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지지

from 영화+독립영화 2008/04/18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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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검열?] 에 관련된 글.

인간의 자유와 권리의 범위는

예민한 사람들의 분노와 저항에 의해 조금씩 넓어졌다

인간뿐만 아니라 지구 위에 생존하는 모든 생물에 대해서까지

그들이 우리와 함께 평화롭게 지속적으로 존재해야하는 이유를 알리기 위해

인간의 역사속에는 늘 다양한 글과 목소리와 움직임이 있었고

그것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너무 예민하다, 지나치게 원칙적이다, 라는 말은

한편으론 분열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누군가를 비판하는 말이라서

듣는 사람에게 고통스러울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생각과 주장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얼마나 세밀하게 다른지

그 차이를 드러내는 말이기에 예민한 어떤 생각을 긍정적으로 부각하기도 한다

 

인권운동사랑방, 특히 인권영화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영화진흥위원회의 '추천'이라는 절차를 검열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 집단의 모든 구성원들이 한 목소리로 주장하는 의견이 아니라

단 한 사람이 그렇게 생각한다 하더라도 있을 수 있는 의견이다

누군가는 그것을 그저 형식적인 절차일 뿐이라고 이해하더라도

다른 누군가는 그것을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경우가 있는 것이다

 

제대한 사람도, 입대할 계획을 가진 사람도

반전평화운동과 병역거부운동에 공감하거나 지지할 수 있듯이

영진위의 사전추천을 이미 받았거나 앞으로 별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사람들도

추천이라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의 의견에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좀 더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싶고

보다 자세한 정보를 구해야하는 과정이지만

지금 내 생각은, 일단 인권영화제의 문제의식을 지지한다는 것

내가 제작에 참여한 영화가 앞으로 서울아트시네마나 인디스페이스에서

영진위의 사전추천을 거쳐 상영된다고 하더라도

지금 현재, 인권영화제의 문제의식이 틀리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들은 그렇게 생각할 분명한 이유가 있고 나는 그 이유에 공감한다

 

그 다음 단계를, 더 솔직한 대화를 기다린다

 

 

 

2008/04/18 00:34 2008/04/18 00:34

추천, 검열?

from 영화+독립영화 2008/04/14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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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이런 일이 생기는 건가요?

 

 

  영화 및 비디오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모든 영화는 영상물등급 

  위원회의 등급 분류를 거치게 돼 있으며 영진위의 추천을 받은 영화제 상영영화 등 일부

  영화에 대해서만 예외조항을 두고 있다. 인권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영화의 경우 등급분류

  면제를 위해 영진위의 추천을 받아야 하는데 주최 측인 인권운동사랑방은 추천 자체가

  영화에 대한 국가의 사전검열이란 이유로 이를 거부해왔다 

   (경향신문 기사에서 발췌)

 

  그렇다면 왜 올해만 유독 추천이 없다는 이유로 상영장을 못 찾고 있는 걸까. 영화인회의

  의 최승우 사무차장은 “사실 지난 5년간도 서울아트시네마쪽에서 사후추천신고를 해왔

  다”고 말했다. 사후추천신고는 영진위 규정집에 있는 조항으로 영화제 기간 중이나

  이후에도 추천을 신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2007년 사후추천신고 조항

  이 영진위 규정집에서 삭제됐다.(씨네 21 기사에서 발췌)

 

인권운동사랑방에서는 야외상영도 고려중이라고 하는데

상영작으로 선정된 영화의 감독들은 지금 마음이 어떨까

인권영화제에서 영화를 상영한 적이 있는 감독들과 같이 뭔가 고민해야하지 않나

 

인권영화제가 반드시 독립영화전용관에서 상영되어야할 이유는 없다고 해도

12회를 맞은 올해, 상영할 공간을 구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사후 추천 신고 조항이 영진위 규정에서 삭제된 2007년 이후

서울아트시네마와 인디스페이스에서는

모든 영화들, 인권영화제 이외의 다른 모든 영화제에 대해 사전 추천을 받고 있다는 건가?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받을 예정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건가?

 

누구에게 무엇부터 물어야할 지,

어디서부터 실마리를 풀어야할 지,

어떻게 움직여야 할 지

답답한 날들

 

누구, 자세한 과정을 하는 분, 이야기 좀 들려주세요

 

*관련기사 - 씨네 21, 경향신문

2008/04/14 00:36 2008/04/14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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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아비브 영화제 2]

[일주일]에 관련된 사진들

 

텔아비브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10주년, 한국영화 특별전이 마련된 올해

'송환', '노가다', '할매꽃',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가 초청을 받았다.

