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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문운동)] <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23호>불가능하다고? 그렇지 않아!

편집자 주: 모두가 한번 쯤 생각해봤지만 쉽게 결정할 없었던 문제를 정면으로 내건 동지들이 있다.‘대학입시거부’를 제안하고 실제 그렇게 한‘투명가방끈 모임’이다. 이들의 행동의 배경과 고민이 무엇인지 모임의 제안자인 따이루 동지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함께 나눠보자.

 

 

대학입시 거부 파격적이다. 누구나 마음속에 가지고 있으나 이러한 주장과 행동을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줄 세우기 경쟁, 학벌사회 교육과 삶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불안정한 노동,  교육과 사회문제들에 대해서 근본적인 문제를 알리고 싶었다. 사람들이 다 “바뀔 수 없다.”고 말하는 부분이다. “불가능하다. 그건 안 된다.”고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조금 더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했다. 다들 불가능하다고 말하는데 그런 것을 깨뜨려보고 싶었고, 뭔가 전략적으로라고 해야 하나, 거부 선언을 하고 시위를 하고 이 정도보다 조금 더 사람들에게 고민을 던져주는 적극적인 액션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 개인적으로 너무 아까웠다. 대의를 넘어서서 내가 대학입시에 목을 매고, 경쟁에 목을 매면서 18년의 인생을 경쟁에 쏟아 부어야 한다는 사실이 개인적으로 너무 아까운거다. 거기서 받는 스트레스들이 너무 싫었고, 이런 경쟁의 틀을 벗어나서 내 목소리를 좀 내보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해보자라는 생각들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그냥 소모해버리지 말고 하고 있는 것들을 좀 사회적으로 알려보자. 이러한 두 가지가 만난 것이 ‘대학입시 거부 선언과 운동’이 된 것이다.
 
이러한 주장에 대한 주위의 시선보다는 가족의 반대나 만류가 더 큰 어려움일 것 같은데?
 
부모님은 진로문제에 대해서 저에게 강요하시거나 하진 않았다. 물론 부모님이 원하시는 진로는 있었다. 그러나 “엄마가 대신 살아줄 수 없다. 네 인생을. 무엇이든 네가 알아서 잘 살아야 하니까 네가 선택해야 한다.”고 하셨다. 몰론 좀 아쉬워는 하셨다. 고등학교 자퇴하기 전의 담임선생님 같은 경우에는 “네가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는 것이 좋은 것이다.” 하셨고, 이번 PD 수첩에 나온 것을 선생님이 보시고는 “오 잘 살고 있네.” 이렇게 문자도 보내셨다. 제가 자퇴했을 때 강제하거나 그러시지는 않았고. 제 주변의 반응은 그랬던 것 같아요.
 
같이 하는 사람들은 많이 있나?
 
같이 하는 사람들은 다양하다. 우리가 광고를 대대적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래서 처음 시작할 때는 이 근처에서 노는 애들이 많이 모이겠지 했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대학입시 거부 선언자’ 같은 경우는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이 60%이상이고, 함께하는 사람들 같은 경우도 그렇고, 일반적으로 학교를 다니고 있던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서로간의 다양한 생각이 있어서 입장차가 있는 부분도 있고. 그래서 결정을 할 때 좀 복잡해지기도 한다.
 
대학입시거부는 대학을 들어가지 않고도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하는 것이라 보는데, 이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 보는지?
 
대학입시 거부 운동은 저도 그랬고, 다른 사람들도 그랬는데, 이 운동이 근본적인 변화와 근본적인 문제들을 지금 찌르고 있다. 그 생각에 동의하고, 교육이 그렇게 치열한 경쟁으로 내몰리게 되는 배경에는 불안정하고 경쟁에 치여 살아서 내가 내달리지 않으면 불안한 그런 삶이 있는 거 아니겠는가. 그런 삶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대학입시 거부운동이기도 한 것이고. 이 사회를 이루고 있는 중요한 축 중 하나인 교육과 사회의 모두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고요. 어떤 것이냐고 한다면 딱히 하나로 대답할 수는 없는데, 교육과 사회가 하나로 맞물려 있는 것 같다.
 
대학입시거부 운동을 확장하기 위한 앞으로의 준비나 기획은?
 
다들 궁금해 하신다. 아직 정해진 것은 정확히 없다. 11월 말에 거부선언한 사람들하고, 투명가방끈 활동을 지속적으로 같이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서 평가를 하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논의할 것이다. 지금 나오고 있는 것은 다양해요. 예를 들면 내년도 총선 대선에서 우리 8대 요구안을 정책적으로 다듬어서 정치권력 쪽으로 압박을 넣자. 특히 지금 거부 선언 같이한 93년생 같은 경우에는 첫 번째 선거권이 내년 총선과 대선이다. 어쨌든 그런 것들을 가지고서 압박을 해보면 어떨까. 그런 이야기도 있었고, 이게 당장 교육과 사회를 바꾸는 운동은 아니지만 어쨌든 거부 선언자들도 배우고 싶은 것이 있고, 하고 싶은 것이 있으니까 그런 것을 할 수 있는 공간들을 만들면서 좀 우리 요구의 패러다임을 보여줘 보자. 이런 고민들을 가지고서 대안 대학, 대안 시민대학 이런 것들을 직접 만들어 볼까 이런 이야기도 있고, 고졸자들의 네트워크라던가 생활협동조합을 만들자는 이야기도 있고, 또 수능시험 끝나고 현수막 걸지 않는가. 예를 들어 ‘경축 서울대 합격’ 그런 것들을 좀 띠어보자 이런 이야기도 있고, 그런 이야기가 모여서 하나의 이후 활동방향이 잡힐 것 같다.
 
