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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헤야님의 [약사 일기1-독한 약이란 무얼까?] 에 관련된 글.
오래전 일이다. 한 번은 서울에 볼일이 있었다. 근데, 하루는 몸이 으스스해지고 맥이 풀리고 영 기운이 없다. <볼일 보려면 이러면 안 되는데.> 주변에서 약방에 왜 안 가느냐는 권고에 밀려 큰맘 먹고 약방에 같다. 폐결핵에 걸려 오래 투병생활을 하고 약을 디지게 먹어서 그런지 약이라면 딱 질색이다. 그리고 여기선(독일), 최소한 내가 찾아가는 의사는, 감기나 독감 걸려 찾아오면 물 많이 마시고 일주일 푹 쉬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감기나 독감 때문에 의사를 찾아가는 일이 없다. 더구나 의사의 처방 없이 약방에 간다는 것은 없고. 처방해도 기침이나 콧물 정도를 다루는 것이다.
그래서 약방에 찾아갔는데 약을 한 주먹 주더니 한꺼번에 털어 넣으라고 한다. 감기가 뚝 떨어진다고 한다. <왠 사기꾼 약사>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 많은 양의 약을 털어 넣었다. 감기나 독감 걸리면 독일사람들이 하는 말이 있는데, <약 먹으면 1주일, 약 안 먹으면 7일> 고생하는 병이 감기고 독감이라는 말이다.
근데 웬걸, 감기가 정말 귀신같이 뚝 떨어졌다. 몸이 홀가분해지고, 맥이 살아나고.. 마약도 집어넣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몸이 상쾌해졌다.
바쁜 세상에, 한 순간 처지면 마치 <생의> 버스를 놓치는 것처럼 뛰어야 하는 세상에 어쩌면 그런 약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감기로 일주일씩 병가를 낼 수는 더욱 없을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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