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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희중] 오늘, 은행나무는 해방되었다.

  • 등록일
    2004/11/12 21:52
  • 수정일
    2004/11/12 21:52

바로 오늘 은행나무는 해방되었다.

우연히 나는 보았다. 비바람이 불어

마지막까지 버티던 은행잎들이 다 졌다

시들어 말라버리지 않고 싱싱하게 그들은 졌다

그때 나는 무심하게 바라보았지만

내 방에 돌아와 생각한다

하나도 비참하지 않게 가라앉던 은행잎새들

너덜너덜 질 줄 모르는 내 잎새들

어느 날 나도 그처럼 해방 될 것이다. 설마

그 비바람 내 마음의 열린 창으로 들이치면

마지막까지 버티던 내 사랑도 무더기로 질 것이다. 제발

부서지기 전에 저버리는 지독함의 아름다움

나는 이길 수 있을까

이제 은행나무는 날아오를 것이다

그 은행나무에 새 잎이 돋을 것을 나는 믿지 않는다

나도 날아오를 것이다. 이 믿을 수 없는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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