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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잘 가라
도종환
그대여 흘러흘러 부디 잘 가라
소리 없이 그러나 오래오래 흐르는 강물을 따라
그댈 보내며
이제는 그대가 내 곁에서가 아니라
그대 자리에 있을 때 더욱 아름답다는 걸 안다
어둠 속에서 키 튼 마누들이 그림자를 물에 누이고
나도 네 그림자를 물에 담가 흔들며
가늠할 수 없는 하늘 너머 불타며 사라지는
별들의 긴 문물
잠깐씩 강물 위에 떴다가 사라지는 동안
밤도 가장 깊은 시간을 넘어서고
밤하늘보다 더 짙게 가라앉는 고요가 내게 내린다
이승에서 갖는 그대와 나의 이 거리 좁혀질 수 없어
그대가 살아 움직이고 미소 짓는 것이 아름다워 보이는
그대의 자리로 그대를 보내며
나 혼자 뼈아프게 깊어가는 이 고요한 강물 곁에서
적막하게 불러보는 그대
잘 가라
p.s 노동자 인민 상중 진혼곡과 조시가 우리 투쟁결의로 이끌던 시기... 이 말과 언어 그리고 노래가 시대를 위해 나서게 했고 행동했고, 실천했던 시기... 이제 그 시기 다시금 불씨 되살릴때.... 말과 행동으로 투쟁띠 질끈 메고 나설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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