4월 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홍콩을 거쳐 이스라엘로 간 일행은 나까지 다섯,

부산국제영화제의 홍효숙 프로그래머와 허경 한국영화팀장

문정현 감독, 이마리오 감독이 참석했다


숙소 앞 분수대


숙소 내부, 호텔로 개축하기 전에는 오랫동안 극장이었다고...

 

 




숙소 맞은편 다른 호텔, 줄전화로 통화하는 두 사람을 빚은 인형

첫날밤, 창밖으로 얼핏 보고선 살아있는 사람인 줄 알았다


걸어서 십 분만 가면 바닷가


영화제가 열린 시네마떼끄 입구

극장 입구에서 도로쪽으로 바라본 앞마당

 

시네마떼끄 안에는 1관과 2관, 상영장이 두 곳이다

한국영화는 주로 2관에서 틀었고 할매꽃의 두번째 상영은 1관에서 진행했다

1관의 객석수가 2관의 세 배 정도? (정확한 정보는 귀찮아서 안찾아봄)


극장 내부, 한국영화를 틀 때는... 이렇게 꽉 차지 않았지요

'할매꽃'은 첫날 70% 이상 채웠지만, '불타는...'은...흠흠...


4월 4일,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첫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

문정현 감독이 찍었는데 너무 어두워서 흐리게 나왔나 보다

한복 입으신 분은 텔아비브에 거주하는 한국교포, 히브루 통역을 해주셨다


할매꽃, 첫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


4월 5일, '불타는...' 두번째 상영 후

이 날은 첫 영화부터 상영이 늦어지는 바람에 '불타는...'을 마칠 즈음에는

다음 영화를 보러온  관객들이 이미 15분 이상을 복도에서 기다린 상황이었다

그래서 관객과의 대화를 로비 앞 휴게실에서 진행했다


'할매꽃' 두번째 상영 후, 문정현 감독과 자원활동가 아낫

이날은 통역하시던 분이 사정이 생겨 못나오셨고 한국팀을 가이드하던

자원활동가가 히브루 통역을 대신했다

아낫은 일주일 동안 한국팀과 매일 만나서 볼만한 곳과 좋은 식당을 안내했고

국제적 연대조직을 가진 비디오 액티비스트와 다양한 활동가들도 여럿 소개해줬다

문정현 감독은 대부분의 질문에 능숙한 영어로 잘, 아주 잘, 대답했다

물론, 우리의 이마리오 감독께서도 만만치 않은 영어실력을 선보였다, 흐흐


고맙고 이쁜 아낫, 다음에 꼭 다시 만나자

아낫이 발리댄스 포즈를 가르쳐줬는데 태권도로 소화해버린 나

 

그 외 몇 가지 음식, 텔아비브의 풍경, 예루살렘에서 본 것들은

시간 나는 대로 차차 올릴께요

제가 일년 전에 쓰던 컴퓨터가 완전히 맛이 가서

서울 도착한 뒤로 날마다 피시방 신세를 지고 있거든요

노트북도 새로 사야하는데 마음에 드는 녀석을 못만나서, 흐흑...

일행들께는 조만간 메일로 사진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기다리삼

그럼, 오늘은 이만

 


2008/04/13 01:20 2008/04/13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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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아비브 영화제2]에 관련된 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선 한번도 길을 잃지 않았다

 

집행위원장도 프로듀서도 자원활동가도 다정하고 현명한 분들이었다

다정하면 일마무리가 깔끔하지 않거나, 일을 잘하면 까칠하거나 했던

사람에 대한 편견이 아무 소용없어지던 날들

 

영화제니까 하루에 두 편은 보겠다고 다짐했건만 그조차도 지키기 힘들었다

아직 몸이 풀리지 않았는지, 앉았다 하면 졸리고 밤이 되면 졸음이 달아났다

트레일러가 뜨면 기대감으로 심장이 쿵쾅거리지만 막상 영화가 열리면 마음이 무겁다

이제 정말, 영화를 보는 일이 행복하지 않다

 

캐나다에서도 이스라엘에서도 영화제의 주요관객층은 40대에서 60대

 

