실 먹기만 한다. 이주노동자 아저씨들에게 아저씨 배고파요. 하면서 아저씨들의 그릇에 눈독을 드린다. 아저씨들은 동생처럼 느껴 자기것을 주저없이 준다. 철없는 녀석들은 그냥 낼름 받아먹기만 한다.

 

추위때문에 그곳에서 한 시간 가량을 머무르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제부도 해안가를 돌았다. 그리고 운전기사 아저씨의 말.... 이제 슬슬 움직여야 한다는 말에.... 한껏 제일 멋진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은 후.... 제부도를 빠져나오기 위해 출발하였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 밀려왔던 썰물이 아직 빠지지 않아 섬에 갖혔다. 그래서 추위때문에 나가기 어려운 이주노동자들과 관광버스안에서 영화를 봤다.

 

한국영화.... 난 잠을 잤고, 이주노동자들은 삼삼오오 각 나라별 모여 이런저런 수다를 떨며 바다의 푸른하늘을 벗삼아 휴식을 취하였다. 어두컴컴해진 하늘이 뜬 오후 5시 40분이 되서야 제부도를 나올 수 있었다.

 

오는 길.... 마이크를 잡고 자신들의 나라 노래를 멋드러지게 부르는 이주노동자들의 모습에서 20여년전 수학여행의 기억을 회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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