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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크와 다른 구동독사회주의 지성인 - 토마스 브라쉬(Thomas Brasch)
토마스 브라쉬(1945-2001)는 동독체제 비판 때문에 감옥생활까지 한 동독 작가, 시인, 영화제작자. 70년대 말 볼프 비어만의 국적박탈 등에 항의하다 동독을 떠남. 아래는1981년 바이에른 주 영화상을 받게 된 ‚철의 천사’(Engel aus Eisen) 수상식에서 브라쉬가 한 연설을 번역한 것임. 당시 바이에른 주 총리였던 슈트라우스는, 극우는 아닐지라도, 극우가 기민/기사연합의 오른쪽에 당을 세우는 것을 막아내는 역할을 한 최우파 인사. 동독은 떠났지만 사회주의를 포기하지 않은 토마스 브라쉬와 슈트라우스가 자리를 같이 하는 것은 아이러니했다.
연설을 글로 옮긴 것은 여기 (해당 사이트의 두번째 단락 이하)
토마스 브라쉬 연설은 약 2분 20초 쯤에서 시작됨.
번역
내 정치적 입장과 정반대인 바이에른 주 총리 [슈트라우스]의 손에서 이 상을 받게 되는 상황을 놓고 내 친구들 사이에 논쟁이 불거졌다. 나는 이 자리를 빌려 내가 왜 이 상을 혹은 다른 상을 받거나 거절하는 것이 부차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는지 밝히고 싶다. 이런 문제제기의 뒷면에서 사실 더 중요한 문제가 드러난다.
휴전과 전쟁, 국가라는 질서의 붕괴와 그 질서가 살아남기 위해서 미쳐 날뛰는 몸부림, 죽었지만 죽지 않고 우리를 지배하는 낡은 것과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나타나지 않는 새로운 것 등 이 시대를 휘정거리게 하는 모순에 비하면 내가 일하면서 처해있는 모순관계는 하찮은 것처럼 보인다.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할 권리를 주장하는 아나키스트적 목소리 높임(Anspruch)에 기념비를 세우려고 하는 한편 동시에 바로 그런 시도를 불가능하게 만들기 바라고 또 불가능하게 만들 수 밖에 없는 사람들, 즉 지배자의 배려로 이런 일을 하는 모순이다. 이 모순이,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그다지 중요한 모순이 아니다. 그렇지만 이런 모순에 처해있는 당사자에게는, 국가의 돈으로 [작품]활동하는 동시에 [그 작품으로] 국가를 공격하는, 체제 전복적인 아웃싸이더를 작품의 주제로 삼음과 동시에 권력에 동조하는 모순이 결정적인 것이 된다.
이 모순은 돈이 지배하는 시대에 활동하는 모든 예술가들이 처해 있는 모순이며, 단지 표면상으로만 해소되는 모순이다. [공공의 공간에서] 뒷걸음질 쳐 예술생산을 사적인 것으로 만들든지 아니면 권력의 이데올로기를 자기 것으로 만들든지 그렇다. 둘 다 참다운(wirklich) 해소가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피해 옆으로 비껴가는 모순이 바로 희망이기 때문이다. [모순을 직면하여 발생한] 희망이 비로소 [능력을 요구하고 떡고물을 주는] 능력사회와 국가권력을 관통하고 또 모든 사회 일원을 관통하는 균열의 크기를 제대로 인식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 사회가 그런 모순을 생산했고 예술을 [떡고물에 연연하는] 비굴함과 재능을 고집하는 것 사이에서 자신을 찢어야 하는 상황으로 끌고갔다. 예술이 이 모순을 해소하지는 못한다. 예술은 이 모순에 자신을 갖다 던지고 더 적합하게 서술하는 일외 [달리 할 일이 없다]. 인간존엄성에 대치되는,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의 말소에 기여하는 모든 세력의 [협력만]이 이 모순을 해소할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내가 제작한 영화의 주제다. 범죄자들을 주제로 삼았지만 그렇다. [범죄는 단지 범법행위만이 아니다.] 대려 범법행위는 반항의 가장 본연적인 표현이다. 나는 이 상을 처음 언급한 모순의 표현으로 받는다. 내 작품활동은 계속 모순을 견디어 내고 더욱 첨예화하는데 집중할 것이다. 지금 내가 만들고 있는영화도 역시 그런 영화가 될 것이고 상으로 받는 5만 마르크는 이 영화 제작에 필요한 돈으로 쓰여질 것이다. 나는 나를 훈련한 동독의 영화대학에 감사한다. 이 영화를 뽑은 심사원들에게 감사한다. 이 영화를 가능하게 하고 함게 일했던 모든 이에게 , 프로듀서, 캇터, 배우, 장식, 촬영 등 모든 이에게 감사한다. 세상은 떠났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이 된 두 범죄자, 글라도우와 푈펠에게 감사한다.
"나는 나를 교육시킨 동독 영화대학에 감사한다."란 말에 관중이 야유한다.
"동독 나뻐"했으면 기립박수했겠지... 지금도 다르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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