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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자와 죽은자의 서글픔이 사무치는 날입니다.

  • 등록일
    2008/11/16 01:11
  • 수정일
    2008/11/16 01:11

 

이철수의 집 - 오늘 보낸 편지中  "누구에게나 이런 날이 오겠지요."에서...

 

오늘 태국이주노동자 故 수위트 장례식을 치뤘습니다.

저는 참석을 하지 못하였답니다. 태국 이주노동자 아누차의 산업재해요양신청이 있어서 참석을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정확히 말해 참석을 하면 너무 마음이 미어질 것 같아 참석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처음 대면한 故 수위트씨의 모습을 차마 보지 못할 것 같아 참석을 망설이다. 이내 일을 끝마치고서 사무실에 와 그냥 멍하니 컴퓨터만 바라보았답니다. 그리고 계속 울리는 핸드폰의 문자메세지만을 그냥 아무 생각없이 바라보았습니다.

 

떠나는 것이 서글펐을 故 수위트씨 그래도 동행한 친구들과 가족들이 있어 서러움이 덜 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꽃의 거름이 되어 돌아온 故 수위트씨의 모습을 영정으로나마 저녁에 보았답니다.

한국에서의 생활 그리고 故 수위트씨와 함께하였던 이들의 서글픔이 밀려왔을 것입니다.

그래도 임종을 병원에서 맞이하여 서러움과 서글픔은 조금 덜 하였겠다 싶습니다.

친한 이들이 함께한 그자리가 아마도 꽃의 거름이된 故 수위트씨의 노여움 또한 조금은 가라앉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렇게 故 수위트씨는 꽃의 거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산자는 살아야지요.

어제 저녁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이주노조와 경기이주공대위 동지들과 함께 화성외국인보호소 앞에서 네팔미등록이주노동자 슈바스씨 병원치료와 강제퇴거 저지를 위한 정문 지킴이 활동을 하였답니다.

 

그리고 새벽 3시까지 어두움이 잔득 깔린 화성외국인보호소에 3시까지 차량과 혹시 모를 슈바스씨 강제퇴거가 될까 불침번을 썼습니다.

 

새벽 3시 잠이 들어 이내 잃어나 보니 아침 8시 일정이 있어 사무실로 버스를 타고 나왔습니다.

근로복지공단 평택지사에 산업재해최초요양신청서를 제출하러 간 자리 계속 핸드폰에서는 문자메시지가 울립니다.

 

슈바스씨를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강제퇴거 시키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계속되는 문자메시지 그리고 핸드폰 통화.... 다급한 현장상황을 핸드폰 통화를 하는 도중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러나 현장에 갈 처지가 되지 못하여 그냥 제발 오늘 강제퇴거가 되지 않기를 바랬습니다.  그리고 1시간 후 슈바스씨가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끌려나와 인천국제공항으로 갔다는 소식을 문자메시지를 통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의사분들과 민변 변호사님이 당뇨병 투병으로 치료가 필요하기에 일시보호해제를 신청하였지만 서울출입국관리소에서는 절대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였습니다. 

 

법위에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법앞에 사람은 낮아지는 존재인 것이 현재 제가 살아가고 있는 한국사회인 것은 알았지만 생사의 위험으로 위태로운 슈바스씨가 이주노조활동을 하였고, 화성출입국관리소에서 7개월간이라는 장기간 체류하였다는 이유로 강제퇴거를 하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죽음으로 떠나야하는자..... 자신의 권리와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의 노동권, 인권을 위해 스스로목소리를 내는 의로운 자가 떠나야 하는 사회... 과연 올바른 사회라 할 수 있을까요.

 

법은 사람이 지켜야 할 필요한 규범이지만 생명의 소중함보다 우선시 되어서는 안됩니다.

모든 생명이 소중하듯 법이 생명이 위태로운 자들에게 근엄하게 군림해서도 결코 하여서도 안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 법과 규범이라는 잣대로 모든 것을 구분만 합니다.

왜 이들의 처한 현실에 대해 귀를 기울이거나 개선하려고 하는 노력들이 없는지 아쉬운 대목입니다.

 

우리와 더불어살아가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은 결코 등안시되거나 멸시받아서는 안된 소중한 생명들이며, 우리가 품어주어야할 소중한 친구들입니다.

 

그리고 경제발전을 위해 더더욱 필요한 지구촌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이며, 한국경제를 이끌거나 발전시켜나갈 민간대사이며, 한국의 숨은 홍보자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 어떠합니까?

검은색 피부라서 무섭다. 우리보다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라서 좀 하찮게 여기지 않았는지... 곰곰히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이주노동자 결코 우리와 떨어질 수 없는 우리와 함께 지구촌을 가꾸고 서로 나누고 소비하며 함께 어울어져나갈 우리의 친구이며, 민간사절단 입니다.

 

이주노동자 친구들이 한국이라는 사회에 대해 분노, 노여움, 악의가 없도록 우리는 노력하여야 합니다.

 

오늘 떠나는자와 꽃의 거름이 된 자를 생각하며 잡스러운 생각이 밀려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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