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공장

뼛속을 긁어낸 의지의 대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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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 무렵 황금빛 모서리를 갖는 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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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쳐서 속구칠 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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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부스러기를 지상에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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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가 가자는 대로 먼 곳까지 갔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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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의 흑점에서 클로즈업으로 날아온 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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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진맥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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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몸의 무게조차 가누지 못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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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떠나지 않은 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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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안을 노려보는 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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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밑의 벌레를 놓치는 원시의 배고픔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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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것이 보여도
​
현란한 비상만 보인다

<1978. 미밢표>
...정희성 시집 "저문 강에 삽을 씻고" 중에서....

나는 어려서 우리들이 하는 말이
별이 되는 꿈을 꾼 일이 있다. 
들판에서 교실에서 장터거리에서
별때처럼 잉잉대는 우리들의 말이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되는 꿈을.
머리 위로 쏟아져내릴 것 같은
찬란한 별들을 보면서 생각한다,
어린 때의 그 꿈이 얼마나 허황했던가고.
아무렇게나 배앝는 저 지도자들의 말들이
쓰레기 같은 말들이 휴지조각 같은 말들이
욕심과 거짓으로 얼룩진 말들이
어떻게 아름다운 별들이 되겠는가,
하지만 다시 생각한다, 역시
그 꿈은 옳았다고.
착한 사람들이 약한 사람들이
망설이고 겁먹고 비틀대면서 내놓은 말들이
자신과의 피나는 싸움 속에서
괴로움 속에서 고통 속에서 내놓은 말들이
어찌 아름다운 별들이 안되겠는가.
아무래도 오늘밤에는 꿈을 꿀 것 같다, 
내 귀에 가슴에 마음속에
아름다운 별이 된
차고 단단한 말들만을 가득 주워담는 꿈을,

... 신경림 "기행시집"중에서...

p.s 우리내 산을 돌아다니다 보면... 그 밝던 별들이 불빛에 의해 사라짐을 발견할 수 있다. 달동네에서 보았던 그 별빛만 못한 설악산, 지리산, 덕유산에서 예전 탄성을 지르며 올라서 봤던 별빛이 달동네 할머니들에게 여름밤 도깨비 이야기 들으며 쳐다봤던 하늘이 시골집 뒷간가면서 보았던 별빛들이 사라졌음을 느낀다. 우리말도 그렇게 도시화의 삭막한 풍경처럼 시인의 말처럼 별들도 아름다운 별들이 사라져가는 것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