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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곳에서 살군요.

  • 등록일
    2004/12/16 09:07
  • 수정일
    2004/12/16 09:07
* 이 글은 알엠님의 [제가 사는 곳] 에 관련된 글입니다.

참 좋은 곳에서 살군요. 사람들과 나누며 살아가는 나눔의 집이라는 곳에서 말입니다. 참 많은 식구둘과 함께 살아나가니 마음이 흐뭇하고 넉넉함이 절로 나오겠습니다. 봉천동이라 내가 서울에 처음 올라와 살았던 동네이다.


형과 누나가 이 곳에서 가까운 대학에 다녀서 나도 덩달아 이 산고개를 헐떡거리고 올라가는 높다란 마을에 살았다. 달동네(ebs 주중 오후 11시에 하는 대담에서 백기완 선생님이 달동네라는 말 내가 만들어낸 말이야 하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더라... 그리고는 정보원에서 불려가 달동네가 뭐야 하며 연실 뭇매를 맞았다는 소리를 들었다. 마저 달동네 달과 가까이 맞다아 있는 동네.. 별도 초롱초롱 빛나고 길거리 가로등 빛 검푸른 골목을 감싸는 공간, 눈이라도 내리면 연탄으로 길내던 인심이 뭍어나던 동네.... 참살떡 메밀묵 아저씨의 구수한 목소리에 눈침이 돌던 그 동네.... 골목길이 아기자기하던 그 동네.... 하늘과 맞닿아 있어 높지만 참 정이 넘치는 동네이다.) 늘 정이넘치던 동네였다. 이 동네 주인아주머니 인심또한 넉넉한 분이였다. 집에서 돈이 안올라와 방세를 내지 못하는 달이면 아주머니 월세 달라고 타박하지 않고 우리를 안심시키곤 하였다. 시골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뭐 돈이있냐며...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누나는 못내 미안해 아주머니에게 연거푸 미안하다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 집에 전화를 걸면 잠시만 기다리려 보라구... 그런 때가 있었구나 봉천동 월세방에서 형, 누나, 나 이렇게 살았던 때.... 참 외로웠지만 재미있었던 시절... 학교를 가는 길은 좋았지만, 오는 길이 힘겨웠던 길... 꼭대기 올라갈려면 어찌나 언덕이 가파른지... 그래도 쉬엄쉬엄 걸어갔다. 형이 군대가기전까지 살았던 공간.... 그리고 미아리 달동네로 이사가기 전까지 살았던 집... 참 정겨운 공간이었다. 여름 장판 깔고 나가서 놀고 동네 어른들이 들려주는 귀신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웠던 그 시절... 아 20년이 훌쩍 지난 시간이구나... 참 정이 넘쳤는데.... 먹을 것 나눠먹고 담도 높다랗지 않았지... 담이라기 보다 벽들이 집들이 따닥따닥 동네 소리가 다 들리던 집.... 개발이라는 미명하게 들어선 아파트 흉물로 인해 그 달동네의 넉넉함도 도시의 포근함도 다 포크레인 삽날에 날라가 버렸다. 돈암동이 그랬구 옥수동과 금호동이 그랬구 미아리가 그랬구 홍제동이 그랬구 서을 달동네란 곳은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하나둘 우리곁을 떠나갔다. 인심 또한 개발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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