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소백산으로 떠난 무작정 여행 둘째날....

  • 등록일
    2004/09/05 18:10
  • 수정일
    2004/09/05 18:10

아침 7시... 텐트에서 일어났다. 새들의 지저귐이 좋았고, 맑은 계곡 물소리가 좋았다.

다른 산에 비해 휴가철이 끝나서 인지....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산장에서 비로사 입구 등산로 까지는 1.7Km의 콘크리트 포장도로로 되어 있는 길이라... 아침을 든든히 먹어야 했다. 어제 먹다만 밥을 끓여서 일단 요기를 하고, 점심으로 대체할 식품으로 계란을 삶았다. 얼마만인가 계란을 삶아 등산을 한 것이....

 

일단 소백산은 산장이 없고 대피소가 있는데... 야간에 대피소는 일출을 보기 위해 야간산행하여 올라오는 등산객들이 많아 잠자기가 불편하다. 이에 소백산 주변에 있는 야영장에서 하루를 머물고 오는 것이 좋다. 소백산 야영장은 희방사, 천둥, 비로사 야영장 중 시설이 괜찮은 곳이 비로사이기에 비로사 야영장을 추천한다. 난 늘 소백산에 오면 비로사 야영장에서 취침을 하고 올라간다. 산을 타기도 비로사는 그리 험하지 않아서 트래킹 기분으로 걷기가 좋은 산행코스이다. 비로사보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코스는 천둥에서 비로봉까지가는 코스일텐데... 이 코스는 등산객들이 많아서 잘 안가게 된다... 그리고 단기 산행코스(조금 힘든 코스 등산로 입구에서 부터 정상까지 하늘만 바라보고 가는 코스임... 어느 등산객은 껄떡고개라 지칭하며 그 코스에 있는 돌계단의 위용에 치를 떨곤한다는 희방사... 소백산에서 제일단거리코스로 천문대에 갈 수 있기에 많은 이들이 풍기에서 희방사를 선택하는데... 이 코스는 그야 말로 중급등산인 코스다... 소백산 산코스로 많이 추천되는데... 믿지말라 그 코스 걸으면 거의 다리 몽둥이 뿌러진다... 천둥 아니면 비로사 코스가 산을 즐기면서 올라갈 수 있는 코스이니 참고 바람.... 희방사 코스 추천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한대 때려줘도 내가 책임짐.... 산행 코스로도 제로임... 진짜 재미없는 산행코스 희방사코스임 유의하시기를....) 희방사 코스가 있는데.... 산행하는데 주변 산세를 보거나 주변 경치를 구경하면서 산행할 수 없어서 참 재미없는 산행코스이다. 단 시간은 없고 산행은 잘하는 사람이라면 가볼 만하다.... 이 산행 코스 보다 청량리에서 안동행 무궁화 기차를 타고 풍기역(풍기에서 비로사까지 하루에 차편이 4편밖에 없음.) 내려 비로사 야영장 - 비로사 - 비로봉 - 제1연하봉 - 제2연하봉 - 천문대 - 죽령코스를 내 개인적으로는 추천해주고 싶다. 그 다음으로 추천하는 코스는 단양 방면에서 올라가는 천둥 - 제1연하봉- 비로봉-국망봉-비로사코스를 추천한다.(비로사 부근 민박집의 경우 많지는 않지만 민박비용이 휴가 성수기를 이외엔 비싸지 않다고 한다. 한 2만원이면 비로사부근 민박집을 구할 수 있다고 함. 참고하시기를....)



산에서 물을 기르려면 일반 비로사 산행코스를 선택하였다면.... 비로사 야영장에서 물을 기른후 올라가면된다. 그리고 물이 떨어지면 정상부근에 작은 샘이 하나 있어서 정상부근에서 물이 떨어질 샘에서 물을 떠가면 된다. 만약 산에서 라면을 먹고 싶다면 여기서 물통에 물을 기른후 소백산 감시 초소에 들어가서 라면을 끓여 먹으면 된다. 단 음식지꺼기는 나오지 않게 싹싹 비우고 휴지로 코펠을 닦으면 됨.... 친환경적으로 라면을 먹어야 함.

