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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08/26
    홍콩 가야 하는데...(4)
    손을 내밀어 우리
  2. 2007/08/24
    [가문비] 산 두부는 이제 안먹을래(16)
    손을 내밀어 우리
  3. 2007/08/12
    어제 집회에서 만난 아이(2)
    손을 내밀어 우리
  4. 2007/08/04
    화려한 휴가(6)
    손을 내밀어 우리
  5. 2007/08/03
    요즘(2)(6)
    손을 내밀어 우리
  6. 2007/08/03
    요즘(5)
    손을 내밀어 우리

홍콩 가야 하는데...

오늘 저녁에 청주공항에서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비는 마구 내리고 천둥치고 번개치네...우르르쾅쾅 뚜뚜뚜뚜뚜....

 

홍콩 왜 가냐고?

무슨 회읜지 워크샵인지 하나 있는데

자세한 것은 다녀와서 보고드리든지 하리다.

 

지금 일주일치의 아이들 반찬 미리 챙기는 것도 정신없고

짐보따리 싸는 것도 어수선하다.

 

지난 주에 밀린 일들 중에서 아직도 끝내지 못한 것 있어서

어쩔 줄 모르겠고 미안하기도 하고...

 

우리 노조 상황도 하 수상하고

 

하지만 간다. 5박 7일은 그냥 되는대로 흐르다가 돌아오리라.

 

잘들 계시고, 아마 문자는 전달이 될 듯하니

집나간 사람 찾거나 하늘이 무너질 일들 생기면 문자로 연락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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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비] 산 두부는 이제 안먹을래

집에서 두부 만드는 것에 참 관심이 많았지만

천연간수를 구하는 문제가 걸려서 그냥 지나치곤 했는데

8월초에 강릉 처가에 갔다가

천연바닷물간수를 2리터쯤 구해 왔다.

 

그 뒤로는 틈틈이 순두부와 두부를 만들어 먹는다.

저녁에 콩을 불려놓으면 아침에 순두부를 먹을 수 있고

(수련회 가서 순두부 해먹었더니 밤새 술먹었던 속이 말끔히 풀리더라~~)

조금만 더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두부 굳히는 것까지 가능하다.

 

두부를 두어번 만들고 나서

가문비가 일종의 폭탄선언을 했다.

 

"나 이제 마트에서 사온 두부는 안 먹을거니까 아빠가 알아서 해!!"

 

가문비가 가장 즐기는 반찬 중의 하나가 두부인데

집에서 만든 두부를 조달하라고 하니

꼼짝없이 일주일에 한두번씩 두부를 만들게 생겼다.^.^

 

참, 천연간수는 쇼핑몰에서도 팔더라.

1.5리터 용기 가득 채워서 6병에 1만원이고

오늘 주문하면 내일 받을 수 있다.

8월초에 갖고 온 간수가 거의 바닥나서

주초에 6병 주문해서는 그 중에 2병은 이웃집 임모 동지한테 선물했다.

 

자, 그러면 두부를 만들어 보자. 참 쉽고 즐거운 일이다.

 

1. 콩을 불린다. 머그컵 하나를 불리면 2컵 정도 분량이 되고 두부 한모쯤 만들 수 있다.

2. 불린콩의 2배 정도 되는 물을 부어서 믹서로 간다.

3. 베주머니에 넣어서 콩물만 짜낸다.

   (->베주머니 안에 남은 건 바로 비지다. 비지찌개, 비지전 만들어 먹으면 된다)

4. 한번만 짜내면 좀 아까운 듯하니까 아까보다 절반쯤의 물을 비지와 섞어 한번 더 믹서에서 갈고 베주머니에 넣어서 콩물을 짜낸 다음 처음의 콩물과 합친다.

   (->3번째에도 뭐가 나오는가 싶어서 시험삼아 해봤더니 거의 두부가 안나오더라. 두번이면 충분)

5. 콩물을 저으면서 팔팔 끓인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 잠시 한눈 팔았다가는 거품이 일면서 순식간에 콩물이 넘치므로, 찬물을 한컵정도 준비해 두었다가 넘쳐오르면 저으면서 찬물을 끼얹어 넘치지 않도록 해야 함!!)

6. 뜨거운 콩물을 체에 걸르고 천연간수를 마른 콩의 처음 분량만큼 넣고 그냥 둔다.

