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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10/29
    자기 몸은 자기가 제일 잘 안다
    손을 내밀어 우리
  2. 2008/10/28
    간장새우장(10)
    손을 내밀어 우리
  3. 2008/10/27
    안면도 간다(6)
    손을 내밀어 우리
  4. 2008/10/23
    200000(6)
    손을 내밀어 우리
  5. 2008/10/23
    인문사회계 출연연에 대한 졸속 구조조정...(1)
    손을 내밀어 우리
  6. 2008/10/15
    승용차 홀짝제 석달(7)
    손을 내밀어 우리
  7. 2008/10/14
    투표함 3개(6)
    손을 내밀어 우리
  8. 2008/10/04
    400464(7)
    손을 내밀어 우리
  9. 2008/10/02
    기차표 완전 매진(2)
    손을 내밀어 우리
  10. 2008/10/01
    10월(2)
    손을 내밀어 우리

자기 몸은 자기가 제일 잘 안다

10월초에 라는 과학기술 관련 인터넷 신문이 창간한다고

우리 노동조합으로 정기적인 칼럼 투고 요청이 들어왔고,

몇몇 동지들이 번갈아 쓰기로 했다.

 

그 첫번째 글을 내가 쓰기로 하고 9월 12일엔가 보냈는데,

신문은 이번 주에 와서야 창간을 했는지

엊그제 실렸다고 전갈이 왔더라.

 

제목은 '출연연 몸은 출연연이 잘 안다'로 바뀌었는데, 좀 생뚱맞다.

원래 붙은 제목부터 좀 거시기했던 것 같기도 하다.

 

암튼, 원문은 요기에 있고, 신문에 실린 건 첨부했다.

 

 

정부가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에 PBS(연구과제중심운영제도)를 도입한 것은 1996년의 일이다. 초기에 ‘총연구원가 프로젝트베이스시스템’으로 불린 데서 알 수 있듯이, PBS는 인건비를 포함하여 연구에 소요되는 실제 비용을 프로젝트에 모두 반영하는 제도이다. 정부는 PBS를 통해 연구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연구책임자에게 권한과 책임을 모두 주겠다, 연구비만 확보하면 비정규직도 정규직과 동등한 처우가 가능하다, 연구만 잘하면 누구나 연구책임자가 될 수 있고 고액연봉자가 될 수 있다, 이런 얘기들이 당시 정부가 내세웠던 PBS 강행의 논리였다.

연구현장의 여론은 전연 딴판이었다. PBS는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여 출연연의 정체성을 잃게 할 것이며, 정부가 내세운 PBS의 목표는 결코 실현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1996년 7월에는 출연연 연구원 4천여명이 과천청사에 모여 PBS 폐지를 요구했지만, 정부는  PBS를 강행했다. 그리고 예고된 것처럼, 지난 12년 동안 PBS는 애물단지가 되었다. 연구원들은 자신들을 ‘보따리장사’, ‘앵벌이’라고 자조했다. 인건비를 벌기 위해서 프로젝트 수주경쟁에 매달렸다. 때로는 동료들과 낯 뜨거운 경쟁도 불사했고, 자신의 전공을 뛰어넘기도 했다. 인건비도 충분히 확보되기 않아 비정규직은 도리어 더 늘어났다.

출연연에 무한경쟁시대가 도래했다. 40대 박사들의 돌연사가 이어졌고, 연구비 압박에 자살하는 연구원도 생겼다. 출연연의 고유기능은 실종되었다. 그래서 출연연 개혁을 말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이 PBS이다. PBS는 국민에게는 이름도 생소하지만 연구원들에는 길고 처절한 악몽이다. 정권과 장관이 바뀔 때마다 PBS는 논란거리가 되었으며, PBS 개선은 대선이나 총선의 단골 공약이 되었다. 이명박 정부가 인건비를 70%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약속한 것은 출연연의 절박한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어디 PBS 뿐이랴. 1997년 이후에는 IMF 환란 극복을 빌미로 출연연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공기업과 같은 잣대로 평가받고 구조조정을 강요받았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연봉제, 계약제, 정년단축, 퇴직금누진제 폐지 등으로 인해 연구원들은 철퇴를 맞았다. 많은 연구원들은 살 길을 찾아 대학으로 떠나고 심지어 외국으로 되돌아가기도 했다.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를 지내온 출연연의 고난에 찬 이력서이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6개월이 지났다. 이제 정부는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른 정체성 확립 노력이 부족했다고 출연연을 나무란다. 연구원의 사기가 떨어지고, 연구생산성이 저하되고, 국가경쟁력이 뒤떨어지게 된 것이 모두 출연연의 혁신과 개혁이 부족한 탓이라고 비판한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푸는 우선적인 일은 출연연의 정체성 확보라고 충고한다. 대학과 민간이 하기 어려운 대형 융·복합형 기초연구와 국가사회적인 문제(National Agenda)를 해결하는 연구를 중심으로 출연연의 정체성을 확보하라고 말한다.

