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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매를 만드는 계절이 돌아오건만 즐거운 일과 근심이 교차한다.

  • 등록일
    2004/11/22 14:08
  • 수정일
    2004/11/22 14:08

겨울 논에서 썰매를 타던 그때가 떠오른다.

썰매를 만들어 논바닥 얼음판을 내달리던 때... 동네 형 동생들과 함께 나무판과 쇠 가닥을 구해 만들어 타던 썰매는 겨울철 놀이중의 백미였다. 논 바닥 또한 물이 어느정도 차 있으면 날씨가 추운날 알아서 잘 얼어붙은 빙판이 되어주었다.

 

날씨가 시골 아이스링크장을 만들어주었던 때라고 할까? 그 시절 서울이나 경기도 등지에서도 논밭을 임대해 스케이트장을 개장하여 운영하던 때가... 15년전까지만 해도 경기도 일대에서 흔히 볼 수 있던 풍경이다.



 

스케이트장은 스케이트 타러가기 위한 공간만은 아니었다.

스케이트장에서 먹는 라면, 오뎅 등은 그 추운날 몸을 포근하게 만들어주는 음식들이었다.

스케이트장에서 날을 가는 아저씨 지금도 간혹 나오지만 다른 컵라면에 밀려서 많이 찾지 않은 농심육계장 사발면을 젖가락으로 휘감아 한 잎에 먹던 기억이 아른 거린다.

스케이트장은 그 당시 겨울 놀이의 백미이다. 지금은 스키장이 생겨 스키, 스노우보드, 눈 썰매를 타러 스키장을 방문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논바닥에 차려놓은 스케이트장은 지금의 스키장에 버금가는 공간이었다.

 

스케이트장에 갈 형편이 되지 않는 사람들은 논바닥 빙판에서 썰매를 타러 다니거나 야산에 올라가 비닐 부대하나에 의지한채 눈썰매를 타면서 겨울 나기를 하였다.

아 야산에 올라 눈썰매를 타는 것도 무척 재미난 일이지만, 이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있었다.

다름 아닌 감자나 고구마를 구워먹는 일이다. 지금은 나오는지 모르는 집 부엌칸에 어느집 가리지 않고 있었던 U,N 성냥통을 들고나와 불을 지피고 감자를 구워먹던 일. 그러다 논바닥에 불을 지폈다 볏짚을 다 태워버렸던 일 등등 무수한 사건과 사연을 간직한 그 겨울이 이제 성큼 다가옵니다.

 

논과 산만 있었으면 즐기던 썰매와 눈썰매 놀이는 이제 도시와 도시 인근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든 놀이문화가 되었습니다. 다들 썰매를 타기위해서 반드시 스키장이나 놀이동산 또는 공권에 가서야 놀수 있는 곳.... 남들은 눈썰매장에 가서 눈썰매 타는데 1만원이면 싼것 아니냐... 스키장에서 스키를 빌려 타는데 하루 5만원 정도가 비용이 소요되는데 저렴한 것 아니냐 말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만큼은 이 돈은 비싼 돈이다.(이 돈으로 책을 읽는 다면 난 세계일주나 상상여행을 하는데 한달간 마음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돈이고, 집에서 삼겹살 사다 소주먹으면 한달간 충분히 먹을 수 있는 돈이다.)

 

모든지 상대적이라 할 수 있겠다.

돈이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1만원과 5만원은 큰 돈이 아니겠지만... 최저생계비를 36만원(이도 실제 수령액은 27만원 정도 된다.) 비닐 봉투, 그리고 부식들을 현물로 지급을 하고 있어 실제 수령액인 27만원 정도의 돈으로 한달을 살아가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나마 다솜공부방 같은 곳과 연계가 되어 삶을 이어가고 있는 분들은 조금은 낳은 형편이다. 푸드뱅크로 얻은 음식들을 나누어 먹고, 아이들은 공부방에서 음식을 해결하기에 식사에 들어가는 부대비용을 줄일수 있다. 그리고 각종 나눔선교회세어 나오는 지원금을 갖고 저축을 하며 살아가는 분들 또한 있다고 한다.(극히 일부이겠지... 그러나 현실에서 이 돈으로 삶을 영위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그 어려움을 알겠는가? 각자 자신이 받는 월급의 액수에 따라 소비의 패턴이 좌지우지 되지 않던가? 그래서 난 이곳을 본 후 보편적이라는 말이 갖는 의미가 얼마나 무서운가를 느끼고 있다. 보편성이라는 말에서 특수성이라는 의미는 자연히 퇴색하게 된다. 그리고 특수라는 말에서 그들은 우리 이웃지만 특수한 사람으로 만들어진다. 같이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무언가 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들... 그들이 사회인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자활사업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극빈층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정부에서 지원하고 있다. 사회적 자활에 대한 대체적인 모색이나 방향성은 상실된 채로... 그들이 진정바라는 것은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 또는 자활프로그램이다. 그렇지 못한 분들도 있지만, 적어도 영세민과 소년소녀가장은 다르게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 

 

아 상상할 수 없는 일... 이 돈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살아가는 것이 희안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아끼고 아끼고 해가며 살아가고 있는 분들... 먹고 싶은 것이 있어도 군침을 삼켜야 하고 쓰고 싶은 것이 있지만 쓰지 못하는 분들... 자신이 꼭 내야 할 곳이 아니면 지출을 자제한다고 한다. 부스러기 선교회 그리고 각종 구호 선교단체들로 부터 지원 받아서 살아가고 있지만 선교회의 지원을 받지 않는 사람들의 삶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이 겨울 즐거운 눈썰매와 스케이트를 타기 위해 이 곳 아이들은 오산인근 경부고속도로에서 오산시민들이 만들 예정인 야산에 눈을 모아서 만들게 될 눈썰매장과 논밭에 물을 채워 만든 스케이장에서 아이들이 티없이 뛰어놀겠다는 생각은 즐거운 일이나... 겨울 치솟는 유가로 인해 난방비 걱정 방학으로 인해 줄어들 푸드뱅크 사업으로 들어갈 부식비 걱정을 해야 오산 다솜공부방 학부용들의 근심이 교차한다.

 

겨울은 누가 그랬던가? 없는 사람들에게 있어 고역의 기간이라고... 없는 사람들의 겨울나기는 힘들다고... 결코 쉽지 않은 일이겠구나 생각하니 마음 한켠이 무겁다. 그렇다고 내가 돈이 많아 지원을 팍팍해줄 수도 있는 형편은 더욱 어렵구... 한숨만 휴 쉬어본다.

 

그래도 희망은 있겠지... 아이들의 뛰노는 공간의 해맑음 처럼 이 겨울나기 위해 학부용의 근심 또한 훌훌 털어버리면 좋으련만.... 있는 사람들에게 겨울은 레포츠의 계절의 백미라고 하지만 없는 사람들은 겨울나기 위한 근심 걱정은 추운날씨 만큼이나 마음을 얼얼붙게 한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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