선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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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23호>SNS, 감시통제, 노동자 투쟁

 

말이 많으면 빨갱이라 했다. 어릴 때 어른들한테 꼬박꼬박 말대꾸하면 항상 들었던 소리다. 권력을 이미 갖고 있는 자와 달리 빼앗긴 권력을 찾으려는 노동자들은 그 정당성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말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노동자는 유인물도 만들고 입을 열어 소리치며 선전전도 하고 책도 만든다. 노동자가 투쟁에 나서야 함을 알리기 위해서라면, 노동자의 투쟁이 정당함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서라면, 그 무엇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 바로 노동자의 처지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SNS 규제와 표현의 자유 논쟁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사건이 있다. 바로 유성기업 노동자들에 대한 사측의 징계 사유로 ‘트위터를 이용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조합원들의 트위터 계정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트위터를 계속하면 해고하겠다며 SNS자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통제하려는 시도도 진행되고 있다. 
 
그 이유는 유성기업을 비롯한 최근의 파업투쟁에서 트위터를 비롯한 SNS를 통한 자본과의 여론전이 실제로 상당히 좋은 성과를 얻어냈기 때문이다. 자본의 언론들이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공장점거에 대해서만 불법이라며 짖어댈 때, 트위터에서는 사측의 불법 직장폐쇄가 퍼지면서 이를 무력화시켰다.
 
사실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SNS를 통해서 투쟁의 정당성을 알리는 것은 투쟁 유인물을 찍어내는 것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활동이다. SNS 활동이 유인물 배포보다 더 우월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고, 유인물 배포가 구시대적인 것이라 폄하할 수도 없다. 다만 투쟁의 구체적 조건에 따라 가장 성과가 좋은 것을 노동자들은 택할 뿐이다. 최근 이집트의 민주화운동에서 트위터를 통해 시민들의 결집이 시작되었다고 알려졌지만, 정부가 휴대폰의 사용을 통제하고 통신을 끊어버리자 운동가들이 집집마다 돌며 배포한 유인물이 가장 파괴력 높은 선전의 도구로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보아도 그러하다.
 
결국 SNS 규제를 통해 노동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노동자 개인에 대한 감시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노동자들의 주체적인 투쟁을 억압하며 차단하려는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SNS도 아니고, 유인물도 아니다. ‘유인물도 아니고 치사하게 트위터를 가지고 징계를 하냐’며 따질 일도 아니고, 유성기업이 무슨 명예가 있냐며 명예훼손을 비웃어서 될 일도 아니다. 
 
노동자 대중의 직접행동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는 것이고, 직접행동을 위한 활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SNS 활동은 자본의 감시를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되어야 한다. 자본의 감시와 억압에도 굴하지 않고 더욱 왕성하게 활동하는 것이 징계를 분쇄하는 투쟁이다.
 
이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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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노동운동)] <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23호>살인의 물결 정리해고 끝은 어디인가?

 

지난 11월 10일, 한진중공업투쟁이 노사 간 합의를 하면서 일단 마무리 되었다. 합의이후, 미흡하지만 승리한 투쟁이라는 평가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정리해고 본질의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채,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그렇지만 정리해고제도의 문제를 전 사회적 의제로 만들어 낸 점은 분명한 성과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투쟁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산업현장 곳곳에서는 정리해고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의 사례를 보자. 부산의 (주)피에스엠씨와 구미의 KEC에서 정리해고가 진행되고 있다. (주)피에스엠씨(옛 풍산마이크로텍,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는 반도체리드프레임을 생산하는 회사로 전체 노동자 250여 명 중 186명이 금속노조 조합원이다. 풍산그룹은 지난해 12월 29일 풍산마이크로텍 주식지분 57.2%를 2백 40억 원에 매각했다. 이때부터 회사는 “3년 째 적자이므로 유상증자를 통해 회사를 살려야한다. 이를 위해 임금 25%를 삭감하지 않으면 정리해고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정작 회사가 경영위기라면서 임원진들은 작년보다 임금이 23% 인상되었다. 2010년 등기이사 5명의 1년 평균보수액이 7천500만 원(6개월로 치면 3천750만 원)이었지만, 2011년 6월까지 6개월간 상근이사 3명의 평균보수액이 4천600만 원에 달했다. 지난 9월 초 단행된 유상증자는 101%의 계약을 달성해 10억에 가까운 자본금을 무리 없이 조달했다. 하지만 회사는 경영상의 이유 운운하며 11월 7일자로 58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통보하였다. 58명의 정리해고자 중, 노조임원 3명, 간부 14명 등, 전체 간부 24명 중에서 17명이 포함되어 있어 이는 민주노조 파괴를 겨냥한 명백한 탄압인 것이다.  
 