 

1.7Km에 달하는 비로사입구까지 걸어서 야영장에서 출발하였다. 등산하는 사람들중 차를 몰고오는 사람들이 조금 있었다. 우리는 차가 없는 관계로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걸어서 올라가야 했다. 길옆 계곡소리를 들으면서.... 참 산길을 걷는 것이 이리도 좋다는 것을 연거푸 생각하면서 마냥 걸었다. 한 30분정도 걸으면 비로사 입구가 나옴.... 

 

포부를 달리하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비로사 코스는 북한산 등산로 갖이 험난하지 않아서 좋다. 그리고 계단이 다른 산과 다르게 널판지로 되어 있고, 충격을 완화시켜주겠끔. 폐타이어줄띠를 널판지 계단에 깔아 발목이 아프지 않았다. 그래서 초입구에서 약간 도로길을 걸으면서 산입구에 올라가는 길로 성큼다가갔다. 본격적인 산행코스가 나오는 부근... 인근 주민 아주머니 두분이 차에서 내려 함께 산행을 하게 되었다. 초기에는 앞서가다 뒤쳐지다 앞서가다 하면서 비로봉까지 함께 올라왔다. 혼자 걷는 것보다 동행이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것 같다. 이런 저런 격려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앞서거니 뒷거서거니 하면서 산행을 할 수 있기에....

이 아주머니들은 종종 등산을 하는데... 주로 풍기읍내에서 살고 있어 비로사를 주로 등산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엔 비로봉을 거쳐 희방사로 내려가는 코스로 산행을 선택하였다고 한다. 이에 우리는 희방사까지 이 아주머니와 함께 뒷서거니 앞서거니 산행을 할 수 있었다.

 

비로봉 정상에 올랐다.(비로봉 정상에 오르는 것은 그리 힘들지 않지만 마지막 코스 돌계단과 나무널판지 계단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올라가야 함. 이 것 이외에는 어려운 코스는 없음.) 그런데 1400m 고지의 산에 왠 하루살이들이 이리도 많은 것이냐.... 도통 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 이에 국망봉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산세와 소백산 천문대가 보이는 능선을 조금 보고 황급히 소백산 감시초소로 내려왔다.

 

소백산 은은하지만 멋이 풍기는 산이다. 운치가 있는 산이다. 지리산이 어머니를 품은 웅장한 산이라면.... 소백산은 어머니 가슴처럼 포근하고 운치가 있는 산이다. 소백산도 지리산 못지않게 소박하지만 웅장함을 갖고 있다. 죽령에서 출발한 산세는 충청도와 경상도를 가르고, 멀리는 강원도와 경상도를 경계하는 태백산까지 산세가 이어진다. 그래서 소백정맥을 등정하는 이들은 죽령에서 출발하여 태백산까지 이어지는 능선을 탄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었다. 이렇듯 소백산은 수줍지만 비장함을 간직한 산이다. 

 

소백산 감시초소에 내려와서 삶아가지고 온 계란, 초코파이, 쌀과자, 소주, 비엔나 소세지를 끄내어 산에서의 점심겸 참을 먹었다. 이 맛을 무엇으로 비유하랴.... 꿀맛 자체가 아니고서야 말할 수 있으랴.... 참 소주맛 좋더구만..... 산에서 먹는 소주는 그야말로 신선의 음료수라 할 수 있다. 참 좋았다. 소주와 음식을 먹고 30분간을 쉰후 또다시 천문대 능선을 타기 시작하였다. 천문대 능선을 타기위해서는 제1연하봉과 제2연하봉을 지나야 한다. 비로사 방면에서 천문대를 가는 능선코스는 그리 험하지 않기에 산행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날씨도 땡볕이 비치지 않아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또다시 산행을 시작하였다.

 

소백산을 능선을 경계(비로봉에서 소백산 천문대방면 기준) 오른쪽이 충청도 단양이고 왼쪽이 경상도 영주시 풍기이다. 고려때 왕건이 후백제를 치기 위해 넘었던 죽음의 죽령.... 왕건을 후백제군의 매복으로 혼비백산하여 전쟁에서 진뒤 이 소백산을 넘었을 것이다. 그 역사적으로 경상도와 충청은 신라와 고구려의 경계이고 하였고, 후삼국시대는 고려와 후백제의 경계이기도 한 지리적으로 한 고장을 가르는 킨 맥이였으리라 짐작해 본다. 이 곳의 역사를 생각하며 소백산 천문대로 유유히 걷기 시작하였다.