얼핏 들으면 일리는 있지만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아니다. 출연연은 그동안 정부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했고 모든 역량을 다 쏟아 과학기술입국에 매진했다. 그러므로 지금은 정책 실패의 책임을 출연연에 떠넘길 때가 아니다. 프로크루스테스(Procrustes)의 침대와 같은 획일적인 정책으로 출연연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연구 환경 구축에 실패한 정부가 먼저 지난 실패를 반추하고 그것을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 PBS의 실패는 좋은 반면교사가 될 것이다. PBS를 도입할 때 연구현장의 목소리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그 후에도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불완전한 제도의 도입으로 큰 희생을 치른 것은 출연연이었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섣부른 개혁이나 ‘선진화’가 아니다. 시간이 걸려도 목표가 분명하고 실천계획이 충실하며 출연연 현실을 잘 반영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으고 연구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정책 당국과 연구현장이 따로 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럼 출연연은 어떻게 해야 하나? 정부 정책을 수동적으로 따라갈 것이 아니라 검증하고 비판하고 충분히 납득한 다음에 실행에 옮겨야 한다. 자기 몸은 자기가 제일 잘 안다고 했다. 정부와 국민은, 출연연 스스로 환골탈태하여 재도약할 수 있도록  믿고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2008.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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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새우장

손을 내밀어 우리님의 [안면도 간다] 에 관련된 글.

 

올해 꽃게가 무척 싸다.

간장게장 만들기에는 딱 좋은 시기이다.

대천에서 꽃게를 사고 나서 보니 그 옆에 풍성하게 누운 왕새우들이 눈에 띈다.

수컷은 1킬로그램에 2만원, 꽃게를 무리지어 샀더니 새우도 넉넉하게 싸준다.

 

( 꽃게 가격)

1.  큰거: 2-3마리/1킬로그램/18,000원-10/24, 23,000원-10/26,

     바람불어 배가 못나간다고 이틀 사이에 팍팍 올랐음. 

     흥정해서 1킬로그램에 2만원...

2. 작은 거: 4-5마리/1킬로그램/13,000원-10/24, 15,000원-10/26,

    작은 거는 다 팔려서 하는 수 없이 게장용으로 큰 것들 중에서 작은 것을 골라서 샀음)

3. 2-3주 전에 꽃게 4-5마리/1킬로그램 => 노은동 수산시장에서 15,000원이었는데

    최근 시세는 확인안함.

4. 이 가격들은 모두 살아있는 꽃게에 대한 것임.

 

집에 와서 몇 마리는 쪄서 먹고

나머지는 간장새우장을 만들었다.

레시피는 여러 곳을 찾아보고 참고했다.

 

오늘 아침에 간장국물 맛을 살짝 봤더니

그런 대로 숙성이 되고 있는 것 같아서

여기에도 올려 본다.

 

내일 아침에 간장국물만 따라내어 끓여서 다시 붓고

하루쯤 더 익히면 모레 아침에는 먹을 수 있을 것인데,

그 때 가서 맛없으면 어떡하지?^.~

 

게장은 어떻게 했느냐고?

하나는 이 새우장과 엇비슷한 방법으로 만들었고

다른 하나는 내 멋대로 간장 조합을 바꾸어 봤는데

사진으로는 아직 시커먼 국물만 보여서 오늘은 소개를 생략한다.


어제(10/27) 아침 6시, 간장국물을 채워넣기 직전...

 

오늘(10/28) 아침 7시 40분, 하루동안 김치냉장고에 두었다가 꺼내어 본 것...

 

 




(실컷 썼다가 다 날렸음-.- 그나마 본문은 일단 저장했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그냥 포기할 뻔했음. 두번째 쓰면 신기하게도 이전에 쓴 내용보다 부실해진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보기 바람...)