직장폐쇄, 부당징계 등 노조탄압으로 논란을 빚어온 KEC 또한 정리해고 계획을 밝히고 있다. 지난 10일자로 회사는 지회에 보낸 공문을 통해 229명의 인원감축을 논의하자고 밝히면서 “누적된 적자와 지속적인 경영위기로 인력감축이 불가피하다”며 임금 1백억 삭감과 정리해고 중 선택하라는 압박을 가해오고 있다. 더구나 지난 9월 27일 대구고용노동청 국정감사 당시 △파업자 전원 퇴직 원칙 △자발적 퇴직자 기준 미달일 경우 인력 구조조정 단행 △친 기업 성향의 노조 설립 등의 내용을 담은 회사 측 문건이 공개돼 물의를 빚은 바 있다. KEC는 이미 지난 1년 동안 235명의 노동자가 회사를 떠난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을 볼 때 KEC 또한 정리해고를 노조를 파괴하기 위한 무기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1998년 정리해고제가 도입되고 난 이후, 수많은 사업장에서 정리해고 철회투쟁을 전개해왔다. 그러나 정작 정리해고제 자체에 대한 철폐투쟁으로 나가지 못한 체, 한 단위사업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머물고 마는 한계를 뛰어 넘지 못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기륭전자, 동희오토, GM대우의 사례에서 보여 지듯이 조건부 복귀, 또는 재입사의 형태로 투쟁이 마무리되고 있으며 정치권의 중재와 노사합의라는 그림자에 가려 자본이 행하고 있는 살인적인 정리해고에 대해서는 일정한 면죄부를 주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한 사업장 차원에서 정리해고를 철회하는 수준에 머물거나 합의나 중재의 형태로 양보교섭으로 후퇴하는 양상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리해고제도 자체를 그대로 둔 체 정리해고라는 행위에 대해서만 일정정도 규제하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정리해고제 자체가 살아 있는 한, 자본은 언제든지 다양한 방법으로 합법적(?)인 정리해고를 자행할 수 있는 것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생산수단을 소수의 자본가 독점하고 경영하는 체제를 바꿔야 한다. 이는 필연적으로 생산수단의 사적소유의 철폐, 이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통제 투쟁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으며, 아래로부터 이러한 투쟁을 적극 선동하고 조직해야 한다.
 
박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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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노동운동)] <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23호>쉽지는 않았지만, 재미있었다!

 

편집자 주: 삼화고속 투쟁이 일단락되었다. 투쟁을 끝내고 현장에 복귀한 조합원의 허심탄회한 소회와 생각을 들어보았다

 

투쟁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조합원1 : 난 제일 힘든 게 매일 나와야 하는 거였다. 그래도 집에 가도 동료들 생각하니까 자동으로 나와졌다. 아들이 사고 났을 때도 입원만 시켜놓고 나왔다.
조합원2 : 나도 배가 아파서 참다가 집에서 하루 쉬고 병원 가니까 탈장이었다. 그래도 병원 갔다가 바로 나왔다.
조합원3 : 400명 가까이 되는 사람이 모였는데 너무 처음인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차 팔아가지고 집에 생활비 주고 한 달만 딱 더 했으면 좋겠다. 현재 타결이 되고 바로 일이 시작이 되면서 1일2교대제로 급하게 돌아가서 혼선이 많다. 만족할 수 있을 만큼 됐을 때까지 좀만 더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재미있었다.
조합원1 : 속으로는 걱정이 되는 거다. 일주일이면 끝나겠지 했는데 20일이 되고 30일이 되면서 나도 먹고 살길을 찾아야겠다고 나간 사람도 있다.
조합원3 : 집행부에서 조금만 더 신중하게 해서 좀 더 준비해서 했으면 좋았겠다. 이건 파업을 너무 빨리 했다는 얘기가 아니라 요구안과 파업운영과 관련해서 영업소별로 의견을 모아 준비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영업소별로 의견이 틀린 걸 모으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래도 파업을 하면서 몸으로 부딪히며 한 거 같다. 집에 가서 생각해보면 아쉬운 점도 많고 회사한테서 더 얻어올 수도 있었던 것도 같다. 오늘까지 3일째 연속으로 일을 했는데 잠을 3일 동안 8시간 밖에 못 잤다.
조합원1 : 한 푼이라도 벌어서 써야 하는 입장인데도 오죽하면 쉬고 나오고 아직도 일을 못 들어온 승무원도 있고, 최소한 3일 정도는 말미를 줘가지고 정리할 시간을 줘야 하는데 끝나자마자 바로 일을 들어와 가지고 힘들다.
조합원2 : 난 너무 일찍 끝난 거 같다. 몸에 막 익어가는 데 끝나버렸다.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

 
조합원3 : 일을 하는데 근로강도를 조금만 더 줄여주면 좋겠다. 그전에는 기사가 맘이 급하니까 사고가 많이 났다.
조합원2 : 오늘 해보니까 오늘처럼만 하면 사고 날 일이 없다. 위반을 안하고 순리적으로 정류장에 제대로 대고 손님 태우고 급하게 신호를 안 넘어갔다. 신호 받아야겠다고 생각하면 노란불에도 그냥 간다. 사실 마지막 신호가 대형사고다. 오늘은 마지막 신호 아예 안 받았다. 파업은 잘했는데 막상 일을 나와 보니까 어용노조 때문에 영 거시기하다.
조합원1 : 나도 울화통 터진다.
조합원2 : 다른 사람들은 얘기도 하더라고, 나는 아예 얘기도 안 했다.
조합원3 : 어용노조 조합원이랑 얘기하는 영업소가 우리 영업소 밖에 없다. 다른 데는 어용노조 사람들한테 담배도 저 쪽 가서 피라고 하고 밥상도 따로 놓고 밥 먹으라고 한다.
조합원2 : 그럴 수밖에 없다. 쟤네들은 적이다. 인사해서 들은 척도 안했는데 나중에 다시 인사해서 까딱하고 말았는데, 나는 얼마나 배앓이 꼴리는지 울화통이 터진다.
 

어떤 점이 울화통 터지나?

