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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박 3일 지리산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왔습니다.

  • 등록일
    2008/11/16 01:09
  • 수정일
    2008/11/16 01:09













겨울철 벼르고 벼르던 지리산에 갔다왔습니다.

 

매년 일년에 여름, 겨울 지리산 산행을 하는데 작년에는 하도 일이 밀려 여름산행을 다녀오지 못하였습니다.

 

유일할 탈출구가 산에 올라 별과 산과 하늘을 보며 그동안 가두어 두었던 짐들을 하나둘 훌훌 털어버리고 오는데 작년 여름에는 가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오대산에 갔다 온 것으로 위안을 삼았습니다.

 

무박3일 조금은 무리였지만 초보들 산행코스로 잡았습니다.(삼정리 지리산 자연휴양림- 벽소령 - 세석산장 - 백무동(한신계곡 하산))

 

1월 20일 오후 7시 30분 오산을 출발하여 경부를 타고가다가 대전 진주간 고속도로를 타고 88고속도로를 타고 함양에 내려서 함양 - 삼정리(지리산 자연휴양림)에 도착하였습니다,

 

눈비가 온다고 걱정반 우려반이었는데 산 아래는 진눈깨비가 휘날리고 있었으며, 경찰차가 나와 혹시 있을 사고에 대비하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목적지인 지리산 자연휴양림에 12시 40분 도착하여 사진을 찍은 후..... 벽소령으로 산행을 시작하였답니다.

 

벽소령으로 오르는 길... 산행의 준비가 덜된 아이들이 걱정이었는데 걱정이 곧 현실 우려로 나타났습니다. 등산화를 신고 오지 않는 아이들이 신발에 눈이 들어가 차갑다며 아우성을 하며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몸이 비대한 아이는 숨이 찼는지 계속 뒤쳐저 아이들이 눈 내리기는 길에서 추위를 견디며 뒤쳐지는 아이 때문에 고생한다며 불평불만을 늘어놓습니다.

 

저는 눈내리는 길을 걸으며 산 공기와 산의 정기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흡족한데.... 아이들은 저와 정반대 인것 같습니다. 눈이 내려서 좋지만 추위 때문에 불평불만을 하면서 계속 언제가면 도착하냐고 보챕니다. 

 

그렇게 4시간을 걸어서 벽소령 산장에 도착하였습니다.

입산금지를 무시하고 올라와 벽소령 산장지기에게 무진장 혼이 나고 모포를 받아 얼린 몸을 녹이며 잠을 청했습니다.

 

눈이 그치겠지 싶었는데 그렇지 않고 계속 눈이 왔습니다.

산에 올라온 이들이 우리 일행을 보고 어떻게 산행을 할 것인지 근심어린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아이들하고 세석산장까지 갈 생각을 하니 걱정이 앞섭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임시로 비닐봉투를 구해 양말 밖에 신게하고 아침을 간단히 배낭에 가져온 컵라면과 햇반 그리고 핫초코 햄으로 간단히 요기(물을 뜰 수 있는 곳이 100m 하산하여야 하는데 눈이 길을 막아 내려갈 수 없어 눈을 녹여서 라면 물과 커피 핫초코 물을 만들어 요기를 함.)하고 오전 10시 30분 늦은 시간에 세석으로 갔습니다.

 

21일 세석산장으로 가는 길....

온 산하가 눈으로 덮여있으며, 산 전체 나무에 눈꽃이 살포시 내려앉아 있었습니다.

눈 내리는 길을 걷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이들이 일렬행렬로 가는 것 때문에 참 좋은 것 같았습니다.  

 

눈을 맞으며 눈꽃들을 보면서 가는 산행길.... 걱정이 앞섰지만 공부방 아이들이 갈 걸어주어 경치를 구경하며 잘 걸었습니다. 힘들어 하는 아이들 불평도 잦아들고 산행을 하면서 주변 경치가 좋았는지 주변을 살피면서 산행을 하였답니다.  

 

세석산장으로 가는 길 아이들에게는 조금 힘이 부친 길이였습니다.

산고개를 오르락 내리락을 여러번 반복해야 하고 오르막이 제법 높아 눈길에 미끄러지거나 다리에 눈이 들어가 차갑다는 아이들이 속출하였습니다. 그래도 산이 우리를 허락하였는지 주저앉는 아이들이 없어 아이들을 보채거나 호통을 치며.... 산길을 걸었답니다.

 

그렇게 걷기를 4시간.... 세석산장을 알리는 푯말이 보였습니다.

불과 몇백미터 남았다는 푯말에 아이들은 어느새 기운이 솟구쳤는지 힘들어하는 기색은 없고 미끄럼을 타며 산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세석산장.... 오후 3시에 도착한 세석산장에서 아이들은 배고프다며 취사장으로 와서 라면과 햇반을 먹고 세석산장으로 줄행랑 쳣습니다.

