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졸린 눈 비비며...

  • 등록일
    2005/04/04 17:37
  • 수정일
    2005/04/04 17:37
어제 마무리된 바자회로 온 몸의 기력을 소진했는지... 오는 봄 때문인지 연휴는 알 수 없지만 쏟아지는 잠을 주체할 수 없어서 그냥 컴퓨터 앞에서 명상하는 척 하고 깜박잠을 간헐적으로 잤다. 잠은 충분히 잤는데... 새벽 1시에 자서 아침 7시에 일어나는데... 하루 6시간 그리고 간혹 잠이 부족하다 싶으면 낮잠 1시간이면 충분하던 것이 이제는 도통 조절이 되지 않는다. 마구 잠이 쏟아진다. 핑계로 봄이 되어서 그럴꺼야 하는데.... 깜박잠에 깨어날때의 무안감이란 어쩔수 없나보다. 오늘 필리핀 이주노동자 퇴직금 받기위해 상담실장을 따라 나섰다. 살포시핀 꽃들을 볼 속셈으로 정남으로 향하는데... 버드나무 연두색 잎사귀만 보았을 뿐 아무것도 봄을 알리는 것을 확인 할 수 없었다. 지금쯤 산과 들에 피어나야할 진달래며 개나리꽃은 빨간, 노란색 꽃을 살포시 들어낼 뿐 화사하게 방긋 웃음을 선사하고 있지는 않다. 음 언제 꽃구경을 할 수 있으려나... 그래도 기다리다 보면 피겠지... 와 들판에서 이름모를 잡초가 나 여기있다고 손짓하며 푸르름을 머금고 있는 것 이외엔 찾아보기 힘든 봄... 그런데 날씨는 좋다. 덥지도 춥지도 않게 시원한 바람이 몸을 건드린다. 바람을 몸으로 맞이하는 것도 괜찮다. 그리고 천변에 낙시대를 즐비하게 늘어놓고 낙시하는 낙시꾼들이 대여섯명이 무슨 명상이라고 하듯... 천변과 낙시대 끝에 시선을 바라보면서 낚시를 하고 있다. 그렇게 봄 구경을 하지 못하고 간 정남 공장... 법무부를 대동하여 돈을 주고 그 즉시 체포해서 고국으로 귀국시켜 버린다던 상임이사의 으름짱 같은 말이 있어서 우리는 그래도 돈을 받고 좋게 해결하기 위해 일정 정도 긴장하고 찾아갔으나... 회사는 아무런 동요도 없이 그냥 여념없이 척척 일을 하고 있으며, 이주노동자(불법체류 이주노동자인지 확인 안되지만...)들 또한 아무렇지도 않게 일을 한다. 일단 긴장은 풀고 들어갔다. 회의가 있었는지... 약속시간이 되도 않나온다. 그래도 담배를 피우고 기다리고 있었다. 긴장도 되고 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런 찰나에 이사가 들어와서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자신 회사의 변명만을 늘어놓고 퇴직금을 주는 것이 아깝다며 자신들의 사정을 호소한다. 뭐... 이런이야기야 늘 들어왔을 것이고, 돈을 제대로 줄 것인지가 관건이다. 상임이사 300만원 돈봉투를 내밀고 또 이야기 시작.... 돈이 제대로 들어왔는지... 우리는 확인한다. 얼추 맞는다. 이야기를 끝내고 용무를 마치고 뒤를 돌아서 나온다. 8년동안 일한 일터에서 퇴직금 480만원을 노동부 근로감독관의 조정으로 300만원에 합의를 보았다. 일터에서 일한 정당한 댓가를 받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게 다가온다. 그래도 어쩌랴... 지금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오래 끌기보다 일찍 조정을 해주는 역할이고 이를 통해 그들이 정당한 노동댓가를 받고, 이를 위해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스스로 인지해 나가야 하는 것을 협조하여 함께 만들어가는데 조력자로서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이다. 동지들이 많이 모이면... 제대로된 싸움 한번 해보리라... 벼르고 있다. 이주노동자 스스로의 힘으로 정당한 권리 하나둘 만들어나가는 해방세상 곧 도래하리라는 낙관을 희망을 가져 본다. 이 졸린 봄날 졸린 눈비비며 그냥 잡소리를 써내려가 본다. 간장 오타맨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