 
조합원2 : 오늘 배차가 앞뒤로 어용노조 쪽 사람들이었다. 일부러 힘들게 하려고 앞에 기사들은 시간 간격 안 지키고 빨리 가버리고 뒷 차도 빨리 따라붙었다. 그러면 앞차랑 간격이 벌어지니 승객도 많아지고 운행이 어렵다. 그래서 오늘 무지 열 받아서 영업소 사무실에서도 한바탕 하고 나온 참이다. 차고지에 가니까 지내들끼리 있고 나만 혼자 덜렁 남았다.
조합원4 : 이런 것도 생각해야 한다. 어용노조 위원장만 잡으면 된다. 돈 안 벌면 안 되서 하는 사람도 있다. 밑에 있는 애들은 정치적으로 한 게 아니다. 눈치가 있다 보니까 첫째, 둘째 주에는 많이 갈등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한테 미안해한다. 어용노조 위원장이 조합원들을 생각하지 않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니까 조합원들만 갈라진 거다. 당장 맘은 안 좋지만 나중을 생각해야 한다. 사람들도 어용노조의 문제점을 알거다. 윗대가리 몇 명만 잡으면 된다. 빈정대고 그러는 나쁜 놈들도 있지만 미안해하고 그러는 사람들은 받아줘야 한다.
 
조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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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노동운동)] <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23호>기계가 아닌 당당한 노동자로 살기 위해! 유성기업 아산지회 홍종인 지회장을 만나다.

 

인터뷰입니다.
 
특별근로감독, 법원의 해고자관련 근로자 지위 확인 등 가처분 결정들이 투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보는가?
 
회사는 독을 품고 우리에게 달려들었고, 이제 그 독이 자신의 몸속에 스며들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정은 매우 이례적이다. 물론 유성지회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다. 그렇다고 다 특별근로감독을 나오는 건 아닐 텐데 왜 나왔을까 생각해보면, 유성기업 경영진이 너무도 명백한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을 다 믿는다면 바보다. 법원의 경우 가처분 판사가 유성 건으로 구속돼 있는 지역동지들에게 4년이라는 중형을 선고한 자다. 또 고용노동부는 지청장 면담하러 간 조합원 전원을 퇴거불응이라며 고소했다. 어찌되었든 확실한 건 유성기업 회사 측이 모든 사태의 주범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부인할 수 없는 거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유성지회 투쟁은 주간연속 2교대·노동시간단축·야간노동철폐를 사회화시켰다. 내년 총대선 등의 정치일정을 앞에 두고 정부입장에선 사회통합의제 하나쯤 이슈화시키는 것도 필요했을 거다. 최근 노동부의 행보를 보면 알 수 있다. 뭐, 노동부나 법원의 의지가 어떠하든 우리 지회와 조합원들의 의지와 투쟁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이 기간을 그냥 그들에게만 맡기지는 않을 거다. 요즘 조합원들은 조금씩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 우리 조합원들에 대한 탄압은 소나기 수준이 아니라, 길고 긴 장마다. 요즘 며칠 해도 비추고 공기도 맑다. 이때를 놓치지 말아야겠다.
 
현장 복귀 이후 3개월이 경과되고 있는데 현재 사측의 탄압양상은 어떠한가?
 
조직활성화 명목의 일방적 교육, 전환배치, 회유·협박, 차별, 임금체불, 노조감시, 경고장 남발, 자택대기명령 등등 이루 말할 수 없다. 회사에게 법원 조정합의서는 그냥 종이일 뿐이었다. 영동공장은 송아지만한 사냥개에 최첨단 진압장비를 자랑하는 용역깡패까지 들어왔었다. 아산도 별반 다르지는 않았다. 자택대기명령자 중 어떤 조합원들은 자택대기중 노동조합 사무실에 왔다고 그 시간만큼 임금을 까기도 했다. 대량부당징계가 강행된 후 정직자들은 책읽고, 풀뽑고, 고구마캐고, 테니스장 라인그리고, 현장 페인트칠 하고 그랬다. 우리 지회가 장시간노동과 야간노동을 없애기 위해 오래전부터 특근축소, 잔업축소를 해 왔는데 어용노조가 하나하나 풀어주며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근데 치사하게도 우리 조합원에겐 잔업을 안 준다. 일부부서는 우리 조합원 잔업 안 시키는 대신 다른 부서 어용조합원을 그 부서에 지원 잔업·특근을 시키기도 한다. 다른 부서 지원업무(경제적 이익은 하나도 없는)는 우리 조합원만 나가게 한다. ‘차별’이다. 차별은 매우 놀라운 결과를 가져온다. 인간의 자존감을 흔들어 놓기 때문이다. 즉, ‘살려면, 인간이 되지 마라.’라는 것다. 생각도 하지 말고, 말도 하지 말고, 눈빛이 빛나서도 안되는 거다. 요즘 소속장이나 관리자들이 혈안이 되어 하려는 게 그거다. 차별과 폭력이 일상화되는 거다. 2009년 쌍용자동차 동지들에 대한 정부·공권력·구사대의 폭력 앞에 다중이 침묵했던 것, 투쟁 이후 19명의 동지와 가족의 죽음 앞에서도 침묵하고 있는 것, 이게 뭘까 생각해 본다. 하나는 분노와 어떤 행동을 압도하는 너무나 큰 폭력과 슬픔일 것이고, 하나는 일상화된 폭력이 가져다 준 ‘침묵’이라는 병이라고 생각한다. 유성기업이 바라는 게 그거다. ‘침묵’, 당하다 당하다 지치면, 의례 그런 줄 알고 길들여지고 조용해지는 것. 그래서 견딜 수 없으면 결국 제 발로 걸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반드시, 꼭 그렇게 안 되게끔 할 것이다. 회사가 원하는 대로 할 순 없다.
 
주간연속 2교대 및 완성차 장시간 노동에 대한 노동부의 최근 행보에 대한 의견은? 그리고 관련된 내년 투쟁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지?
 
