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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종환] 당신과 가는 길

  • 등록일
    2005/03/30 00:52
  • 수정일
    2005/03/30 00:52
* 이 글은 갈막님의 [생일을 맞은 당신에게.] 에 관련된 글입니다.

별빛이 쓸고 가는 먼 길을 걸어 당신께 갑니다 모든 것을 다 거두어간 벌판이 되어 길의 끝에서 몇 번이고 빈 몸으로 넘어질 때 풀뿌리 하나로 내 안을 뚫고 오는 당신께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이 땅의 일로 가슴을 아파할 때 별빛으로 또렷이 내 위에 떠서 눈을 깜빡이는 당신과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동짓달 개울물 소리가 또랑또랑 살얼음 녹이며 들려오고 구름 사이로 당신은 보입니다 바람도 없이 구름은 흐르고 떠나간 것들 다시 오지 않아도 내 가는 길 앞에 이렇게 당신은 있지 않습니까 당신과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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