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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현상학 A. 의식 II. 지각; 혹은 사물과 착각 (번역 재개) -가재걸음: (§ 6) 분석 및 번역 (2)

1.2 “und das Bewußtsein ist als Wahrnehmendes bestimmt, insofern dies Ding sein Gegenstand ist;”

 

“그리고 이와 같은 사물을 대상으로 하는 의식에 한해서 의식은 지각하는 것으로 규정된다.”


 

의식이 ‘지각하는 것’으로 규정되는 것은 앞에서와 같은 사물과의 관계에서만이다. 이걸 앞 문장 “So ist nun das Ding der Wahrnehmung  beschaffen"에 반영하면 ‘das Ding der Wahrnehmung’의 2격은(2격이 전체가 되고, 2격이 수식하는 것이 일부가 되는)  ‘genitivus partitivus’가 되겠다.


그래서


“지각의 일부로서 사물이란 결국 이렇게 짜여 진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사물을 대상으로 하는 의식에 한해서 의식은 지각하는 것으로 규정된다.”


근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일부’다.


통일체(Einheit)와 그 Momente 간의 관계는 전체와 일부 간의 관계가 아니다. 칸트가 이미 정확하게 했듯이 Moment는 독립적인 실재가 아니라, 그들이 속해 있는 통일체를 분석함으로써 비로소 그렇게(Moment로) 나타나고 그런 통일체 안에서만 의미를 갖는 것이다. (철학개념사전, Moment) 그래서 통일체 안에서의 Moment는 전체의 일부와 같은 것이 아니다. 지각하는 것과 지각되는 것은 [우리/헤겔에게 혹은 즉자적으로/für uns oder an sich] 지각의 존재터전인, 혹은 지각의 짜여짐(concept)인 보편성의 Momente일 뿐이다. [여기서 Prinzip을 짜여짐(concept)로 번역한 것은 client-server-modell, client-server-architecture, client-server-concept, client-server-principle 등이 동의어로 사용되는 것에 기댄 번역이다.]


그래서 'das Ding der Wahrnehmung'을 ‘das Ding in der Wahrnehmung'으로 읽고 번역하면

 

“지각 안에서의 사물이란 결국 이렇게 짜여 진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사물을 대상으로 하는 의식에 한해서 의식은 지각하는 것으로 규정된다.”


임석진 옹은 “das Ding der Wahrnehmung"을 ”지각되는 사물“로 번역했는데, 이건 지각 장의 key point를 희석시키는 번역인 것 같다. 지각 장의 요지는 감각적 확신의 결과로 등장한 새로운 대상을 지각하는 의식이 지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새롭게 나타난 대상은Einheit와 그Momente 간의 관계인 사상규정(Gedankenbestimmung)인데, 지각하는 의식은 이런 Moment들을 일부로 하여 붙잡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das Ding der Wahrnehmung'은 지각하는 의식에 의해서 지각되는 것이 아니라 지각을 넘어서는 오성에 의해서 begreifen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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