고용노동부 발표 내용을 꼼꼼히 챙겨보지는 않았다. 그래도 알겠드라. 노동자를 위한, 노동자의 건강을 위한 것이 아닌 ‘합리성’을 앞세워 결국 생산량을 채우고 노동자의 양보를 얻어 내겠다는 것이다. 주간연속 2교대제가 유성지회 투쟁으로 이슈가 되었는데 우리 지회투쟁을 물리력으로 두들겨 패고 난 뒤, 자본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려는 계획이다. 물론 노동부 발표내용만 본다면, 우리 지회 투쟁이 얼마나 정당했는지, 사회적으로 얼마나 필요한 일이었는지는 확인되기도 한다. 유성지회는 지금도 교대제 개선 교섭이 마무리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금속노조와 완성차 지부들도 내년 투쟁에서 핵심으로 주간연속 2교대를 걸고 있다. 이 투쟁에 우리 지회가 빠질 수 없다. 주간연속 2교대의 원칙을 걸면서 하향 평준화되지 않게 함께 투쟁할거다.
 
이후 투쟁계획이나 결의의 한 말씀!
 
유성지회의 ‘밤에 잠 좀자자’라는 소박하고 당연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직장폐쇄, 일방적인 교육, 대량 부당징계, 타임오프, 복수노조 등 민주노조를 말살하기 위해 혈안이 된 자본과 맞서 힘차게 투쟁하고 승리할거다. 자본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기에 현장조직력을 복원하면서 자본의 탄압에 맞서 하나하나 승리를 만들어 갈거다. ‘뭉치면 주인되고 흩어지면 노예된다!!’는 선배의 말씀을 되새기며 민주노조를 다시 일으켜 세워, 하나의 기계가 아닌 당당한 노동자가 되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겠다.
 
장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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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노동운동)] <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23호>교대제 재편, 정부의 의도는?

 

11월 6일, 고용노동부는 완성차 5개사가 근로기준법(근기법)상의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했다고 발표했다. 5개사에게 개선계획 제출을 요구했고, 위반 시 사법처리하겠다고 한다. 11월 9일 ‘교대제 개편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한 ‘자동차산업 지속가능 발전 토론회’(노사발전재단 주최)가 열렸다. 발표자는 “생산라인이나 공장의 수요에 맞게 3조 2교대제나 변형된 3교대제 등 다양하고 유연한 교대조를 개발하되, 추가적인 인건비나 비용을 높이지 않는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겉으로는 사측 압박 실내용은 노동을 겨냥

 

토론회 발표문에서 드러나듯, 노동부가 추진하는 교대제 변경은 노동자가 요구하는 주간연속2교대제와 다르다.  “노조 측이 근로시간이 줄어드는데도 100% 임금보전을 주장하는 것은 상식에서 한참 벗어난 주장”(이채필 장관)이라는 발언에서 확인되듯, 노동 쪽의 임금보전 요구와도 충돌하고 있다. 신규 고용창출이 정규직이어야 한다는 전제 역시 없다. 

 

현상적으로는 노동부가 사법처리까지 운운하며 자본을 강하게 압박하는 듯 보이지만, 노사 양쪽을 동시에 압박하면서, 주간연속2교대제 협상 및 투쟁 시에는 오히려 노동 쪽을 강하게 압박하는 조건을 형성할 것이다. 추가비용 발생 없이 교대제가 변경되면 자본 측으로서는 교대제 변경으로 손해 볼 것이 없다. 

 

고용노동부의 교대제 변경의 의도와 배경, 노사 간의 쟁점이 분명한 상황에서, 노동운동의 대응이 필요하다. 주야교대제의 변경은 주간연속 2교대제이고, 다른 형태의 교대제의 도입(3조 2교대제나 변형된 3교대제 등)은 야간노동의 변형된 유지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교대제 변경 시 자본 측의 공격들(노동강도 강화, 임금 삭감 등)에 맞서, ‘노동조건 저하 없고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 입장을 분명히 견지해야 한다. 임금문제에 대해 월급제 쟁취와 기본급의 획기적 인상을 통한 생활임금 쟁취의 기조 아래 투쟁하는 게 필요하다. 교대제 변경으로 인한 신규고용 창출 시 이는 정규직이어야 함을 분명히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정규직 충원은 현재 완성차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이 일차대상이 되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의 불법파견 판정이 투쟁의 불씨가 되었지만 판정은 투쟁의 계기만을 형성시켜 주었을 뿐이다. 비정규직·정규직을 아우르는 강력한 투쟁대오와 금속 차원의 총 전선을 구축하지 못하면서 투쟁은 실패했다. 마찬가지다. 고용노동부의 최근 발표는 투쟁의 주요 계기일 뿐이다. ‘장시간노동·야간노동·비정규직 철폐’의 기치 아래, 얼마나 강력한 투쟁전선을 구축하느냐! 이것이 투쟁의 성패를 가름할 것이다.

 

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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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22호>분노를 저항으로, 저항을 전복으로

