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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박기평] 가다 가다가

  • 등록일
    2004/10/26 19:35
  • 수정일
    2004/10/26 19:35

    가다 가다가
    눈보라 몰아치거든
    허리 꺽인 억새풀로
    얼었다나 가지


    가다 가다가
    서릿발 돋치거든
    서걱서걱 맨발등
    찍히며 가지


    가다 가다가
    지쳐 쓰러지거든
    들판에 짚벼늘로
    추운 잠 자고 가지


    어쩌끄나 어쩌그나
    언 땅에 내 살붙이들
    해도 없이 별도 없이 어둠속에 세워두고
    아득히 떠나가는 긴 유형길


    가다 가다가
    외로움 사무치면은
    짐승처럼 치받치는 통곡,
    우 우 밤바람으로 울며 가야지


    가다 가다가
    나 끝내 다 못가거든
    해방의 산등성이 우뚝 선 조선솔로
    억!
    푸른 깃발 붉은 목숨
    세워나 두고 가지


    가다 가다가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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