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자나라씨, 코코이씨 잘 가세요.

  • 등록일
    2008/11/16 00:34
  • 수정일
    2008/11/16 00:34

카자흐스탄 자나라씨와 필리핀 코코이씨가 오늘 그리운 고향으로 출국을 하였습니다.

 

자나라씨는 딸하나를 키우는 카자흐스탄 평범한 주부였습니다. 7년전 남편이 질병으로 죽기전까지는 남편과 자녀 그리고 노모와 오손도손 살던 평범한 카자흐스탄 주부였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남편이 병을 얻어 죽게되어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습니다.

 

한국에 먼저 온 동생이 있어 관광비자를 발급받아 4년전 한국에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인천에서 재활용업체에 취직을 하여 돈을 벌었습니다. 가족이 행복하게 사는 날을 고대하며 자신이 필요한 화장품이며, 옷 등을 사지 않고 아이들과 노모에게 급여의 80%를 송금하였습니다.

 

한 3년간은 그나마 일자리에서 쫓겨나지 않고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경기가 좋아지지 않아 자나라씨는 미등록이주노동자(불법체류자)이기에 회사에서 해고되어 여동생이 있는 경기 화성 덕절리에 오게 되었습니다.

 

경기도 화성 덕절리에 오게 되어 저희 센터와 자나라씨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한국말도 잘하고, 무엇이든 열심히 하고자 하는 자나라씨 모습에서 어두운 그림자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늘 명랑한 30대말 아주머니 였습니다.

 

올 10월 카자흐스탄으로부터 좋지 않은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 그러나 인천에 있는 회사에서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여 돈을 지급 받아야 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저희센터에 찾아와 비행기표를 마련하기 위해 퇴직금을 지급해 달라는 부탁을 간곡히 하고 갔습니다.

 

다급히 회사에 전화를 걸었지만 회사는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당장 돈 지급을 할 수 없기에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자나라씨 사정은 급박하였습니다.

 

일단 노동부에 진정서를 인터넷으로 넣었습니다. 경인지방노동청 인천지청에서 이 사건을 맡아 회사와 이야기를 하고 곧 퇴직금을 지급해 준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였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노동부와 약속한 날짜에 입금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직접 노동부로 찾아가 회사와의 약속 이행을 근로감독관에서 요청하기로 하였습니다. 근로감독관은 자나라씨의 사정을 듣고 손수 나서서 회사의 상무와 이야기를 하며, 오늘내로(10월 25일) 지급할 것을 독촉하였습니다. 그러자 회사는 오후에 입금을 해준다며 회사로 직접방문 하라고 말했습니다.

 

10월 25일 오후 자나라씨는 퇴직금 200만원중 160만원에 회사와 합의를 하였습니다. 자나라씨 이제 카자흐스탄에 노모의 건강이 걱정이 되는지 눈물을 흘리더군요. 감사하다는 말과 걱정어린 눈빛이 교차하는 모습을 보고, 자나라씨의 근심이 얼마나 컸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답니다.

 

비행비표를 급하게 구하여야 한다며, 이리저리 연락해보는 자나라씨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출국 하였답니다.

 

센터에 몇번 전화를 걸어 카자흐스탄에 가기전 방문하고 출국한다고 하였는데.....

오늘 저녁 전화가 왔습니다, 자나라씨였습니다.

비행기 안에 있다고 이제 고향에 돌아간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미안함을 표시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미스터 김" 저 집에 가요. 바뻐서 센터에 방문하지 못하였다고 미안하다고.... 괜찮다고 말하였습니다. 집에 가서 노모 건강 잘 돌보고, 아이와 행복하게 사시라고, 다시는 가족과 떨어져서 살지 말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과 이제 보지 못하지만 행복하게 살라는 안부를 되려 저에게 해주었답니다. 자나라씨는 그래도 오늘 저녁이면 집에서 4년동안 헤어졌던 가족과 상봉하고, 노모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바쁘겠죠.

 

그래도 자나라씨와 같이 문제가 풀리면서 이별을 하고 싶답니다.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문제가 있지만 출입국에 잡히거나 아니면 밀린 돈을 받지 못하고 가족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황급히 돌아갑니다.

눈물을 주루륵 흘리는 모습을 보지 않고, 전화로 밝은 모습을 보이고 떠나는 이별을 하고 싶답니다. 다시는 보지 못하지만 그래도 기억 한 구석에 행복함과 따스한 말한마디라도 건네줄 수 있는 웃음 짖는 모습으로 이별을 하고 싶답니다.

후에 추억을 떠올리며 피식 웃음이라고 지을 수 있게요.

 

자나라씨가 오늘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또 이별을 떠올렸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

오늘 필리핀이주노동자 코코이씨가 4개월만에 고국으로 돌아갔습니다.

필리핀에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한국에 올해 6월 말에 들어왔습니다.

 

필리핀에서 생각하였던 것 보다 일이 힘들었답니다.

건설일을 하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드는 회사인데 잔업을 할 수 없고, 일이 고되었습니다.

이에 회사에 일이 힘드니 사업장 변경 해줄 것을 요청하였답니다. 

 

그러자  사업주는 나가라고 하였답니다.

20일만에 나와서 출입국과 대사관을 찾아보며 비자연장을 시도해 보았으나 출입국관계법상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미등록이주노동자가 되었습니다.

미등록이주노동자 상태로 여러회사를 들어갔지만 힘들어 일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본인도 고민을 많이 하였던지.... 저번달 집에 간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집으로 갔습니다.

 

버스터미널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환송을 해주었습니다.

필리핀에 오면 연락을 달라고, 그리고 한국에서 선물을 가지고 갔습니다.

꿈은 접었지만 필리핀에서 열심히 새로운 삶을 살아가라는 격려를 해주었답니다.

 

오늘 두명의 이주노동자와 이별을 하였답니다.

그래도 본인이 자진하여 나가는 것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