노동자민중의 비명 vs 자본의 환호성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15년에 거쳐 빼앗기고 짓밟힌 노동자민중이여 총궐기하자. 세 명의 대통령이 지나간 자본주의사회는 20 대 80의 사회에서 10 대 90의 사회로, 1 대 99의 극단의 양극화된 사회로 성장했다. 자본의 곳간은 차서 넘치지만 노동자민중의 삶은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15년간 이 사회에는 정리해고가 만연했고, 비정규직은 차고 넘쳤으며, 실질실업은 20%에 육박하는 백수의 사회가 되었다. 대학생은 천만 원에 달하는 등록금에 학업을 포기한 채 죽음을 떠올려야 하며, 노동자민중은 전세 값 폭등에 전전긍긍해야 한다. 일자리가 부족하고 수입이 줄어들면 물가라도 안정되어야 하는데 고물가로 고통은 배가 됐다. 노동자민중의 삶이 총체적 난국에 빠진 것이다.
노동자민중의 삶이 난국에 빠질 때 대기업의 사내유보금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는 동희오토, 현대모비스, 현대중공업 군산공장 등 생산직 100%가 비정규직인 절망 공장이 늘어났기 때문이며, 정리해고의 고용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현장통제를 수용해 노동 강도를 강화시킨 결과이다. 물론 사상 최대치의 사내유보금은 자본주의의 고질병인 장기적인 이윤율 저하의 또 다른 표현이다.
은행을 필두로 한 금융사들의 이윤도 노동자민중의 절망을 먹고 자라났다. 부동산 하락, 전월세 값 폭등, 등록금의 폭등으로 가계부채가 폭등했고, 금리마저 오르면서 노동자민중은 비명을 지르지만 금융사들은 이윤대박에 환호성 친다. 자본주의 자체가 노동자민중의 비명소리가 높아질수록 자본의 부가 축적되는 사회체제이기에 그들의 비명소리가 분노로, 분노가 행동으로 이어질 때 자본의 곡소리가 높아질 것이다. 지금 노동자민중의 삶이 절벽으로 내몰려 지고 있는 상황에서 분노는 어디로 향할 것인가.

 

분노를 넘어 반자본주의 투쟁으로
 

경제위기에 따른 삶의 파괴로 분노에 찬 전 세계 노동자민중은 자본주의와 계급전쟁 중이다. 그리스 총파업, 월가점령시위 등 모든 파업과 시위에서 “자본주의는 악”이며 “자본주의를 중단”하라는 요구가 넘쳐난다. 월가점령으로 상징되는 금융자본에 대한 문제제기가 오클랜드항 봉쇄등으로 자본주의 전체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이라크 참전 병사들이 “적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있다”며 월가점령운동에 대거 동참해 분노를 터뜨렸다. 이라크보다 더 큰 적이 미국자본주의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황한 자본가계급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경제위기를 낳았고, 자본주의의 문제가 아니라고 변명하기 급급하다. 포브스지 최고경영자는 <자본주의가 어떻게 세상을 구하는가?>책을 출판해 자본주의에 무지한 사람들 때문에 세상을 구한 자본주의가 ‘악의 꽃’이 됐다고 항변한다. 성공한 경영자인 버핏과 빌 게이츠는 부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내자며 제안했고, 영국의 억만장자들은 재산의 10%를 자진 납부하는 운동을 조직하고 있다. 그들은 노블리스 오블리제 실천으로 세계자본주의 위기극복을 하자며 좋은 자본가도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 역시 노동자민중의 반자본주의 투쟁을 샛길로 새게 만들려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짓거리’다.
한국에서도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노동자민중의 분노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고용불안, 비정규직, 청년실업으로 고통 받는 것이 개인의 무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임을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은 ‘정리해고 없는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버스, 대학생들의 등록금투쟁, 한미 FTA 반대투쟁에 참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명백히 드러난다. 거대한 자본과 정권, 사회에 맞서 싸울 수 없어 자포자기했던 자들이 연대로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투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자본주의 세상을 바꾸기엔 미약하다. 분노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반자본 정서가 곧바로 반자본주의 투쟁, 체제에 대한 전복으로 연결되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수정 보완으로 가능하다는 논리는 대중을 포위하고 있고, 현실에서 분노는 반MB 선거 심판론에 머무르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노동자민중은 그리스 총파업과 월가 시위로부터 환기할 것이 있다. 첫째, 선거를 기다리지 말고 과감한 행동을 조직해야 한다. 정리해고, 불안정한 노동과 일자리 부족, 물가인상 및 등록금에 항의하는 파업과 시위에 나서자! 둘째, 신자유주의 정부만이 아니라 친노동 세력을 자처하는 수정자본주의 정부가 대중의 필요보다 자본의 이윤을 위해 임금삭감, 일자리감소, 복지축소 등 노동자민중의 생존권을 공격한다면 즉각 반격에 나서야 한다. 셋째, 자본주의 폐해를 보완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를 넘어서려는 투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그리스의 ‘노동자통제 하의 은행 몰수 국유화’, 월가점령운동의 ‘모든 공장에서의 노동자파업과 민주적 조직에 의한 노동자통제’ 등 투쟁요구가 그것이다. 대중들의 자발적인 투쟁요구를 반자본주의 투쟁으로 이끌고 대안 사회, 사회주의로 나아가는 <이행을 위한 투쟁요구>를 분명히 해야 한다.

 

거점을 확보하자
 

쟁점에 따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메뚜기가 아니라 분명한 점거의 거점을 확보하여 총체적으로 대응하는 투쟁체계를 갖추자. 점거의 공간은 지나 몇 년간의 투쟁의 경험으로 상징화된 서울광장일 수 있다. 당장 투쟁의 핵심으로 한미FTA 반대 사람들, ‘비정규직 없는 세상! 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버스의 탑승자들, 장기투쟁노동자, 차별에 저항하는 장애인, 이주노동자, 사회소수자, 철거민, 노점상 빈민 등, 정치사상에 대한 탄압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당하는 사람들, 모든 개인과 대중투쟁단위 그리고 정치조직, 노동사회단체 등 가릴 것 없이 앞장서서 점거운동에 돌입하자. 우리는 2008년 촛불투쟁으로부터 최근의 희망버스까지 세계 어느 곳에서 보다 점거와 직접행동을 체현하고 진전시켜 왔다. 자신들의 투쟁요구를 모두 내걸어야 하기 때문이니 투쟁요구가 다양할 것이다. 그러나 점거의 자리에서의 투쟁과 민주적 토론은 자본주의로부터 고통 받는 노동자민중의 중심요구를 만들어 낼 것이다. 직접행동과 직접민주주의는 대리주의를 한계를 넘는 저항의 무기이며, 전복의 씨앗이다.