7. 잠시 후, 뭉게뭉게 응고된 덩어리가 생긴다. 이걸 살짝 끓이면 덩어리는 더욱 선명하게 되고 물은 맑아진다. 바로 순두부다. (->신김치 썰어넣고 약간의 양념간장을 더해서 먹으면 한끼 식사로 충분하다)

8. 순두부를 두부틀에 넣고 무거운 것으로 눌러두면 두부가 된다.  따뜻할때 양념간장에 찍어먹으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사진으로 살짝 보자.

이게 순두부...

 

집에서 만든 두부틀에 베보자기를 얹고...

 

응고된 두부를 떠넣고 위를 눌러서 두어시간 지나면...

 

요렇게 두부 모양이 나온다. 생긴 건 투박해도 맛은 그만이다.

 



두부틀을 파는가 싶어서 검색해봤더니

옥션에 하나 올라와 있는 것이

편백나무(히노끼)로 고급스럽게 만든 두부틀 하나에 33,000원이다. 으악.

천연간수를 파는 쇼핑몰에는 플라스틱 두부틀이 있는데 그것도 15,000원....쩝

 

그래서 마트에 가서 990원짜리 플라스틱 보관함을 세개 사다가

드릴로 5mm 구멍을 숭숭 뚫어서 뚝딱 만들었다.

돈벌기 정말 쉽다. ㅋㅋㅋ

그 중에 하나는 임모 동지한테 천연간수하고 같이 선물했더니

목공의 재주를 갖고 있는 이 동지가 나중에 나무로 하나 만들어 주겠다고 한다. 고마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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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집회에서 만난 아이

초등학교 6학년이라고 했다.

 

집회에 참석한 누군가의 아들쯤 되나 보다 하고 무심코 지나쳤는데

사회자가 보기엔 아무래도 이상타 싶어서 집회 끝무렵에 앞으로 불러냈다.

 

-혼자 왔어요?

=예.

-왜 왔어요?

=혼자 나들이하고 있었는데요, 홈에버 사장 할아버지가 나쁜 짓을 많이 한다는 얘기를 듣고 같이 하는 거예요.

(율동도 따라 하고 노래도 흥얼거리고... 그랬다)

 

똘망똘망하게 생긴 어린 아이가

차분하고 묵묵하게, 행동으로 어른들을 가르쳤다.

 

어떤 중년의 여인네는

경찰과 점주들과 노동자들이 홈에버 주차장 입구에 뒤섞여 있는 곳으로 돌진해서

내가 골프를 쳐야 하는데 왜 길을 가로막고 난리냐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는데....

 

우리 집 아이들도 언젠가부터 집회에 가자면 절레절레 하는데...

 

어제 홈에버 대전 유성점 앞에는

겨우 100명도 안되는 노동자,  학생들이 모였을 뿐인데...

 

(아이의 사진을 올려도 되는지 모르겠네... 이름도 모르고... 허락도 안받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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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휴가

우리 복지센터 조합원들은

하루의 강습이 끝나고 나면 밤 10시가 된다.

 

그러니까 회의는 주로 밤 10시가 지나서 시작한다.

회의가 끝나면 밤 12시쯤 되니까

술 한잔 나누다 보면 금세 새벽이 온다.

 

오늘 아니 어제도 밤 10시에 회의가 있었다.

파업을 포함한 앞으로의 투쟁계획을 논의하는 자리였으니

교섭대표인 이모 동지와 교섭위원인 나는 당근 참석했다.

 

끝나고 나서 습관처럼 맨날 술을 마시는 것보다는

차라리 심야영화나 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을 해서는

동지들과 함께 "화려한 휴가"를 봤다.

 

어떤 동지는 눈물을 펑펑 쏟다가 나오고

어떤 동지는 영화를 본 것도 오랜만이거니와

광주항쟁에 대해서는 처음 보았다고, 적잖은 충격을 받은 듯했다.

 

나는?

 

그 때 철부지 대학교 1학년이었던 나는,

그 후로 수없이 봤던 다큐멘타리 필름과

망월동을 장식한 흑백의 영정사진들에 길들여진 나는,

그것 때문에 인생의 많은 것들을 바꾸기도 했던 나는,

그러면서도 매 순간 눈물을 한없이 쏟았던 나는....

 

이민용 감독의 "개같은 날의 오후"에서

아파트 옥상에서 집단적으로 투신하던 여자들을 보면서

펑펑 울었을 때와는 비교할 수도 없이

찔끔찔금 몇 방울 새어나오는 눈물을 훔쳤을 뿐이다.

 

안성기, 김상경, 이요원, 송재호, 나문희, 이얼(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이얼 맞지?),

거기다가 민주대머리 박철민까지 가세한

배우들의 분장과 구호와 익살과 해학과 풍자와 총격전이 모두

아무래도 어색하고 불편했다.