 

<새우준비>

대하 700-800그람을 소주 1컵과 물 1컵 섞은 물에 잠시 담갔다가(그냥 묽은 소금물로 씻어도 됨, 집에 마시다가 남은 소주가 있어서^^) 수염과 긴 다리는 정리하고 체에 받쳐 둔다.(쓰기 전에 키친타올로 살짝 닦아 줌) 

 

<간장국물 만들기>

1. 간장 4컵, 멸치다시마육수 4컵, 집간장 1/2컵, 와이트 와인 + 청주 1/2컵(와인도 남은 게 있어서 씀)을 섞고, 사과 3개(4등분), 양파 1개(4등분), 대파 흰 부분만 잘라서 2개 분량을 넣어서, 팔팔 끓인다.

2. 약한 불에서 대파가 흐물흐물해질 때까지 끓이고, 건데기는 건져서 버린다.

3. 국물은 식혀 둔다.

 

<양념 준비>

마른 고추: 2-3개를 씨를 빼고 살짝 씻어서 물기를  닦은 후에, 작게 가위질.

청고추, 홍고추, 매운 고추: 냉장고에 있는 것들 적당량 꺼내어서 송송 쓸든지 어슷썰기를 하든지 맘대로~.~(아, 적당량 할 때 헷갈리는 분이라면, 매운고추 2개, 청.홍고추 2-3개면 된다. 홍고추로 하는게 색깔이 좋음)

마늘: 5쪽. 얇게 썰어도 좋고 채썰어도 좋고...ㅎㅎ

생강: 1쪽(엄지 손가락 한 마디쯤). 마늘처럼...

통후추: 집에 넘치게 있어서 썼지만 없으면 생략해도 무방함.

 

<완성하기>

1. 적당한 크기의 밀폐용기에 새우를 가지런하게 넣고, 그 사이사이로 준비한 양념들을 더한 다음에, 간장국물을 그득하게 채운다.

2. (김치)냉장고에 두고 만 이틀이 지나면 간장국물만 따라내어 한번 끓이고 식힌 다음 다시 붓는다.

3. 3일 지나서부터 먹으면 되지만 식성이나 새우 크기에 따라 이틀 지나고 먹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4. 오래 둘 것 같으면 새우만 따로 꺼내어서 냉동해놓는 것이 맛을 유지하기가 수월하다.

  

<참고>

1. 국물은 게장에도 쓰려고 넉넉히 만든 것임.

2. 혹시 빠진 내용 중에서 중요한 것이 있다면 나중에 보충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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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 간다

삽시도에 놀러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대천항에 들러 꽃게랑 새우랑 사와서는

게장이랑 새우장이랑 담그려고 보니

이미 밤이 깊었다.

 

눈 좀 붙이고 하자고 소파에 누웠다가 일어났더니

새벽 3시 30분,

그 후로 출근시간이 될 때까지

간장게장1, 간장게장2, 간장새우장 만든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게장1과 게장2는 간장의 조성을 달리 한 것임)

 

오늘 일정은 오후 1시 40분부터 3시 40분까지

한 지부의 교육을 해야 하고,

돌아와서 8시부터 지역연대모임 회의가 있다.

 

사무실에 들어가는데 본부에서 전화를 걸어서는

10시에 출발하자고 한다.

허겁지겁 교안을 챙겨들고는 지금 본부로 왔다.

 

어젯밤에 왔던 길을 다시 거슬러 안면도로 간다.

새우장 사진 찍은 거며,

주말에 잘 놀다 온 얘기는 안면도까지 다녀와서

시간 나면 올리도록 하고....

 

잠깐 시간나서 남의 피씨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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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0

 

카메라 정리하다가...ㅎㅎ

 

10월 초순의 일이었다.

차를 몰고 나서는데 막 주행거리가 막 20만킬로미터로 올라서고 있는 거다.

허리춤에 끼고 있던 카메라를 꺼내어  한 장 찍었다.

 

2000년 5월 26일부터인가 이 차를 몰기 시작했으니

8년 하고도 넉달 가량 지난 시점에 20만 킬로미터라...

 

처음 4년은 참 무지막지하게 쏘다녔던 것 같고

나중 4년은 주로 KTX나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

언제 이 차로 지구를 다섯바퀴 돌았지?

 

암튼, 고생했다, 주인 잘못 만나서 혹사당한 너.

 

(예전에 누가 계산해 준 바에 따르면

내가 돌아다니는 거리가 1년에  약 4만킬로미터 된다고 했으니

이 차가 20만킬로미터 다니는 동안에 나는 최소한 32만킬로미터는 다닌 것인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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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계 출연연에 대한 졸속 구조조정...

