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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2009, 그만! 자본주의


벌써 한해가 다 가고 있다. 2009년은 자본에게는 공황으로 드리워진 짙은 그림자를 잠시나마 거둬낼 수 있는 한해였지만, 한국 노동자민중에게는 생존을 놓고 치열한 전투를 계속해야 하는 전쟁터로 기억되는 1년이었다. 그리고 그 기억은 잊혀지지 않는 현실로 되살아나 노동자민중의 삶 속에서 강한 진동을 하며 움직이고 있다.
지난 1월 용산에서 건설자본과 투기자본의 개발이익 앞에 5명의 무고한 철거민들이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대테러작전에나 투입된다던 특공대까지 동원한 국가가 저지른 학살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진실을 규명할 3,000쪽의 수사기록은 공개되지 않고, 1년이 다되도록 냉동고에 다섯 분의 열사들을 모신 채 장례도 못치르고 있다. 사과나 해결은커녕, 철거민들은 아버지와 동료들을 죽인 살인죄인이 되어 감옥에 가두어져 있고, 진상규명과 해결을 바라는 모든 행동들은 불법이 되어 탄압만 있을 뿐이다.
지난여름 ‘해고는 살인이다’를 외치며 77일간의 목숨을 건 점거파업을 진행한 쌍용차노동자들은 어떠한가. 노동자가 죽든 말든 자기만 살겠다는 자본이 강요하는 정리해고에 맞서 쌍용차노동자들이 할 수 있었던 것은 파업 말고 없었다. 하지만 쌍용차노동자들은 고립된 섬이 되어 물과 음식물은 물론 의약품까지 차단되고 전기마저 끊긴 고통만을 강요당했을 뿐이다. 지금 쌍용자동차 노동자들과 연대했던 동지들은 사상 최대의 구속이라는 기록을 남긴 채 죄 없는 옥살이를 하고 있다. 자본은 지금도 자신의 살길을 찾아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해고된 노동자들과 일하고 있는 노동자 모두 여전히 미래는 불투명하다.
MB악법 중의 악법이라고 불린 미디어법 개악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미디어를 MB정부의 하수인으로 만들고,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재벌과 자본에게 방송을 넘겨주기 위한 모든 수단이 총동원되었다. YTN, KBS 등 언론사에 대한 낙하산인사는 도를 넘은지 오래다. 국민의 대다수가 반대한 미디어악법을 한나라당은 절차도 어겨가며 날치기로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헌법재판소마저 죄는 있지만 죄를 묻지않겠다는 판결로 결국 정부여당의 손을 들어주었다. MB의 미디어 장악 1차 시나리오는 이미 완성되고 있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4대강과 세종시 문제도 있다. 대운하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MB는 그 초석을 닦기 위해 4대강 사업을 내놓았다. 청계천 사업의 경험으로 콘크리트에 녹색을 칠하는 것을 녹색으로 아는 MB는 4대강 죽이기 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써서 건설자본 살리기에 나섰다. 세종시는 이제 수정을 넘어 아예 원점에서 다시 검토되고 있다. 정운찬이 MB의 구원투수로 함께 나섰다. 둘은 지금 말바꾸기와 사기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MB시대 노동자파업은 어떠한 이유로도 불법이 되고 있다. MB에게 노조는 경제성장의 걸림돌이고, ‘선진화’를 통해 사라져야할 대상이다. 철도노조의 합법파업도 그렇게 파괴했고, 복수노조 등 노동관계법 개정도 그런 의미에서 추진하고 있다. 노동자계급을 배신해왔던 한국노총은 이번에도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확인시켰다. 민주노총이 뒤늦게 투쟁에 나섰지만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2009년은 노동자민중에게 여러모로 뼈아픈 기억을 남겼다. 공황을 맞이한 자본과 MB정부의 대응은 강하고 거칠었다. 그만큼 노동자민중에게 안녕을 말하기 어려운 한해였다. 하지만 우리는 살기 위해 다시 일어서야 하고 저들에 맞서야 한다. 저들의 총공세에 맞서기 위한 노동자민중투쟁 전선을 견고하게 만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그 전선은 자본주의를 유지할 것이냐 아니면 자본주의를 끝낼 것이냐로 분명히 해야 한다. 자본과 정권은 자신이 살기위해 노동자민중이 죽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더 이상 무엇을 바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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