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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2/12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며(4)
    간장 오타맨...
  2. 2013/12/12
    그대 잘 가라
    간장 오타맨...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며

  • 등록일
    2013/12/12 20:44
  • 수정일
    2013/12/12 20:44

철도 사유화 저지 총파업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10년전.... 그 파업의 현장에서 그 뜨거운 열의가 식혀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 믿어 본다. 그 투쟁은 이전 철도 110년의 역사를 뛰어넘는 투쟁... 이전 KTX 비정규직 여승무원 투쟁, 해고자 투쟁 노민추 투쟁을 넘어서 단일한 깃발로 기치로 나설 때이다.

지금 힘내라는 응원을 넘어 함께 철도 사유화 저지를 위한 길에 동참하고 함께 그 열의와 총파업투쟁 지지엄호해 줄 때이다.

이 투쟁과 비슷한 버스투쟁.... 1988년 버스노조민주화 투쟁으로 무수한 버스노동자가 분신하고 해고되고 구속되는 그런 투쟁이 있던 시기를 견준 나희덕 시인의 시 하나 끌적여 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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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며

 

나희덕

 

그들도 사라진 것인가

한번도 노선에서 벗어난 적이 없던

모범 운전사들

정해진 정거장과 정거장 사이에서,

교대 시간과 교대 시간 사이에서,

못다 핀 새벽잠과 새벽잠 사이에서,

가던 길로만 가고

돌아오던 길로 늘 돌아오던

그들마저 길을 잃은 것인가

 

규칙적인 것일수록 믿을 게 못된다,

기다릴 것 없이 그냥 걸어가자,

노선도 한 개 뿐인 이런 동네에서

파업은 무슨 파업이냐,

돌아서는 사람들 저렇게도 많은데

어두워오는 거리, 흙먼지 속에 남아

오지 얺는 버스를 기다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모두가 절망의 뿌리를 캐러 떠날 때

홀로 기다린다고 오는 것은 아니다,

기다리는 것마다

돌아오는 것마다

완전한 어떤 것은 아니다

 

절름거리며 돌아오는 그의 바퀴와

캐진 유리창, 구멍 뚫린 눈을 보아라

빈 버스 가득히 겨울 바람을 담고

고드름을 무성하게 메어단 채 달려오는

동굴 같은 그의 가슴을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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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잘 가라

  • 등록일
    2013/12/12 20:32
  • 수정일
    2013/12/12 21:08

그대 잘 가라

 

도종환

 

그대여 흘러흘러 부디 잘 가라
소리 없이 그러나 오래오래 흐르는 강물을 따라
그댈 보내며
이제는 그대가 내 곁에서가 아니라
그대 자리에 있을 때 더욱 아름답다는 걸 안다
어둠 속에서 키 튼 마누들이 그림자를 물에 누이고
나도 네 그림자를 물에 담가 흔들며
가늠할 수 없는 하늘 너머 불타며 사라지는
별들의 긴 문물
잠깐씩 강물 위에 떴다가 사라지는 동안
밤도 가장 깊은 시간을 넘어서고
밤하늘보다 더 짙게 가라앉는 고요가 내게 내린다
이승에서 갖는 그대와 나의 이 거리 좁혀질 수 없어
그대가 살아 움직이고 미소 짓는 것이 아름다워 보이는
그대의 자리로 그대를 보내며
나 혼자 뼈아프게 깊어가는 이 고요한 강물 곁에서
적막하게 불러보는 그대
잘 가라

 

p.s 노동자 인민 상중 진혼곡과 조시가 우리 투쟁결의로 이끌던 시기... 이 말과 언어 그리고 노래가 시대를 위해 나서게 했고 행동했고, 실천했던 시기... 이제 그 시기 다시금 불씨 되살릴때.... 말과 행동으로 투쟁띠 질끈 메고 나설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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