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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의 삶

  • 등록일
    2008/11/16 01:47
  • 수정일
    2008/11/16 01:47

저와 같이 살아가고 있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이주노동자 그/녀들.... 도움이 필요해서 오거나 친해져서 오는 친구들입니다.

친숙해지면 형과 아우가 되어 이야기하지만 통칭하여 친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저와 같이 지내는 친구들은 상담을 통해 인연을 맺거나 공동체에 소속이 되어 같이 더불어 살아갑니다.

 

함께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은 이제서야 알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 센터의 일상은 만남과 헤어짐이라는 순환의 연속입니다. 그나마 오래된 공동체 회원들과 계속 만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가장 기쁠 때는 언제인줄 아세요?

친구들이 한국에서의 생활을 접고 고국으로 떠나는 준비를 하고 함께 조촐하지만 송별회를 하고 서로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이별에 대한 아쉬움을 함께 나누는 자리랍니다. 함께하여 기뻣고 그리고 서로가 추억이라는 소중한 보물상자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행복도 있고, 이별로 인한 아쉬움은 있지만 친구들 환한미소와 조촐히 준비한 다과와 음료수를 마시며 서로가 그리움과 이후 만남을 기약할 수 있는 그런 송별회를 해줄때가 가장 기쁩니다.

송별회를 하고 터미널에서 환송회를 해줄 수 있는 것 자체가 저희의 즐거움이며, 고생한 이주노동자 그/녀들에 대한 한국사람으로서 작은 보답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여전히 많은 수의 이주노동자 그/녀들이 한국사회의 어려운 곳에서 불을 밝히며 불철주야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주노동자들 또한 그런 사람들입니다.

 

피부색이 다르고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서로가 느낄 수 있는 오감을 가지고 있고, 고마움에 대해, 슬픔에 대하여, 이별에 대하여 나눌 수 있는 것 자체가 사람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언젠가 부터 경제적 측정치에 의해 사람의 높낮이를 측정하고 사람의 높이를 가릅니다. 그릇된 시선이지만 우리사회가 않고 있는 문제라 저는 생각합니다.

 

친구들은 부지런한 사람들입니다.

집에서 부모님이 해주던 밥을 먹고 가족의 보살핌을 받던 이주노동자 그/녀들.... 한국에 와서 어머님 고충을 알았다는 이주노동자 그/녀들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손수 시장을 봐야하며 손수 먹을 것을 만들어 먹어야 합니다.

 

회사에서 주는 밥은 여전히 맛이 없습니다. 고국 음식을 주말 먹고 나면 힘이 난다는 이주노동자 말에서 향수의 깊이와 문화적 차이에 대해 배웁니다.

 

스리랑카 카레, 네팔 카레, 태국음식, 필리핀 시네강, 인도네시아 양고기 구이 등등 다양한 음식을 맛봅니다.  음식도 문화 한축이라 음식때문에 고생한다는 이주노동자들 말에 동감을 합니다. 

 

새롭게 들어온 이주노동자 한국사람은 돼지고기를 많이 먹어요. 저는 무슬림이에요. 돼지고기를 먹어본 적도 없고 율법에 따라 돼지고기를 먹을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사장님은 그렇게 먹을 것에 대해 알아보지도 않고 돼지고기만을 줍니다. 배가 고파서 일을 할 수가 없어요.

 

저는 저희나라 음식을 먹을 수 만 있으면 어떤 어려운 일이라고 힘들지 않게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이주노동자 친구들.... 이로 인하여 고생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사장님은 전화를 걸면 문화에 대한 이해보다 음식에 독을 타지 않는데 아무것이나 먹으면 되지라고 쉽게 치부합니다. 

 

이주노동자들은 낮선환경도 문제이지만 음식으로 인하여 많은 고통을 당한다고 합니다. 주말 어김없이 나오는 자국 상점에서 자국 다과 음료수 그리고 음식을 먹으면서 고향의 향수를 달랩니다. 저희 나라 사람 또한 해외에 나가면 된장찌개, 고추장, 김치에 대한 향수를 달래듯이 이주노동자들 또한 자국의 음식을 먹고 싶어합니다. 

 

지금은 많은 곳에 음식가게가 생겨 나아졌지만 예전에는 참 힘들었다고 회고하는 이주노동자 친구들이 많습니다.

 

이런 이주노동자들.... 삶을 보면 참 미안함이 저절로 듭니다.

 

콘테이너 방에서 그래도 누워 쉴 수 있고 잠 잘 수 있다고 이야기하며 미소를 뛰우는 이주노동자 그/녀들.... 주말 힘든 몸을 이끌고 센터에 찾아와 이런저런 잡담을 하고 가는 이주노동자 친구들.... 이런 친구들은 단속추방이라는 공포감으로 많이 무서워 합니다.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고향.... 부모님과 가족 생계를 짊어져야 하기에 가족들로 부터 돈을 벌어야 하는 기계로 전락한 이주노동자 그/녀들입니다.

 

그런 이주노동자 그/녀들이 자진하여 떠나는 날과 단속되어 출입국에서 고국으로 들어갈때 그동안 가졌던 고통, 외로움, 두려움들이 다 가신다고 하며, 안식을 취합니다.

 

이런 이주노동자들이 우리와 살아가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대도시가 아닌 오산을 비롯한 도시에서는 이주노동자들이 피부색이 검다고 무서워 합니다. 우리와 다르게 생긴 것에 대한 거부감을 우리는 들어냅니다.

 

이주노동자들 또한 우리와 같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왜 무서워해야 하나요.

다가가 보기라도 하고 이야기해보았나요. 선입견 처럼 무서운 것이 없는데.... 우리는 이주노동자들을 받아 들이기는 커녕 터부시 합니다.

 

이럴때가 가장 속상합니다. 당사자인 이주노동자들 또한 그렇구요.

 

부모님과 가족의 품에서 힘을 내고 살아가야 할 이주노동자 그/녀들.... 정부는 단속하여 쫓아내기 바쁘고, 지역에서는 낮선 시선으로 몰아부치고, 안식을 취할 공간이 없습니다.

 

군소도시에 가보세요. 이주노동자들이 모여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자국어로 이야기하는 친구들..... 그/녀들에게 한번 다가가 보세요. 그러면 반가운 얼굴로 눈웃음을 지으며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낮선 사람이 아닌 우리 이웃처럼요. 우리가 먼저 다가가야죠.

 

이주노동자 그/녀들은 가족을 위해 힘들지만 힘을 내고 살아가는 슈퍼맨들이랍니다. 그리고 우리의 다정한 이웃이며, 동생과 형들이랍니다.

 

이주노동자 그/녀들에 대한 마음을 여는 우리의 시선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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