 

산 정상에서 경상도와 충청도 지역을 고장을 보면서 산을 타는 것도 좋다... 산 아래가 이리도 작은데 인간들은 무엇이 그리 바쁜지 하루하루 전쟁같은 나날을 보내는지 잠시 상념에도 잠겨 보았다. 이러면서 마냥 걸었다.

 

제1 연하봉에 도착하였을때 산 아래에서 같이 온 아주머니들이 짐이 많다면 빵과 풍기지역 사과를 주었다. 참 맛났다. 풍기가 금산에 이어 남한 인삼의 맥을 잊고 있는 지역이라 사과가 보약같았다. 맛도 서울에서 사먹는 사과와는 다르게 느껴졌다. 아마도 산에서 먹은 사과에다 이지역에서 가공되지 않고 직접 나무에서 따온 신선한 사과이기에 맛아 더욱더 있었을 것이라 믿어본다. 참 좋았다. 먹는 것도 많이 먹고 좋은 것도 눈사진 많이 찍으면서 가니 참으로 좋았다. 좋다는 말 이외에는 다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놀라운 경관이 내앞에 펼쳐져 있었다....

 

이렇게 마냥 걷다가 천문대부근이 있는 제2연하봉에 도착하였다. 앞에 군통신대가 보이고 바로아래 소백산 천문대가 보였다. 죽령에서 이 곳 소백산 천문대까지 콘크리트 도로가 나있는 것을 보면서 사람의 이기심을 또한번 깨달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산은 그래도 우리에게 산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을 최고조로 발산하였던 것 같다. 햇볕이 그리 따갑지 아니했고, 산은 우리에게 시원한 바람을 제공하며.... 쉬었다 가세요.... 좋은 시간 갖고 다음에 또 오세요 하는 것 같이 나무가지를 흔들며 말하는 상상을 하여보았다. 산이 있다는 것 도시만 벗어나도 이러한 신세기가 아직도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제2연하봉에서 산 입구에서 같이 산행하였던 아주머니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희방사로 내려가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기에 잠시 심호흡을 가다듬고 언젠가 가보리다던 죽령코스로 방향을 잡고 산행을 또 시작하였다.

 

중령코스는 통신소가 있는 곳을 지나면 계속 내리막 길이라서 참으로 걷기는 것은 무리가 없지만 무릎과 허벅지가 많이 땡긴다. 경사가 급하기에 때문에 내리막길이 결코 편할 길이 아니다. 통신소 정상에서 헬기로 작업하는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기서 우리는 명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분들은 국립공원 관리를 위해서 일하시는 분들인데... 헬기로 각 등산로 통나무계단 보수공사를 위해 자제를 나르고 있었다. 헬기를 이렇게 집적 가까이에서 보는 것도 경이롭지만... 이곳 전망대에서 죽령을 가로지르는 산의 웅장함에 또한번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지리산 처럼 이곳 산도 경상과 충청을 경계를 짖는 명확한 선으로 구획되어 있었다. 참 멋진 광경이었다. 디지털 카메라도 가져가지 않아 사진을 찍지 못하여 이 곳 경치를 보여줄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나혼자 이 멋진 신세기를 누리고 온것이 못내 아쉽게 느껴진다. 계속해서 기억할 만한 사진을 찍을 걸.... 다음엔 꼭 내 디지털 카메라에 이 광경을 담아 이곳에 올려보리라 다짐해 본다. 히히^^ 이 곳에서 공사를 맡아 일하시는 한분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을 보더니 50만원 담배 맛있지 않냐고 우리에게 농을 풀었다. 참 맛나다고 했다... 자신들도 매일 50만원 짜리 담배를 피워가면서 돈을 벌고 있다고 넉넉한 웃음 깃든 말을 던졌다. 참 멋진 말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이렇게 넉넉함이 있으니 일하는 것도 재미있으리라 산에서야 아랫 인간사에서 찌든 고통, 슬픔. 분노, 배신 등 이러한 구차한 것들에 찌들지 않은 그분들이 멋져 보였다. 50만원 짜리 담배 우리는 50만원 짜리 담배를 2대를 피웠으니 어제 야영장에서 천만원 벌고 소백산에 올라와서는 10대를 피웠으니 500만원을 벌었다. 참 좋았다. 이렇게 여유와 넉넉함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에 산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가졌다.

