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시/김소월]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섭 대일 땅이 있었더면

  • 등록일
    2005/04/09 14:09
  • 수정일
    2005/04/09 14:09
나는 꿈 꾸었노라, 동무들과 내가 가지런히 벌가의 하루 일을 다 마치고 석양(夕陽)에 마을로 돌아오는 꿈을, 즐거이, 꿈 가운데. 그러나 집 잃은 내 몸이여,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섭 대일 땅이 있었더면! 이처럼 떠돌으랴, 아츰에 저물손에 새라새로운 탄식(歎息)을 얻으면서. 동(東)이랴, 남북(南北)이랴, 내 몸은 떠가나니, 볼지어다. 희망(希望)의 반짝임은, 별빛이 아득임은, 물결뿐 떠올라라, 가슴에 팔 다리에. 그러나 어찌면 황송한 이 심정(心情)을! 날로 나날이 내 앞에는 자츳 가늘은 길이 이어가라. 나는 나아가리라. 한 걸음, 또 한 걸음 보이는 산비탈엔 온 새벽 동무들, 저 저 혼자...... 산경(山耕)을 김매이는. 간장 오타맨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