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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48호> [인터뷰] 골든브릿지투자증권노조 김호열 지부장을 만나다

[인터뷰]    골든브릿지투자증권노조 김호열 지부장을 만나다

부당함에 대한 분노와 동지애가 우리의 원동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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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연이은 노동자들의 죽음과 최근 분신에 이르기까지 극단적인 선택이 벌어지게 되면 ‘노동자의 단결과 연대로 자본과의 투쟁에서 승리’라는 구호가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하게 다가온다.
123주년 세계노동절을 앞두고 1년 째 파업을 전개하고 있는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노동자들이 더욱 각별하게 생각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92명의 조합원이 파업을 시작했고, 1년이 지난 지금 85명이 파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놀랍다. 과연 이런 투쟁사업장이 있었을까? 김호열지부장을 만났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이 1년이 넘었다. 투쟁을 소개해 달라.
 
이상준회장이 2005년에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노동조합의 경영참가를 보장하는 노사공동경영 약정을 맺었거든요. 당시 노동조합이 투쟁을 통해 기존 경영진을 쫓아내면서 인수자 선택을 갖게 됐어요. 그 때 우리는 이상준 회장의 노동운동 이력과 노사공동경영약정을 제안을 믿고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서 이상준 회장을 인수자로 결정했던 거죠.
그런데 대주주인 이상준 회장과 지주회사인 골든브릿지가 자금난을 겪으면서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자금을 불법적으로 빼돌리려고 했죠. 그런데 공동경영의 한 주체인 노동조합이 걸림돌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2011년부터 사측은 노조를 깨겠다고 맘을 먹고 창조컨설팅을 끌어들였어요. 철저하게 계획을 했던 거죠. 그래서 2012년 4월 23일 우리는 민주노조 사수, 단체협약 쟁취를 걸고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파업투쟁이 1년이 넘었고 최근 사측의 명예퇴직 공세도 있었다. 그런데 파업대오가 거의 흔들림이 없다. 원동력이 뭔지 정말 궁금하다. 
 
첫째는 이상준 회장의 약속파기죠. 이득만 취하고 사람을 모습과 우리의 인격을 말살하는 독선과 전횡을 보면서 부당함에 대한 분노가 정말 컸어요. 직접적으로는 고용에 대한 위협으로 드러났습니다. 단체협약에 합의로 되어있었던 정리해고를 협의로 바꾸는 단협 개악을 내놓았는데 이는 정확하게 고용을 정조준 한 거였죠. 둘째는 특유의 조직문화예요. 우리는 과거 BIH라는 투기자본 때 수차례 걸친 구조조정과 유상감자로 무척 힘들었어요. 그런데 이걸 조합원들이 단결해서 청산을 막고 지켜낸 회사거든요. 그래서 애착이 굉장히 강하고,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왔다는 동료의식, 동지애가 많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 ‘골든브릿지투자증권지부 노조파괴 저지 금융공공성 쟁취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꾸려졌는데?
 
금융회사의 이슈라서 이해하기 어렵고, 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라는 선입견 같은 것이 많이 있는게 사실입니다. 그래서인지 노조파괴에는 창조컨설팅이 동원됐고, 경영진의 자금 빼돌리기로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에서 중징계처분을 하기도 하고 서부지검에서도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기소를 할 정도로 이상준 회장의 불법성과 부당함이 분명했는데도 사회적으로 부각되지 못했어요. 
공대위 구성을 통해서 골든브릿지투자증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영과 노사관계에 대한 부당함이 많이 알려지고 있지요. 이후에 재발방지까지 나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전국에 동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정리해고, 비정규직, 우리 경우엔 노조파괴와 자금 빼돌리기 등 다양한 주제로 싸우지만 저는 본질적으로는 다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정규직 노조 파괴는 해고의 걸림돌이 제거해 정리해고가 쉽게 하려는 것이고, 해고를 해도 자본이 걱정없는 건 비정규직이 있기 때문이잖아요. 노조파괴, 정리해고, 비정규직 문제가 결국은 다르지 않고 연결된 투쟁인거죠. 그래서 비정규직 제도를 없애야 정규직의 고용이 지켜지고, 정리해고를 막기 위해서라도 민주노조는 사수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 고용 형태, 업종을 불문하고 노동자 투쟁은 본질은 같고 똑같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 투쟁이 패배한다면 그건 더 많은 노동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거예요. 가깝게는 증권노동자, 금융권 노동자들이 동일한 위험에 처하게 될겁니다. 노동의 입장에서는 “1년 동안 흔들림없이 민주노조 깃발아래서 투쟁했는데, 저렇게 단결해서 싸워도 안되는구나”라는 자괴감을 줄 수도 있을거라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우리투쟁은 꼭 이겨야 합니다. 힘들지만 힘차게 싸우겠습니다. 많은 연대를 부탁드립니다.
 
정리 : 이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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