 

광주는 드라마나 영화가 아니라

그냥 다큐멘타리로 살아 있었으면 좋겠다.

퇴색된 기억일지라도

뇌리에 있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잔혹하고 또한 가혹하다.

 

영화 "화려한 휴가"는

살아있는 듯하지만 기실 실밥이 잘 여며진 박제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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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2)

3. (가칭) 충청노동뉴스

 

요즘 몇몇 지부에 들어가서 내가 하는 일들 중에서 두가지를 소개하면 

-참터 회원과 전문가 확보를 위한 조언과  도움 요청

-(가칭) 충청노동뉴스 발기인과 후원인 모집과 도움 요청

 

참터가 무엇인지 궁금한 분은

http://www.scienceshop.or.kr로 가셔서 직접 보면 될 것이고,

(봐서 될일만은 아니고, 이런 활동에 꼭 도움이 될만한 분이 있으면

저한테 소개해 주셔야 합니다.^^)

(가칭)충청노동뉴스란 또 무엇이냐 하는 분이 있을텐데...

 

말 그대로 '충청'지역에 기반을 둔 '노동'전문 언론매체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금속노조 콜텍지회, 대한이연지회,

리베라호텔노조,

우리 노조 복지센터분회,

금산축협 등에다가

하이닉스 투쟁, 망향휴게소 투쟁 등

충청권의 투쟁은 일상다반사로 벌어지는데

이런 걸 제대로 보도하는 언론사가 어디 있어야 말이지.

 

그래서 직접 만들기로 했다.

내가 먼저 나선게 아니라

올해  현장으로 내려온 한 동지가 몸과 마음바쳐 해보겠다고 결의를 밝히고

열심으로 뛰어다니고 있는데 쬐금 보태는 심정으로다가 내 일처럼 여기고 있다.

 

발기인 모집하고 후원인 모집하면 다 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언론이 잘 자리잡기 위해서는 훌륭한 기자와 웹마스터와 서버 등등이

모두 필요한데 그게 마음먹은대로 9월까지 될지는 잘 모르겠다.

 

혹시나 대전와서 함께 일할 동지가 있으면 연락해 주시기 바람.~.~

 

 



(가칭)충청노동뉴스

지역(인터넷) 언론 창간을 제안한다


- 노,자간의 첨예한 대립이 있는 지역의 현장을 주목한다.

- 지역은 단결과 투쟁의 구심이다.

- 현장은 자본의 착취가 있는 곳이다.

- 현장은 투쟁이 있는 곳이다.


 87년 노동자 대투쟁 20주년 기념행사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우리들의 현장운동, 민주노조운동은 외형적으로 많은 성장을 하여왔다. 최소한 정규직조합원 수준에서는 경제, 사회,정치적 지위를 향상시킨 게 사실이다

그러나 돌아보면 우리들의 운동은 자본에 훨씬 더 많이 포섭되었고 우리들의 투쟁은 외연을 넓히지 못하고 집단이기주의로 매도되기 일쑤였다. 신자유주의는 우리사회 곳곳에 파고들었고 노동자 머릿속까지 장악할 지경이다. 비정규노동자 800만을 넘은 지 오래다.

우리 지역을 보자. 현자아산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부터 하이닉스, 청주대청소용역투쟁등 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과 절규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대한이연, 콜텍과 같은 구조조정과 노조탄압도 여전하다. 이렇게 신자유주의에 신음하며 2007년을 사는 노동자들에게 ‘87년 노동자 대투쟁 20주년 행사는 무엇인가’ 성찰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년 민주노조운동, 지역의 노동운동은 분명 성장하였다. 여기에 머무를 수만은 없다.

만일 우리운동이 이 정도의 성취에 머문다면 87년 노동자들의 인간선언은 박제돼 박물관으로 보내지고 말 것이다.


 87년 20주년을 즈음하여 우리 운동의 성과와 지역의 역량을 결집하여 지역 언론 창간을 제안한다. 새로운 시도가 지역의 노동자, 민중에게 또 다른 무기와 단결로 함께 할 것을 확신하며 현장의 여러 동지들께 지역언론(인터넷) 창간을 제안한다.


2007. 7. 25일

발기인 명단은 추후 밝힘(지금 진행중이라서): 고영주, 이경수, 이성우, 김예준, 임두혁 등등....

*지역언론은 무엇을 할것인가?

- 충청지역의 민주적 노동언론, 민중언론으로 자리 매김 한다.

