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48호> 11일 만에 일궈낸 소중한 승리

 

11일 만에 일궈낸 소중한 승리
새서울의료원분회 농성투쟁을 벌여내며 노조활동 보장 쟁취
 
 
사용자 삽입 이미지
1년 된 신생노조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서울지부 소속 새서울의료원분회가 지난 4월 12일부터 11일 동안 병원 로비농성을 벌인 끝에 노조활동 보장과 간호사 등 직원 처우개선을 위한 투쟁에서 승리했다.
새서울의료원분회는 작년 2월에 설립되어 1년이 넘은 노동조합이다. 기존 노동조합이 있지만 노조간부 몇 명만의 조직일 뿐 조합원들은 노동조합이 있는지도, 어떻게 굴러가는지도 알 수 없는 그런 이름뿐인 노조였기에 민주노총 소속의 복수노조를 만든 것이다.
그러나 서울의료원은 서울시가 설립, 운영하는 서울시 공공기관 병원임에도 불구하고 농성투쟁 돌입 때까지도 노동조합 운영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노조사무실, 게시판, 노조 전임자도 제공하지 않았다. 노사관계의 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기관이 노조활동조차 보장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더구나 지난 3월 의료연대서울지부와 분회는 병원장을 만나 노동조합 활동 보장 약속을 받았고, 4월 4일 2차 면담을 통해 병원장이 노조사무실, 게시판, 노조전임자 제공에 대해 다시 한 번 확답을 했음에도 병원장과 서울의료원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이에 의료연대서울지부는 4월12일 경고 로비농성 이후 4월 15일부터 무기한 철야 로비농성을 시작했다. 농성을 하며 매일 출근선전전, 병원장실 앞 피켓팅, 점심시간 집회, 농성장에서 조합원들과 간담회 등을 진행했다.
농성투쟁 중 서울노동청의 중재로 행정부원장이 잠정합의를 했으나 병원 측은 두 차례나 합의를 파기하여 조합원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다. 이후 노동조합이 서울시 토론회에 참석해 문제를 제기하고 4월 25일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등 투쟁전선을 더욱 확대하려하자 4월 24일 노사합의에 이른 것이다. 
 
 
투쟁하는 노조가 진짜 민주노조 
 
노조활동 보장 뿐 아니라 조합원들이 이번 투쟁에 더욱 더 적극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 때문이다.
서울의료원은 시립병원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상여금이 있는 네 달을 제외하고 간호사 신규 초임이 월 120여만 원에 불과할 정도로 저임금에 시달렸다. 조합원들은 대학 학자금 대출금을 납부하고 월세, 교통비 내고 나면 저축할 돈도 없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그래서 간호사들은 입사하자마자 다른 병원 일자리를 알아보고 1년을 채우면 미련없이 떠난다. 
때문에 서울시가 간병인, 보호자 없는 환자안심병원이라고 언론을 통해 자랑하지만 간호사도 환자도 불안한 환자‘불안’병원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일부 환자안심병동에는 신규간호사가 80%나 돼 업무도 제대로 익히지 않은 간호사들이 환자를 돌봐야만 한다. 또 간호사 1인당 담당할 환자가 7명으로 설계되었지만, 실제로는 10명에서 15명까지 맡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투쟁에 나서자, 기존 노조는 행여나 자기 조합원들이 이탈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몇 년만에 대자보도 붙이고 움직이는 시늉을 했다. 그러면서 전임자 1명 보장하는 문제에 대해서 끝내 트집을 잡았다.
이번 투쟁과정을 통해 서울의료원 직원들은 어느 쪽이 진짜 민주노조인지, 노동조합은 어떻게 활동하는 조직인지 분명히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분회는 짧은 투쟁기간 동안 70여명의 신규조합원을 노조에 가입시키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이제 새서울의료원분회는 노조활동 보장을 쟁취한 것을 발판 삼아 간호사임금 등 직원들의 처우개선과 간호사 뿐 아니라 전체 직원들을 대변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조직이 될 수 있도록 매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민주노조 사수와 의료공공성 확대를 위한 공공운수노조 새서울의료분회 동지들의 이후 투쟁을 기대한다.
 
정기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