 

정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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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22호>묻지마 연대를 넘어 묻지마 통합으로 서울시장 선거 이후 다시 시작된 통합진보정당 운동

2012년 총대선의 전초전이라 불린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야권연대 후보인 박원순의 당선으로 끝났다. 박원순 후보는 당선 확정 이후 “시민이 권력을 이겼다.”고 소감을 발표했다. 박원순 선거운동에 적극 결합한 진보양당, 민주노총은 모두 서울시민의 승리, 야권 및 시민연대의 승리, 쾌거라고 환영했다.

 

패배한 것은 한나라당 뿐인가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한나라당과 이명박정권에 대한 대중의 광범한 분노와 반대로 드러났다. 게다가 진보정당과 민주노총까지 박원순 선거운동에 적극 결합함으로써, 박원순의 당선은 노동자민중의 승리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패배한 것은 MB와 한나라당만이 아니다. 선거과정에서 노동자계급정치가 완전 실종되면서 노동자정치도 패배했다. 박원순은 결코 민주당보다 진보적이거나 계급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 아닌, 민주당과 다를 바 없는 자유주의세력이다. 김대중정권 시절 본격화된 신자유주의적 재벌개혁의 보조역할을 한 소액주주운동이나 재벌기부를 통한 나눔활동이라는 박원순의 행보가 이를 잘 보여준다. 또 박원순은 선거운동 내내 핫이슈가 된 한미 FTA문제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하였다. 
그런데도 반MB라는 이름 아래, 박원순은 졸지에 노동자민중의 후보가 되어버렸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온 민주노동당 후보는 박원순 후보를 위한 들러리에 불과했다. 민주노총과 연맹은 구걸에 가까운 정책협약활동과 선거운동으로 미국식 압력활동단체로 스스로 전락해 버렸다. 

 

묻지마 연대를 넘어 묻지마 통합 압박 강화
 

박원순의 당선으로 민주대연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정착할 것이다. 나아가 연대에 머무르지 말고, MB에 반대하는 세력이 모여 하나의 야권통합정당으로 모이자는 흐름이 급부상하고 있다. 당선 직후 박원순은 야권통합을 주창해온 ‘혁신과 통합’ 측 인사를 만나 ‘혁신과 통합’이 추진하는 야권 통합의 목표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 야권통합에 대한 경쟁구도에 뒤질세라 민주당 지도부도 ‘민주진보진영 통합정당’ 건설을 12월 내에 완료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한국노총 위원장도 선거 이후 야권통합의 일부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이제는 민주대연합을 통한 정권교체 및 공동정부 수립을 넘어, 자유주의세력을 중심으로 한 야권대통합당 건설 흐름이 본격화되면서, 노동자민중운동을 압박하는 형국이 형성되고 있다. 야권통합정당? 그 실체는 분명하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을 가져온 자유주의세력에 대한 대중의 불신을 무마하고 총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노동운동·진보정당·시민운동의 수혈을 받아 자유주의세력의 정치적 주도권과 영향력을 되찾겠다는 것이다.

 

다시 시작된 통합진보정당 운동 그 실체를 드러내 
 

진보신당 당 대회와 민주노동당 당 대회 부결로 진보대통합정당 건설은 무산되었다. 그러나 서울시장 선거 이후 통합진보정당 건설 흐름이 다시 본격화되고 있다. 노회찬·심상정·조승수를 중심으로 한 진보신당 탈당파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통합연대는 그동안 국민참여당 참가 반대 입장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과 함께 12월 10일 내 통합진보정당을 건설하겠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이로써 통합진보정당 건설의 최대걸림돌이었던 국민참여당 참가문제는 해소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민주노동당 지도부(다수파)가 그토록 염원한 ‘민노주노동당-통합연대-국민참여당’ 합당 방식과 절차가 될 것이다.
진보정당은 강화되는 야권통합 압박 속에서, 생존과 몸집 부풀리기를 위해, 허울 좋은 진보라는 이름 아래, 국민참여당같은 자유주의 자본가정당과 합당까지 감행하는 행태로까지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노동자정치를 실종시킨 진보정치가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가를 극명히 보여주는 것으로, 통합진보정당이 결코 노동자정치의 대안이 될 수 없음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대혼란에 휩싸인 노동자정치
 

민주노총과 진보정당이 민주대연합 구도에 휩쓸리면서 자유주의세력의 영향력을 강화시키고,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등, 지금 노동자정치는 완전히 길을 잃었다. 이제 노동운동, 노동자정치는 무엇인지 그 출발선부터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수많은 열사와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일궈온 민주노조운동과 노동자정치운동은 자본가정치에 의해 압살당할 것이다.

 

장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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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22호>새로운 대안 사회주의당 건설로

세계자본주의 위기가 잠재워지지 않으면서, 전 세계는 자본과 정권에 맞선 계급투쟁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 전 세계 노동자민중투쟁은 하반기에도 이어져, 긴축에 맞선 그리스 총파업, 미국 발 OCCUPY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전 세계적 투쟁의 특징 중 하나는 노동자정당을 포함해 기존 정치세력에 대한 대중의 불신이 커지면서 기존 정치구도와 정치세력을 넘어서는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도 이와 비슷한 양상이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드러났다. 노골적인 자본권력이자 집권세력인 MB에 대한 분노, 안철수·박원순 현상으로 드러난 대중의 변화 욕구가 그것이다. 즉 한나라당, 민주당, 진보정당은 대중의 고통과 분노를 해소할 대안으로 선택되지 못하였고, 기존 정치권 밖에 있던 새로운 인물이 대중의 변화 욕구를 반영하는 표상이 되었다. 안철수·박원순이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이거나 계급적이지도 않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반MB 정서와 변화욕구와 결합해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진보정당을 포함해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과 이를 뛰어넘은 새로운 정치적 전망과 변화를 대중이 갈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대중의 욕구와 갈망을 변혁의 방향으로, 자본의 지배를 끝장내는 길로 이끌 정치세력의 부재로 인해, 이러한 변화의 열망을 자유주의 시민운동과 참신한듯 보이는 인물들이 선점해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민중운동의 활동가들 역시 박원순, 진보정당, 민주대연합에 대한 불신과 회의에도 불구하고  ‘진보정당-민주대연합 구도’를 넘어설 정치적 대안이 없음으로 인해, 이에 휩쓸려가거나 침묵하고 있다.
 