- 신자유주의 반대, 중소사업장, 비정규노동자, 최저임금노동자, 노동 건강권 등 지역투쟁의 확산과 연대의식을 깨우는 역할을 자임한다.

- 여성, 인권, 빈민, 장애 등 민중 투쟁의 핵심을 노동자 민중의 눈으로 알려 낸다.


*사업의 주체

- 사단법인 (가칭)충청노동뉴스라한다.

- 현장중심의 발기인, 후원회원 모집과정을 통해 선출된 법인 이사와 편집위원, 후원회원이 사업의 주체이다.


*사업을 위한 준비 및 흐름도

-발기인 모집(30만원씩 100인)과 후원회원 동시 조직, 개별후원회원 이외에 노조사업장 단위의 후원을 조직한다.

-창간준비 사항 : 법인등록, 서버 구축, 사무실마련, 전문기자 및 웹마스터 등 모집


발기인 모집을 위한 제안문 작성 서명 ⇒ 발기인 모집(후원회원과 동시) 및 사업설명회 충북, 충남등 각 단위별 ⇒ 8월중순 발기인 대회 ⇒ 8말9초 창간준비 웹페이지 공개 ⇒ 9월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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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1. (반찬)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뭘 먹이지 하는 게 고민이다.

냉장고나 김치냉장고, 뒷베란다의 선반에는

갖가지 밑반찬과 음식재료들이 저장되어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취향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아이들이 아주 까다로운 반찬을 원하는 것은 아니니까 다행이기는 하다.

두부, 감자, 김치, 계란, 때로 생선이나 쇠고기, 돼지고기를

간단하게 조리하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반찬이 된다.

 

문제는 같은 반찬을 두번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끼니마다 새로 만든 반찬을 한두가지씩만 먹는다.

아침에 아무리 맛있게 먹었던 반찬도 점심때면 손사래를 치고,

된장찌개나 국은 처음 끓였을 때만 먹는다.

 

적어도 점심은 학교급식으로 해결하는 평소와는 달리

방학은 하루 세끼 반찬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정말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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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내용은 덧붙여서 쓰거나 기분 내키면 따로 쓰거나....

 

2. (복지센터  비정규직 투쟁)

 

3. (가칭) 충청노동뉴스

 

4. (우리 노조 선거)

 

5. (당 내부경선)

 

 



2. (복지센터 비정규직 투쟁)

반찬 못지 않게 고민이 되는게 이것이다.

나야 고민만 하는 것이지만 담당한 사무처 동지들은 몸이 부서져라 열심히들 하고 있어서

미안하기까지 하다.

집행부도 없는 상황에서 비정규직 투쟁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겠는가.

 

사연인 즉은,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라는 곳이 있고 그 부설기관으로 복지센터라는 곳이 있다.

전민동과 도룡동 두 곳에 스포츠센터를 운영하고 보육사업(어린이집)도 하고 있다.

이곳에는 우리 노조 지부가 있고 그 지부는 정규직과 계약직(어린이집 교사 포함)

60여명이 조합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봄부터 스포츠센터에서 일하던 강사들이 우리 노조에 가입하겠다고 찾아왔다.

비정규직 조합원은 해당 사업장지부로 조직한다는 것이 우리 노조의 방침인데,

소위 정규직지부가 비정규직 강사 조합원들을 책임질 수 없다고 본부로 떠민 것이다.

 

우여곡절끝에 이 비정규직 강사조합원들은

(수영강사, 헬쓰강사, 스쿼시강사, 골프강사....)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 복지센터분회라는 긴 이름으로 조직되었고,

사측의 이른바 경영합리화 방안에 맞서서 투쟁을 본격적으로 벌이게 된다.

 

이들의 노동조건에 대해서 간략히 살펴보자.

 

"저희는 지난 수년간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에 대해 무지하게 살아왔습니다.

 

매달 바뀌는 급여일 때문에 생활의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그것이 문제인지 몰랐습니다. 하루에 12시간, 일주일에 60시간 가까운 힘겨운 노동시간을 수당 한번 받지 못한 채 지내면서도 그것이 잘못된 것인지 정말 몰랐습니다. 생리기간 중 물속에 들어가고, 체련장을 오가면서도 그것이 여성노동자라면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권리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일주일에 단 하루 남들이 일하는 월요일에 휴일을 갖고, 휴일은 당연히 임금이 지급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살았습니다. 근로계약서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했습니다. 사소한 실수로 옆의 동료가 쫓겨나가도 그것이 부당하다고 말 한번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욕설과 인격을 모독하는 언사에도 그저 침묵하고 참아왔습니다.