 

아이들이 눈밭에서 눈싸움도 하고 산 구경도 하였으면 하는 바램이었는데 그렇지 못하고 아이들은 피곤해서 그런지 좋은 경치를 뒤로하고 그냥 산장에 들어가 몸을 녹이기 위해 들어갔습니다.

 

내 맘이 너무 앞선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보여 줄 욕심이 앞서 아이들이 야속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뒤로 하고 저만 가져온 소주잔을 기울이며, 그냥 산 구경을 하였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서 아이들이 하나둘 나왔습니다.

배가 고프다고 아이들에게 눈싸움 하지 않고 놀면 밥이 없다고 위협을 하였더니 다들 나가서 눈싸움을 하고 놀기를 하더군요. 그러고 한 30분이 경과했을 때 배가 고프다며 라면과 햇반 그리고 스펨을 해주면서 아이들에게 요기를 시켰습니다.

 

밤에 별은 여전히 뜨지 않고 눈만 야속하게 내리더군요. 아이들에게 별들을 보여주며 마음의 높이를 가져다 주고 싶었는데 야속하게도 눈만 하염없이 펑펑내렸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눈이 내리는 곳에서 뛰어놀며 그렇게 밤을 보냈습니다.

 

같이간 선생님들과 제가 가지고온 참이슬 1.8리터짜리 소주만을 그냥 하염없이 잔을 부어라 마셔라 하며 들이켰답니다.

 

산장에 들어가 아이들이 잠이 오지 않은지 이리저리 모여 이야기를 합니다. 야간산행을 준비하는 분들이 있는지 이런 아이들의 동심에 대해 얄굽게 야단만 치더군요. 잠을 못청하더라도 아이들에게 그래도 조금 조용하면 어떻겠니 라고 이야기 해주었으면 되려 저희가 더 미안했는데.... 일찍 잠을 청하면서 아이들의 신나는 분위기를 산통을 깨놔서 산행을 하는 아저씨가 밉게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일박을 하였답니다. 다들 어떻게 잤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세석산장에서의 밤을 피곤과 눈싸움에 지쳐 그냥 보냈답니다.

 

22일 아침 한신계곡으로의 하산....

 

아침 6시 세석산장에서의 등산인들의 분주한 움직임으로 잠에서 깨어 담배를 피우러 옷을 챙겨입고 나갔습니다.

 

여전히 아침이라기 보다는 동이 터오기 전이라 밤의 기운이 온통 산을 휘감고 있었습니다 찬 공기였지만 참 시원하고 정겹게 다가와 세석평전을 물끄럼히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산장에 들어가 짐을 챙기고 세석산장 취사장으로 향했습니다. 아이들과 먹을 아침을 준비하기 위해 아랫 계곡에 가서 물을 기르고 아이들이 먹을 햇반을 코펠에 데우고 있었습니다. 1시간이 지나도 아이들이 오지 않아 다시금 산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아이들은 여전히 꿈나라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꿈나라의 포근함에 방해가 될까봐 일어나서 짐을 챙기는 아이들에게 아이들이 늦기전에 깨워서 데리고 오라는 말만 남기고 나갔습니다.

 

취사장의 풍경은 시장통을 방불케 하였습니다.

식사를 준비하는 이들의 분주함이 산장 취사장을 온통 시장으로 뒤범벅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전 눈이 내리기전에 올라온 등산객들이 적어서 참 공간을 넓게 이용하여 식사를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배낭에 있는 먹거리들을 모두 꺼내서 음식거리를 준비하였습니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부식은 햇반과 햄, 밑반찬, 라면이 다였습니다. 그래도 시장기가 돌 아이들에게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아이들이 먹을 거리가 없는 것을 감지한 옆에 있던 등산객이 밑반찬을 주면서 아이들과 함께 식사를 하라고 저희에게 음식을 주셨습니다., 그렇게 음식을 먹고 산 하행을 준비하였습니다.

 

백무동으로.... 눈이 많이 내려 내심 고민이 많았습니다. 과연 하산이 가능할까? 그래도 계획을 맞추기 위해서 아이들을 데리고 한신계곡 하행길로 향했습니다. 눈이 길을 온통 희미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산은 좀처럼 저희에게 길을 내어주지 않는 것 같아 내리막길에 서서 심호흡 단단히 하고 내려갔습니다.

 

30센치 이상 쌓인 눈을 걷어내면서 가파른 산길을 내려가기란 좀처럼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도 내려가야하기에 스페치를 두르고 눈길을 뚫고 하행을 하였습니다.

 

아이들의 불평 그리고 즐거운 비명들이 섞여 즐겁게 하행을 하였답니다.

경치와 고드름에 눈을 빼앗긴 아이들은 힘들다는 불평은 어느새 사라졌습니다.

내려가면서 본 통나무길 구름다리를 보면서 아이들은 와 산이 좋다라는 느낌을 받았을 것입니다. 나만의 생각일까요.

 

내려와 백무동 가게에서 라면과 막걸리 한잔하고 산행의 즐거움을 저버려야 했습니다.

지금도 산의 기운이 느껴지는 듯한 착각이 드네요.

 

즐거운 산행을 하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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