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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48호> 여성노동자의 투쟁에 함께 나서자

여성노동자의 투쟁에 함께 나서자

 

 

 

정규직 전환의 꿈,
오랫동안 정규직이고 싶은 꿈 
 
비정규직 800만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드라마 ‘직장의 신’은 현실감 있는 소재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정규직 전환의 꿈을 갖고 하루하루 힘겹게 사는 ‘정주리’와 같은 비정규직, 정규직 생활을 유지하고 싶은 ‘장규직’과 같은 정규직 노동자들의 TV 속 모습은 어느 정도 현실감 있게 다루어지고 있다.
특히 이 드라마에서는 IMF 이후 은행에서 해고되고 계약직으로 살아가는 미스김, 임신한 뒤 재계약 해지 위협에 놓인 계약직 박봉희, 전형적 88만원 세대로 각종 허드렛일과 성희롱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는 계약직 신입사원 정주리의 회사에서의 위치를 통해 한국사회 비정규직, 특히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현실을 잘 드러냈다.
 
 
직장의 저렴한 꽃  
 
현실은 이렇다. 저출산 극복과 여성노동력 활용 측면에서 제출되는 박근혜정부의 여성노동정책 하에서 여성노동자들의 삶은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 최저임금 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임금노동자의 61.5%가 여성이며, 여성고용확대라는 이름으로 계속 양산되는 저임금·단시간노동이 40,50대 여성을 중심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으며, 노동기본권도 보장받지 못하는 특수고용 노동자의 68%가 여성이다. 또한 감사원 발표에 의하면 지난 4년간 출산휴가를 사용하던 765명의 여성노동자가 해고됐으며, 140명은 육아휴직 중 정리해고 됐다고 한다. 각종 성희롱과 감정노동으로 인해 인권을 유린당하고 엄청난 스트레스와 죽음을 선택하는 서비스노동자들이 늘고 있고 사회적 문제로까지 등장하고 있다.
 
 
어떠한 요구로 투쟁해야하는가
 
여성노동자 문제의 핵심은 바로 비정규직 문제이다. 여성노동자들이 처해있는 구조를 바꾸지 않은 채 최근 제시되고 있는 ‘엄마가산점제’와 같은 방식은 여성노동 대책이 될 수 없다. ‘엄마’노동자라는 이유로 부당 해고와 고용 상 불이익이 만연한 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가산점을 통한 취업 시 혜택이 아니라, 해고와 차별을 금지하는 것이어야 한다. 비정규직과 정리해고를 양산하는 정부 정책과 자본의 구조조정이 사라지지 않는 한, 여성에게 여전히 일·가정 양립을 전가하는 사회적 환경을 바꾸지 않은 한, 여성노동자들의 비정규직화는 벗어날 수 없는 굴레다. 
분리직군제를 통해 차별을 정당화하는 기만적인 무기계약직 또한 여성 고용안정을 위한 비정규직 해법인양 둔갑되고 있다. 단시간 일자리 도입 및 확대가 마치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해법인 것처럼 장려되고 있다. 사회적서비스 일자리 창출을 통한 여성고용 확대라는 이름하에 여성노동이 저평가되고 저임금을 당연하게 만들고 있다. 출산을 사회적으로 강요하면서 출산과 양육을 위한 사회적 보장은 허울뿐이고, 각종 야간노동과 노동강도 강화로 여성의 건강권과 재생산권은 박탈당하고 있다. 
이제 무기계약직이 아닌 정규직 전환, 단시간노동이 아닌 안정적 일자리와 생활임금 보장, 모든 노동자의 일생활 양립을 위한 실노동시간 단축과 야간노동 철폐, 출산과 양육이 가능한 사회적 환경을 먼저 만드는 것이야 말로 투쟁하는 여성노동자들의 요구이자 전 노동자들의 요구어야 한다.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에 함께 하자 
 
지난 4월 12일 전국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6월말 전면파업투쟁을 결의했다. 무기계약직이 아닌 정규직전환과 호봉제 쟁취를 위해 투쟁을 시작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해마다 최저임금을 넘어 생활임금을 쟁취하기 위해, 그리고 원청사용자를 상대로 한 고용안정 투쟁을 하고 있는 청소노동자들은 5월 청소노동자행진을 계기로 원청을 대상으로 하는 요구 투쟁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사회적으로 확산하기 위한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임신한 비정규직 보육 노동자의 해고에 맞선 보육노동자들의 투쟁이 계속 되고 있다. 이처럼 전국 곳곳에서 수많은 여성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삶을 바꾸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에 주목하고 함께하자! 여성 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선언하고 현장 투쟁과 조직화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연대 투쟁을 조직하자.
 
유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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