지난 주에 썼던 한장짜리 정세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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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과학기술계 26개 출연(연)에 대해 중장기적 구조개편 방침을 마련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23개 출연(연)에 대해서는 연내에 구조개편을 강행하겠다는 계획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국무총리실 조원동 국정운영실장은 10월 13일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대표단과의 면담에서, ‘새 정부 들어 단행된 정부조직 개편에 맞게끔 출연(연)의 기능 통합 등 구조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정부 입법발의로 할 경우에는 부처간 조율 등의 과정에서 시간이 걸릴 수 있으므로 의원 입법발의를 통해 연내에 입법을 완료하고 구조개편을 마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인문사회계 출연(연)에 대해 정부는, △연구회 체제 10년을 거치면서 당초 출범 취지에 비해서 출연(연)의 독립성이 지나치게 커졌고, △연구회를 통한 협동연구는 미흡하며, △운영의 효율성도 개선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이같은 입장은 한반도선진화재단이 10월 2일 공청회에서 발표한 ‘(인문사회계) 정부출연연구기관 운영 개편방안 연구’ 용역보고서에 대체로 반영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인문사회계 출연(연)을 각 부처로 환원하자는 안과 23개 기관을 하나로 통합해서 대통령실이나 국무총리실 직속으로 두자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안들이 모두 비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출연(연)의 발전과정을 거꾸로 되돌리려고 한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출연(연)을 개별 부처로 환원하자는 안은 당초 연구회 출범의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다. 출연(연)이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합리화하는 ‘지식시녀’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정부가 인정함으로써 출범한 것이 연구회 체제였는데, 다시금 각 부처의 간섭과 통제체제로 회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은 지적한다. 23개 출연(연)을 하나로 통합하여 대통령실 또는 국무총리실 산하에 두는 것도 출연(연)의 공공성을 해치기는 마찬가지이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이 엄연히 기관장 임명권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 들어서 23개 출연(연) 중에서 13개 기관장이 임기와 무관하게 교체되었는데 대통령실이나 국무총리실 직속으로 두게 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인문사회계 출연(연)이 정권의 지배이데올로기를 생산하는 도구로 전락할 것인지, 아니면 공공연구기관으로서 위상과 역할을 분명히 할 것인지, 향후 2개월이 고비가 될 것이다.  (2008. 10. 16)

*인문사회계 23개 출연(연) :

산업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통일연구원, 한국교통연구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한국법제연구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국토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한국노동연구원, 한국조세연구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한국행정연구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한국여성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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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 홀짝제 석달

 

어제 낮

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서 생명공학연구원 후문에 이르는

1킬로미터쯤 되는 길 양쪽에는

끝자리가 짝수로 끝나는 승용차들이 빼곡하게 줄지어 주차해 있었습니다.

 

홀짝제가 시행된 지 어언 석달,

국제유가는 140달러에서 거의 절반으로 내려앉았지만

그 놈의 환율 때문에 국내 석유값은 내릴 수가 없다는 얄궂고도 궁색한 변명이라니...

 

쓸데없는 전시행정은 이만 거두고

저 승용차들이 당당하게 연구소의 정문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한바탕 푸닥거리라도 해야 할 때인 듯 싶습니다.

 

 

 

 

 



[한겨레 : 이준구칼럼] 승용차 홀짝제의 초라한 진실
기사입력 2008-07-23 21:57

지금 우리 경제는 각종 악재에 가로막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 국외 요인이 어려움의 주원천이지만, 정부의 잘못된 대응도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다. 무리한 고환율정책으로 물가상승 추세를 걷잡을 수 없게 만들어버린 것이 그 좋은 예다. 그 결과 스태그플레이션의 덫에 걸려 이제는 옴짝달싹하기조차 어려운 처지에 빠져 버렸다.

궁지에 빠진 정부는 최근 공공부문 승용차 홀짝제라는 기묘한 카드를 들고 나왔다. 도대체 무엇을 기대하고 비싼 돈 들여 일간지에 광고까지 해대며 난리를 치는지 알 수 없다. 홀짝제가 골리앗을 거꾸러뜨린 다윗의 돌이라도 되는 양 생각한다면 그건 큰 착각이다. 단언코 말하지만 홀짝제 같은 미봉책으로는 우리 경제를 전혀 되살릴 수 없다.

