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얘기, 봄이 되면 (이맘때쯤인것 같다) 우리 동네 아줌마들이 강둑에서 나물을 캐다 장에 팔곤 했었는데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오다 보니 강둑에 있는 어머님이 보였어요. 강둑말고, 남 안가는 그 밑으로 내려가셔서 아주 위태롭게, 금새라도 강물에 빠질 것 같은 자세로 나물을 캐고 계셨더랬지요.하나라도 더 캐실라고 그때 우리엄마는 남보다 더 억척스럽게 사시는구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났던 기억이 나요.
그렇게 억척스럽게 사는 건 결국 자식들 때문이었겠지요.
어머님 생에서 우리 삼남매를 빼면 껍데기만 남지요.
당신이 입버릇처럼 하시는 말씀대로.
어제 부업 거들면서 어머님께 여쭤보았지요."뭐하러 이딴 거 해요? 궁상맞게"너 기다리는게 심심해서..." 서른이 넘었는데도 어머니는 절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리고 제가 들어오면 말이라도 한마디 걸어보려고 하시지요. 하지만 전 늘 '피곤해' 하면서 귀챦아 하지요. 일곱 시부터 열두 시까지 기다려서 만난 아들인데 말입니다. 어제는 어머님과 부업하면서 오랜만에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지요. 참 오랜만이었습니다. 요즘 저의 구호는 '어머님가 차려주는 따뜻한 밥보다, 와이프가 던져주는 차가운 콘프레크를 먹고 살자 ' 이건데 어제는 돌연 어머니께서 해주시는 밥이 참 고맙구나. 그런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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