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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형도] 허수아비

  • 등록일
    2019/10/18 13:21
  • 수정일
    2019/10/18 14:08

허수아비
- 누가 빈 들을 지키는가

기형도

밤새 바람이 어지럽힌 들판
발톱까지 휜, 지난 여름의 새가 죽어 있다.
새벽을 거슬러 한 사내가 걸어온다.
얼음 같은 살결을 거두는 손,
사내의 어깨에 은빛 서리가 쌓인다,

빈 들에 차가운 촛불이 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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