설사 홀짝제가 100% 성공을 거둔다 해도 절약되는 에너지 양은 정말로 미미한 수준이다. 공무원들의 승용차 사용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극단적 가정 아래 간단한 계산을 해보자.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소비량 중 승용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5%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25살부터 64살에 이르는 인구 중 공무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3%를 넘지 않는다.

이 수치들을 대입해 답을 구해보면 에너지 절약 폭은 0.075%라는 계산결과가 나온다. 더군다나 실제의 절약 폭은 이보다 훨씬 더 작을 가능성이 크다. 무슨 획기적인 대책이라도 되는 양 호들갑을 떠는 모습이 우스울 따름이다. 태산명동(泰山鳴動)에 서일필(鼠一匹)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사람들이 이 초라하기 짝이 없는 홀짝제의 진실을 잘 모른다는 데 있다.

이런 정도의 미미한 에너지 절감으로 과연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경상수지 적자 폭을 눈곱만큼 줄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석유제품 가격은 단 몇 원조차 내리게 만들 수 없을 것이 분명하다. 그 정도의 수요 감소에 꿈쩍할 정유회사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순간의 최우선 과제인 물가 안정에는 그 어떤 도움도 될 수 없다.

홀짝제는 무언가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목적을 둔 전시행정의 전형적 사례다. 이런 전시행정으로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구태여 말할 필요조차 없다.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조처가 수없이 취해졌지만 이렇다 할 개선이 이루어진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근본적 해결책이 시급한 터에 이런 쇼나 벌이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부문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눈에 띄는 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에너지 소비성향을 갖고 있는 우리 경제의 기본구조를 뜯어고치는 일이다. 그리고 이런 정책과제는 시장친화적인 방법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홀짝제는 이런 요건을 하나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틀에 하루씩 자동차를 운행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생각 밖으로 과격한 규제다. 밀 수입가격이 올랐다고 이틀에 하루씩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입만 열면 규제철폐를 부르짖는 정부가 쓸모도 없는 과격한 규제를 도입한 것은 역설이 아닐 수 없다. 시장친화적 정부라는 구호가 결국은 입치레에 불과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된다.

공무원이 솔선수범해 에너지 절약에 앞장서야 한다는 말이 그럴듯하게 들리기는 한다. 바로 그 점을 노려 홀짝제라는 쇼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은 그런 쇼가 아니라 실효성 있는 에너지 절감의 비전과 대책이다. 지금은 그런 쇼나 보며 즐길 여유가 있는 한가한 때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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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함 3개

 

어제 오후에

같이 일하는 모모 동지가 혼자서 애쓰더니

투표함 3개를 뚝딱 만들었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제1대 임원 보궐선거

한국생명공학연구원지부 제17대 대의원선거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제2기 임원선거

 

이 3개의 선거가 다음 주(20-23일)에 동시에 치러진다.

 

공공연구노조 임원보궐선거,

작년 8월 중순에 선거했다가 지난 4월 3일에 위원장 해임하고, 우여곡절을 거치며 지금 와서야 임기 10개월 남은 보궐선거를 하게 되었다.  위원장 후보로 나선 동지가 나를 콕 찍어 무조건 정책위원장을 하라고 하는데 예전부터 임원만 아니면 다 하겠다고 큰소리친 적도 있고, 우리 지부 투쟁도 끝났으니, 뾰족하게 도망칠 핑계도 없다. 공식화되면, 처음 본부에 상근하던 마음으로 다시 치열하게 한번 일에 매달려 보자는 마음이다.

 

지부 대의원선거,

9개 선거구 중에서 3명은 연임하게 되었지만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지부장(비대위원장)과 모모 동지가 고생하는 옆에서 나는 구경꾼 노릇만 하고 있다.

우리도 수련회 한번 가 보자고 했던 계획이 투쟁하느라 또 밀렸는데

새 대의원들을 중심으로 해서 수련회나 한번 가자고 할까?^.^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임원선거,

2004년말에 내가 연맹 임원으로 나갈 때 선거 치르다가 부정선거니 뭐니 시비가 붙어서 실패한 이후에 무려 4년만에 정상화를 위한 선거를 치르게 된다. 지난 주까지 여러 번의 모임을 갖고 다들 노력하고 몇 동지들이 어려운 결심을 한 끝에 후보진이 구성되었고 어제는 선거대책본부 발대식까지 했다. 본부장 맡으라, 수석부본부장 해라, 나한테까지 불똥이 튀는 것을 가까스로 마다 했더니, 선대본 집행위원장을 덜컥 맡겨서 선거대책회의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어제 발대식은 모처럼 지역의 노조 간부들이 1백여명 모여서 열띤 분위기로 진행되었는데, 선거까지 잘 되기를 바라고 믿는다. 