길에서도 파티에서도 극장에서도

일단 눈이 부딪히고 말을 주고받으면 전면적인 공감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스쳐지나가면 그 뿐

 

한국영화, 하면 김기덕을 떠올리는 그 곳에서

한국의 다큐멘터리, 특히 독립다큐멘터리는 어땠을까

Q&A 시간을 마치고 나서도 악수를 청하고 소감을 전하던 분들께 감사를

 

영어? 텄다

그동안 얼마나 게을렀는지가 이렇게 티가 나는거다

밤마다 술을 마신 건 사람들을 사귀고 싶어서도 아니고 잠을 자고 싶어서도 아니고

너무 부끄러워서 감당이 안되니까 술기운을 빌어서라도 웃고 싶었다면 믿겠나

 

일행은 적당한 간격을 적절하게 유지하면서 살풋 정이 들었다가 돌아갔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나는 늘 허전했고 추웠는데 이제 그렇지는 않겠지

하지만 앞으로 부산에 갈 기회가 전혀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할매꽃은 좋은 영화다

지적할 수 있는 모든 문제점들을 나열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나는 이 영화를 지지할 수 밖에 없다

다음에 더 좋은 영화로 한국에서도 이스라엘에서도 한번 더 환영받기를

 

우리가 상대(마을)와 하대(마을)로 나누어 놓은 것이 신분의 차이 뿐이겠나

우리가 차마 말하지 못하는 것이, 네 아버지가 내 아버지를 죽였다는 말 뿐이겠나

우리가 서로를 미워하는 순간이 좌익과 우익으로 갈라서서 총을 겨루던 때 뿐이겠나

우리가 피맺힌 눈물을 흘리게 되는 이유가 단지 사상이 달라서이겠나

넘어도 넘어도 가로막고 서는 저 많은 산들이 인간의 말을 몰라서 입을 닫고 있겠나

못 넘을줄 알았던 산을 넘고 또 넘는 사람들이 있다

간신히 한고비 넘으면 숨을 고르며 엎드려 한없이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예루살렘에 가서 홀로코스트 박물관을 짧게 훑어보고 왔다

그 시절에 희생된 어린이들의 이름과 나이와 국적을 들려주는 추모관이 따로 있었다

뭐라고 말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라고 문을 나서면서 가이드 선생님께 말하자

천천히 내게로 향하던, 눈물이 가득 고인 한 유대인 할아버지의 맨 눈

학살에 대한 상상가능한 모든 것을 기록하고 보존한 그들이 두렵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와 같은 작업을 다시 할 기회는 없을 것이다

미흡한 점이 많은 영화인데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충분히 듣지는 못했다

이제 완전히 손을 놓아야하는 때가 왔다는 것이 말할 수 없이 아쉽고, 미안하고, 서운하다

 

한국, 서울

비는 내리고 역시 오늘도 잠자기는 글렀다

 

 

 

 

 

 

 

 

 

2008/04/10 01:18 2008/04/1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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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을 3월 19일까지 맨 앞으로 올립니다

 

[돌 속에 갇힌 말], 오랜만에 상영합니다

푸석푸석한 영화 하나로 너무 오래 울궈먹지요? :  )

 

'치유'라는 말은

제 일에서도 일상에서도 중요한 주제입니다

아픈 일을 겪은 여성들, 혹은 아이와 함께 영화를 보거나 만들면서 

서로 속내를 털어놓고 치유할 수 있는 작업을 꼭 하고 싶거든요

언젠가는 뜻이 맞는 분들과 같이 그런 일도 해보고 싶습니다

 

이번 기획전에서 상영할 기회를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상영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고 좀 놀랐습니다

김동원, 김소영, 변영주, 여성영상집단 움 등 여러 분들이 직접 오셔서 

워크샵도 하시고 이미 알려진 좋은 작품들도 다시 상영합니다

'역사와 치유'라는 주제를 놓고 좋은 이야기 많이 나누셨으면 합니다

멀리 있다는 핑계로 그 자리에 참여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다녀오신 분들은 후기 좀 올려주세요,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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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역사와 치유

 

기획상영전 : 3월 6일~19일

돌속에갇힌말 - 3월 7일  13:00

                     3월 11일  15:00

                     3월 19일  11:00

장소 : KT&G 상상마당 홍대앞

문의 : 한국예술종합학교 AT클리닉랩(02-746-9570)

2008/03/18 16:38 2008/03/18 1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