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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unantastbar

- 인간의 존엄성

 

독일 기본법 1조는 인간의 존엄성은 "unantastbar" (Die Würde des Menschen ist unantastbar.)라고 규정하고 있다.


먼저 ‘규정하고 있다’라는 표현이 문제다. 누가 무엇을 어디에 근거하여 어떻게 규정하고 있단 말인가? 기본법 1조의 위상에 대한 질문이다. 인간의 존엄성이 이성이 도출한 것인지 아니면 이성이 어디선가, 즉 이성 밖에서 발견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 도출했다면 무엇으로부터? 그저 발견한 것이라면 그 절대성은 어디서? 이성과 이성의 저편에 있는 게 묘하게 얽혀있다. 이성이 어쩌다 자기 밖에서 발견한 것에 기대고 있다?

 

이런 생각들이 “unantastbar"의 이해와 번역에 앞서 오고간다.

 

어원사전은 unantastbar의 일부인 tasten의 어원을 라틴어 ‘taxare’, ‘뭔가를 가늠하면서/하기 위해서 만지다’에서 찾고 있다. 이에 따라 ‘unantastbar'는 인간의 존엄성에 뭔가 다른 기준, 잣대, 상황 등을 갖다 대어 그 크고 높이, 적용범위 등등을 가늠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겠다.

 

라틴어에서 한 쌍을 이루는 intactus 와 integer (tangere, 독 tasten)에서 다른 뉘앙스를 도출해 볼 수도 있겠다. 다른 것에 의해서 훼손될 수 없고(불가침성), 다른 것에 의해서 불완전하게 되는 일이 없고(완전성), 다른 것과 섞여 있지 않는(순수성) 의미로 integer가 사용된다. 종교적인 경외의 대상이 이렇게 ‘integer'하다.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신성한 것.

 

어떻게 번역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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