 

연구단지 다른 연구소의 경우 수개월만 일을 해도 가입되어 있는 고용보험은 물론이고, 국민연금과 국민건강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산재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사용자는 마치 자랑처럼 이야기하지만, 우리 강사노동자들은 그 사실을 통보받지도 못했고 그래서 모든 것을 자비로 처리하기가 일쑤였으며, 어쩌다 사용자로부터 소액의 돈을 지급받는 것도 미안해해야 했습니다. "(6월 26일일 복지센터 기자회견문)

 

이런 강사조합원들에게 복지센터 소장(허태정)은

스포츠센터의 적자운영구조를 개선하고 비정규직법 시행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하여

강사들 전원(33명)을 아웃소싱하겠다고 했는데,

그러한 사측의 방안이 마련된 날짜가 지난 6월 4일이었다.

그리고 나서 추진일정이 가관이다.

6월 13일 직원설명회

6월 20일 근로자대표 간담회

6월 27일 외주업자 사업설명회

6월 28-29일 외주업자 선정

7월 업무인수인계

8월 1일 외주업자 업무개시

 

허허허, 아웃소싱 계획을 마련하고 직원설명회를 개최한 후 불과 15일만에

외주업자를 선정하겠다는 이 광랜속도의 구조조정 계획이라니!

 

3천여명에 달하는 회원들이 일제히 반대서명에 참여하고

복지센터분회는 중식집회와 선전전을 중심으로 투쟁을 벌이고

그 과정에서 감행된 외주업자 설명회는 자발적인 회원들(주로 주부들) 150여명이 몰려가서

사실상 복지센터 사무실을 마비시킴으로써 무산되었고,

급기야 7월 12일에 충남지노위의 중재로

"사용자는 강사조합원의 고용문제(아웃소싱)를 포함한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한다.

 단, 교섭은 주1회 이상 실시한다"는 합의서를 작정하였다.

 

그래서 단체교섭은 잘 되었느냐?

7월 20일 1차 교섭: 교섭원칙 합의, 노동조합의 요구안 제출. 사용자측 아웃소싱부터 논의하자.

7월  23일 2차 교섭: 교섭기간중의 일방적인 근무변경지시로 논란.

7월 27일 3차 교섭: 이른바 경영합리화방안의 근거에 대한 토론을 벌였으나 사측은 노조측의 추궁에 대한 제대로 된 답변도 못하면서 아웃소싱 강행의지를 피력함.

7월 30일 4차 교섭: 사측은 아웃소싱에 대한 노조의 동의만을 요구했고, 교섭 결렬.

 

7월 31일에 충남지노위에 조정신청을 하였고, 17명 조합원 전원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한 상태이다.

 

문제는,

현재의 우리 노조 (임시집행부)상임위원장은 이 기간 동안에

정규직 지부의 입장에 서서 강사조합원들의 투쟁을 좌초시키려 시도하였고,

복지센터정규직지부는 사실상 사측의 입장에 서서 강사조합원들을 탄압해 왔다는 것.

특히 교섭과정에서 정규직지부의 전직 지부장이 사측의 교섭위원으로 들어와서

강사조합원들의 아웃소싱계획에 대해서 정규직지부가 이미 사측과 합의해주었기 때문에

합법적이라고 강변까지 하더라는 것.

그리고 파업을 앞둔 지금

정규직지부의 부지부장이 우리 노조 선거에 사무처장으로 전격 출마했다는 것,

이러한 일련의 난맥상으로 인하여

복지센터 강사조합원들의 투쟁의 열기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소수만의 투쟁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강사조합원들의 투쟁열기는 대단히 높고(도중 이탈자가 있기는 했지만)

파업에 들어가면 전민동 수영장은 그대로 마비될 정도로 일정한 파괴력이 있고,

주부 회원들의 지원과 격려,

우리 노조 일부지부일망정 열심으로 함께 하는 동지들 여럿 있고,

지역의 장기투쟁하는 동지들의 연대가 큰 힘이 되고 있으니,

절대로 호락호락하게 사측의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내가 이 투쟁에서 맡은 역할은 교섭위원이고,

집회의 단골참가자이며,

강사조합원들과 술벗이 되고 말벗이 되는 것 정도이지만,

날마다 고민하고 또 배우고 하고 있다는 얘기올시다.

 

사진 포함해서,

현장의 시시콜콜한 얘기들은 틈틈이 소개하도록 하지요.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나머지 주제들은 시간나는 대로 이어가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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