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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가모름] 출사표

  • 등록일
    2005/03/09 00:37
  • 수정일
    2005/03/09 00:37
투쟁은 끝났다. 최우미의 서른 잔치도 모두 끝났다. 남은 것은 취객의 술주정과 빈 술병과 어지럽게 흩어진 휴지 몇 조각뿐. 적은 사라졌다. 김지하의 애린시대의 적도 모두 사라졌다. 남은 것은 빼앗긴 자와 잃은 자와


지하철과 공원에 널부러진 행려자들뿐. 일찌기 위대한 것들은 이제 빛을 바랬다. 헤겔과 맑스의 책을 불쏘시개로 한 그릇 라면을 끓여라. 라면 한 봉지의 댓가가 400원이라는 사실만이 우리 앞에 지독히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공룡같은 빌딩, 괴물같은 자본주의 거부하지 못한다면 맞서야지 한 가닥 남은 자존심으로 빌어먹지는 말아야지 굳어버린 머리, 떨리는 손가락을 일으켜 자, 잡아라 호미도 좋고 펜도 좋고 도라이버도 좋다. 투쟁도 적도 사라진 세기말에 이제 남은 것은 자본주의... 그 괴물들에게 나 오늘 표표히 던지는 한 장의 출사의 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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