 

산에 오면 내 문제에 대하여 위로는 받지 못하지만 등산객들의 열린가슴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았다. 참 행복하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산에 오르나 보다. 나와 같이 여유를 갖고 세상사에 찌든 녹을 제거하기 위해 산에 오르나 보다. 그래서 행복하였다. 참 행복했다.

(소백산은 5월말 철쭉제, 인삼축제 등이 유명하다고 한다. 5월 한번 철쭉제에 와보시기를.... 인간냄새 찐하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참 좋습니다. 인간이 부대끼며 사는 것도 꽤 멋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나의 사견임......)

 

이런저런 이야기를 마치고 다시금 죽령으로 내려갔다. 계속해서 아래만 보고 내려가야 한다.

소백산에 잦을 따러온이도 보고 늦게나마 연인의 손을 잡고 올라오는 이들도 보면서 산행의 종착역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내딛었다.

 

산 정상부근부터 아랫까지 계속해서 난 콘크리트 도로를 걸으면서 다시금 이곳에 오리라는 기약만을 계속해서 머리에 주입하였다. 또 오리라... 계속해서 이 느낌을 받으러 오리라....

그리고 한 1시간을 내려서야 죽령에 도착할 수 있었다.

 

죽령에 도착.... 그곳 죽령 매표소 근처에 군부대하나가 있었고, 내려오자마자 충청과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푯말이 보였다. 충청 단양과 경상 영주의 경계.... 죽령매표소는 단양쪽에 있다.

죽령 매점부근에서 차시간을 물어 알아보고,... 관광표지에 나와 있는 죽령주막에 들렸다.

죽령주막.... 사극에서 보는 옛 주막의 모습은 아니지만... 시골냄새 그윽한 주막만은 틀림없었다. 여기서 동동주와 도토리묵을 시켜서 먹었다. 산행끝의 동동주 맛은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동동주를 넘기면서 목안에 걸리는 밥알을 씹으면 달콤씁씁한 맛의 오묘함에서 동동주가 주는 시원함과 걸죽함에 긴장하였던 몸은 피로감이 밀려온다... 나른하지만 이 기분에 산행후 꼭 동동주를 마신다.... 아 또 먹고 싶다. 도도리묵 맛도 기가 막혔다.

간장에 참기름약간 곁들여 배추, 깻잎, 부추로 버물여진 도토리묵.... 입안 가득 참기름 내음이 마른 입안을 화사한 향기를 퍼트리며... 코와 혀를 자극하였다. 참 맛났다.

 

동동주 하나를 더 시키고 감자전을 시켜서 먹었다. 이도 맛났다. 가격도 그리고 비싸지 않았다. 도토리묵 5000원 감자전 5000원 동동주 5000원 동동주는 시골에서 직접 담은 것 같았다. 맛났다. 그래서 관광지에 이 주막이름이 걸려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였다.

 

시골내음 찐한 주모 할머니의 걸죽한 농에 또한번 가슴 포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한번 가보고 싶다. 꼭 소백산에 간다면 죽령주막을 들려보시기를.... 주막의 정겨움.... 주모 할머니의 부드러움 농과 입담에 소백산 등산객들은 죽령주막의 단골이 되지 않고서는 못배길 것이다. 죽령 꼭대기에 위치한 이곳 죽려주막은 단양/영주사람들의 자랑거리인 것만은 분명하였다.

 

꼭 들려보시기를.....죽령주막을 나와 한시간 죽령부근 나무의자에서 쉬었다가 단양행 버스 오후 5시 55분 막차를 타고 단양시내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여 동서울 방향 고속버스 오후 6시 30분을 타고 대단원의 소백산 종주를 끝냈다.

 

단양에서 아쉬움이 있다. 시멘트 공장으로 인해 온 산이 벌집이 되어 있었다. 단양 8경의 백미를 자랑하는 단양이 시멘트 췌지고 온 산이 몸살을 앓코 있다. 아쉽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보전할 수 없을까.... 개발은 너무 혹독하다. 아파트를 짖지 않으면 안될까....

 

간장 오타맨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