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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열사력을 보면서 이 세상 이리도 무심히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한해한해 추가되는 열사 이름을 보면서 열사들이 야속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정은임 아나운서의 죽음.... 나와 상관은 없습니다. 그러나 죽음을 보고 있는 이 또한 여러가지 상상을 하지 않을 수 없을까요. 비록 개인의 죽음이겠지만 무수한 사람의 마음속에 가슴 아픔을 주는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정은임 아나운서의 죽음은 모든이의 가슴에 한 줄기 가시꽃이 각인되는 것이겠죠. 그러나 전 정은임 아나운서의 죽음에서 무수히 죽어간 노동자 민중의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
햇살 밝은날 동지들의 가슴속에 묻어야만 했던 무수한 열사들.... 그리고 가시는 그길에 열사의 눈물로 퍼부었던 수많은 빗줄기 속에서 늘 결의를 다지던 나를 되돌아 보았습니다.
그랬던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반문합니다.
오늘 하루종일 일이 잡히지 않군요.
그래서 모든 열사 그리고 이름없이 비명을 달리한 이들에게 시하나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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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사랑하는 마음에 나무 한 그루 심었네
백무산
그대 사랑하는 마음에 나무 한 그루 심었네
한사코 길들일 수 없는 얼음과 불꽃의 계절
겨울이 와도 잠들지 않는 불꽃
봄이 와도 꽃 피지 못하는 얼음 속
그대가 와서 뿌리 내릴 흙 한줌 없어
내 마음 거친 빈 들에 나무 한 그루 싶었네
한번 심은 후로 저 혼자 깊은 곳에 뿌리를 내리고
돌보지 않아도 쑥쑥 키가 자라고 잎이 피고
내가 발을 헛디딜 때마다 꽃망울 하나씩 터지고
거친 일터 험한 싸움터에는 문득 바람이 불고
한번씩 쏠려 우수수 잎새 나부끼는 꽃잎 지는데
내 마음 들에도 계절이 지나는 바람소리 들리고
물소리 깊어지고 앙상한 가지마다 눈 내리 쌓이는데
접어둔 내 어린 꿈들 있어
나래쉼 할 곳 없이 찾아들지 못하더니
새 되어 그 나무 눈 내린 가지에 이제 와 우는데
그대 사랑하는 마음 빈 들에 한 그루 심은 나무
잎이 지고 꽃이 다 언후에
내 어린 꿈들 내려앉아 새들 우짖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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