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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1/15
    [시/신경림] 강물이 되고 별이 되고 꽃이 되면서
    간장 오타맨...
  2. 2014/01/15
    [시/신경림] 가자 새봄엔
    간장 오타맨...

[시/신경림] 강물이 되고 별이 되고 꽃이 되면서

  • 등록일
    2014/01/15 09:49
  • 수정일
    2014/01/15 09:49

강물이 되고 별이 되고 꽃이 되면서

신경림

강물이 어찌 오손도손 흐르기만 하랴
큰물이 작은 물이 이끌고
들판과 골짜기를 사이좋게 흐르기만 하랴
어떤 땐 서로 치고 받고
또 어떤 땐 작은 물이 큰물을 덮치면서
밀면서 밀리면서 쫓으면서 쫓기면서 때리고 맞으면서
시게전도 지나고 다리밑도 지나는
강물이 어찌 말없이 흐르기만 하랴

별들이 어찌 늘 조용히 빛나기만 하랴
작은 별들과 큰 별들이 서로 손잡고
웃고 있기만 하랴
때로는 서로 눈 부라리고 다투고
아우성으로 노래로 삿대질로 대들고
그러다 떠밀려 뿔뿔이 흩어도 지지만
그 성난 얼굴들도 그 불 뿜는 눈빛으로
더 찬란히 빛나는 별들이
어찌 서로 그윽히 바라보기만 하랴

산비알의 꽃들이 어찌 다소곳 피어 있기만 하랴
큰 꽃이라 해서 먼저 피고
작은 꽃이라 해서 쫓아 피기만 하랴
빛깔을 뽐내면서 향기를 시새면서
뒤엉켜 싸우고 할퀴고 허비고
같이 쓰러져 분해서 헐떡이다가도
세찬 비바람엔 어깨동무로 부둥켜안고 버텨
들판을 산비알을 붉고 노란 춤으로 덮는
꽃들이 어찌 곱기만 하랴

산동네의 장바닥의 골목의 삶이 어찌 평화스럽기만 하랴
아귀다툼 악다구니가 잘 날이 없고
두발부리 뜸베질이 멎을 날이 없지만
잘난 사람 못난 사람이 큰 사람이 작은 사람이 엉켜
제 할일 하고 제 할말 하면서
따질 것은 따지고 밟을 것은 밟으면서
강물이 되고 별이 되고 꽃이 되면서
산동네의 장바닥의 골목의 삶이 어찌 밝기만 하랴

... 신경림시집 "기난한 사랑노래"중에서....

p.s 삶도 투쟁의 연속이다. 그러나 우리내 삶 지치고 지쳐... 패배로 점철되면서 아우성과 그 싸움이 투쟁이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투쟁은 타전되지만 전달이 소통이 연대가 되지 못하는 현실에서 우리내 그 서로 부디끼며 가는 것이 그리 힘든지... 애써 외면하는지... 타전되는 소식에 소스라친다. 과거로 회귀는 정권만이 아니라 우리도 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한다. 그러나 우리내 민주주의를 위해 노동이 이땅의 민중이 인민이 목소리 높여 싸우고 있는가? 곰곰히 생각해 보고.... 그 파업 애써 외면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라도 깃발들고 나서자 우리의 길 올바른 길이기에.... 투쟁이 메아리가 아닌 함성이 되어 이 땅에 울리도록 그 힘찬 걸음... 어깨동무 다시금 보고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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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경림] 가자 새봄엔

  • 등록일
    2014/01/15 09:40
  • 수정일
    2014/01/15 09:40

가자 새봄엔

신경림

가자 이웃들 친구들
큰 파도가 되어 골목길 신작로를 메우며
고개를 넘고 강을 건너서
들길을 지나 다시 철길을 질러

가자 버려진 우리들 마을을 찾아
거룻배 통통대는 배터로
말강구 설치는 시골 장터로
노래를 찾아 잃어버린 우리들
옛얘기를 찾아

가자 형제들 낯모르게 내 형제들
큰 바람이 되어
땀 밴 내 땅 두 발로 밟으며
피 엉킨 논밭 가슴으로 만지며
모든 숨결 큰 바람이 되어

가자 얻어 입은 누더길랑
벗어던지고
얻어 먹은 음식찌끼 시원히 토해내고
휴전선도 짓밟으며
지뢰밭 총칼밭 파헤치며

가자 친구들 이웃들 형제들
한덩어리 되어
큰 불길이 되어
뜨거운 노래로 눈보라를 녹이며
반백 년 어러붙은 하늘과 땅 녹이며

.... 신경림 "가난한 사랑노래" 중에서...

p.s 가자!! 라는 말이 의미 심장하게 다가 온다. 가자!! 노동해방, 가자!! 총파업 그렇게 어깨동무하고, 동무, 동지들과 함께 새봄 해방을 향해 치닫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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