답은 무엇일까. 대중의 분노와 변화 열망을 자본의 지배를 끝장내는 방향으로 이끌 정치세력을 형성하는 것이다. 노동자민중운동 안에서 노동자정치의 실종에 의문을 품고 회의하는 활동가들에게 민주대연합-진보정당(통합진보정당)이 아닌 새로운 정치적 대안을 함께 만들어갈 길을 제시하는 것이다. 사회주의 노동자정당 건설에 함께 함으로써, 민주대연합·통합진보정당에 반대하는 대안적 운동흐름을 형성하면서, 대중에게 정치적 전망을 열어가야 한다. 진보정치의 파탄과 노동자정치의 실종에 대한 개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무기력과 혼란을 넘어, ‘노동자계급정치 실현 - 사회주의당 건설’의 깃발 아래 결집해 나가면서, 엄중한 정세를 헤쳐 나갈 때이다.
 

서울시장 선거가 보여준 진정한 교훈은 민주대연합이나 통합진보정당 건설이 아니라, 사회주의당건설 지향 아래 노동자정치를 새롭게 일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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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22호>자본주의 이제는 폐기처분해야 한다! 점거운동, 의회주의 정치를 넘어서 반자본 사회주의 운동으로

지난 9월 17일, 뉴욕의 월스트리트에서 ‘월가를 점령하라’라는 운동을 시작했을 때, 이 투쟁의 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했다. 그러나 시일이 지나면서 월스트리트 점거 운동은 미국전역으로 번져 나갔다. 그리고 점거(occupy)운동은 국제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10월 15일이 1차 국제 행동의 날로 제안되면서 서울에서 occupy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집회를 진행했고 22일, 2차 행동까지 이어졌다. 이 투쟁을 전개하기 위해 구성된 occupy 준비회의에는 민주노총, 진보연대, 민중의 힘, 보건의료단체, FTA범국본, 사노위, 다함께, 사회진보연대, 사회당, 참여연대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2차례에 걸쳐 진행된 한국에서의 점거운동은 금융자본에 대한 통제와 개혁, 한미FTA 국회비준저지, 자본주의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 등이 혼재되어 전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은 우리사회의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occupy 서울에서 밝힌 ‘1%에 맞선 99%, 광장을 점거하라’는 구호는 체제의 모순을 제기하는 수준을 넘어 그 수명을 다하고 있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변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점거운동은 이 운동을 대의주의, 의회주의 정치로 가두려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2차례에 걸쳐 진행된 집회에서 민주대연합을 통한 정권 심판론이 발언자들에 의해 공공연하게 주장되었고 집회 연사로 민주당 인사들이 등장하여 환호성과 박수를 받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현재 우리 사회의 제도정당들은 자신들의 권력 창출을 위해 대중들을 이용하는 정치만을 일삼고 있으며 소위 진보정당들조차 민주당의 2중대 내지는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민중에게 전가시키는 반동적 시도의 공모자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운동은 또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소위 조직된 단위에 의한 동원된 투쟁이 아니라 작지만 자발적으로 직접행동에 나서는 대중들이 모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점거운동은 노동자민중이 정치의 주체로 나서는 직접민주주의의 장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하기에 이 운동은 선거심판론에 종속되거나 대의제 민주주의와 의회주의의 한계에 머무르지 않고 발전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가능성은 가능성일 뿐이다. 때문에 타오르기 시작한 불길에 기름을 끼얹어야 한다. 대중의 자발성으로 출발한 운동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보다 큰 투쟁으로 조직해야 한다. 이 속에서 사노위 뿐 아니라 모든 정치 세력은 선도적인 투쟁을 벌여내야 하며 노동자민중의 삶의 고통을 해결하는 것이 바로 사회주의임을 선전선동하는 공개적인 정치활동을 벌여나가야 한다.
 

전 세계를 휩쓴 점거(occupy)운동 시위대 중에는 “반자본주의와 혁명이 필요하다”는 구호까지 등장하였다. 그렇다. 지금은 분명 자본주의의 위기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자본주의를 보완하려는 여러 가지 이론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자본주의 4.0’이 그것이다. 애써 이를 ‘따뜻한 자본주의’라 부르고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를 수정하거나 보완하는 것으로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모순을 치유할 수 있을까? 고장 난 자본주의를 기계를 수리하듯이 닦고, 조이고, 기름 친다고 해서 노동자민중의 고통이 해소되는 것일까? 진화한다는 자본주의의 끝은 어디일까? 자본주의는 영원한 불멸의 체제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2008년 이후 세계대공황은 노동자민중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몰면서 자본주의는 결코 노동자민중이 누려야 할 세상이 아니라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점거운동은 자본주의 전반에 대한 문제제기를 넘어 반자본․사회주의 운동으로 발전해가야 한다. 고장난 자본주의는 폐기처분해야 하며 또 다른 세상가능하다고 주장해야 한다. 점거하라 광장을! 공장을! 학교를!

 

박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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