 

이런 선거의 틈새에서 내가 하고 있는 고민들은....

-지역연대모임 집행위원회를 언제 어떻게 하지?

-미디어충청에 내기로 했던 기획안은 언제 마무리하지?

-참터 운영위원 노릇 좀 열심히 해라...진보신당 운영위원 노릇은 어떻고?

-출연(연)에 대한 정세동향 원고 써야 하는데...

-공공연구노조 정책위원장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지역본부는 임원선거만 끝나면 저절로 가는 건가?

-노건추...아 노건추....이번 주말에 출범하는구나...

-투쟁보고서(속보1-95호 모음 등) 편집은 언제 하나?

-지부 투쟁 마무리를 위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

.....등등등, 얼핏 적어 보니 이런 것들이네.

살펴 보면 내가 제대로 하는 일은 하나도 없는 듯...ㅠ.ㅠ

 

그래도

10월 20일에 생공투를 해산하고(속보 94, 95호...두번 남았다^^)

3개의 선거까지 잘 치르고 나면

몇 달 동안 나를 짓눌렀던 큰 일들은 모두 풀리는 셈이다.

좋은 일이거나 다행한 일이거나...ㅎㅎ

 

좀 더 자유롭게

좀 더 여유롭게

이 가을의 끝을 맞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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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464

요즘 블로그 방문자 수 관련한 이벤트가 없는 것 같아서

나라도 40만번째 방문을 기념하는 이벤트나 한번 열어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어랍쇼,

얼마전까지 39만 언저리에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 와서 확인하니, 벌써 40만을 넘어서서 400464이다.

 

언제들 다녀가신 거지?

참 부지런한 분들이시네요.

고맙습니다. 꾸우벅~~

 

말난 김에, 444444번째 방문을 기념하는 이벤트나 구상해 볼까.

좋은 아이디어 있는 분 제안해 주세여.

 

연휴에 어디 여행간 분들,

집에서 쉬고 있는 분들,

연휴에도 출근하거나 투쟁을 멈출 수 없는 분들,

무얼 하시든지 신명나고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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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표 완전 매진

숙명여대에서 7시 15분부터 9시 20분까지 강연을 했다.

다양한 전공을 가진 10명쯤의 학생들을 앞에 놓고

BT, IT, 현장과학기술자들의 보람과 고민, 과학과 사회의 소통과 시민참여,

대안과학운동 어쩌구 하면서 떠들었다.

 

생각보다 많이 늦었다.

7시에 시작하면 9시 차는 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빔 프로젝트 세팅이 늦었고

으레 그렇듯이 사람들 오는 것 기다리다가 더 늦었다.

 

(10시 반에는 대전에 도착할 수 있겠다고

술 약속을 하나 잡아 두고 왔는데 너무 늦었다.)

 

다음 주에 고대에서 한번 더 있으니까

오늘 나랑 같이 뒷풀이할 생각을 한 학생들은

고대 강연회 뒷풀이에서 만나자고 양해를 구하고

부리나케 택시를 타고 서울역을 왔다.

 

그런데 웬걸,

KTX 9시 40분, 10시, 10시 30분, 새마을 무궁화 모두 매진이다.

특히, 10시 30분발 KTX는 대전이 종착역이라서

명절 연휴에도 매진된 것을 경험하지 못했는데

만만한 자유석도 동이 났고 특실 하나 남았단다.

 

울며 겨자먹기로 1만원 가까이 더 주고 특실을 끊고

오랜만에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오늘 술자리에서 이모 동지랑

아주 중요한 얘기를 해야 하는데, 큰일났네...ㅠ.ㅠ

 

-서울역 대합실에도 자리가 없어 버거킹에서 자리잡고 놀고 있음.

-저녁도 안먹었는데 햄버거나 하나 먹을까? 그냥 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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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0월의 첫 날, 가을의 흔적을 더듬어 사진을 찍고 있는 나에게, 어느 조합원이 지나다가 한마디 툭 던집니다. “자료가 없으세요?”

네. 맞습니다. 내가 발 담그고 있는 강물이 어제의 그 강물이 아니듯이, 10월은 작년의 그 10월이 아니지 않습니까? 눈부신 10월,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오늘 <생공투 속보 90호>에 쓴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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