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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4/14
    [시/최하림] 저녁 바다와 아침 바다
    간장 오타맨...
  2. 2014/04/11
    [시/김남주] 사랑은
    간장 오타맨...
  3. 2014/04/02
    제주 4.3 항쟁 65주년 추모시/ 섬 하나가 몬딱
    간장 오타맨...
  4. 2014/03/27
    [시/최영미] 선운사에서
    간장 오타맨...
  5. 2014/03/20
    [시/신경림] 나무여, 큰나무여
    간장 오타맨...

[시/이문재] 내안의 감옥

  • 등록일
    2014/04/21 16:20
  • 수정일
    2014/04/21 16:20

내안의 감옥

 

이문재

 

가장 큰 감옥은

내 안의 감옥

낯익어 감옥 그곳

낯익어 설레임 사라진

 

내 안의 감옥 그곳

눈 닫아걸고 귀 연 지 오래

아주 오래 이윽고 내 안이

끔찍한 지옥임을 알았을 때

등롱초 등롱 밝아지듯

저마다 심지가 되기 시작한

마음의 세포들 설레

설레어서

 

그래, 같이 살자꾼

어서 들어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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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재무] 팽나무가 쓰러, 지셨다

  • 등록일
    2014/04/16 12:33
  • 수정일
    2014/04/16 12:34

팽나무가 쓰러, 지셨다

이재무

우리 마을의 제일 오래된 어른 쓰러지셨다
고집스럽게 생가 지켜주던 이 입적하셨다
단 한 장의 수의, 만장, 서러운 哭(곡)도 없이
불로 가시고 흙으로 돌아, 가시었다
잘 늙는 일이 결국 비우는 일이라는 것읊
내부의 텅 빈 몸으로 보여주시던 당신
당신의 그늘 안에서 나는 하모니카를 불었고
이웃마을 숙이를 기다렸다
당신의 그늘 속으로 아이스께끼장수가 다녀갔고
방물장수가 다녀갔다 당신의 그늘 속으로
부은 발등이 들어와 오래 머물다 갔다
우리 마을의 제일 두꺼운 그늘이 사라졌다
내 생애의 한 토막이 그렇게 부러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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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최하림] 저녁 바다와 아침 바다

  • 등록일
    2014/04/14 17:51
  • 수정일
    2014/04/14 17:51

저녁 바다와 아침 바다

최하림

광산촌의 여인은 보고 있었다 물에 뜬 붉은 바다
날빛 새들이 날아오르고 물결에 별들이
씩겨져 제 모습으로 갈앉고
상수리나무가 한 그루 흔들리고 있었다
키작은 사내는 밤새도록 술을 마시다가
일천 피트 어둠속으로 사라져 갔으나
가도가도 막막한 어둠뿐 모두 다 뜨내기와 갈보뿐
낡아빠진 궤도차가 달리는 길목에서
어허와어허와 궤도차가 달리는 길목에서
우리들은 밤새도록 술을 마시고 젓가락을 두들기며 노래
불렀으나, 신참내기 전도사도 노래 불렀으나 가슴의
멍울은 풀리지 않고 싸움도 끝나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슬픔만 달빛이 내리는
나무 그늘이라든가 산등에서 아주 낮게
흘러내리고 어떤 적의도 없이 흘러내리고
밤이 가고 아침이 오고
새들 무리가 무이미하게 날아오르고
물결에 흔들리는 여인의 얼굴 위로
상수리나무가 흔들리고 있었다.

p.s 투쟁하고 있는자 들은 이미 승리하였다. 그런 관념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보자 정작 그 패배뒤 그 삶의 버거운 패배의 쓰라린 경험을 굴욕을 참지 못해 이승의 삶 던진 우리내 투쟁하는 자들의 삶이 어찌되었는지 그 트라우마와 패배가 휩쓸고간 빈 공터 그 관심밖의 냉대를 이기지 못한 우리내 해방자들의 뒤안길을 떠올려 보자.... 그 투쟁을 이야기하기전 연대라는 이름으로 주체들의 투쟁 엄호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망각의 피조물... 잃어버린다 그 패배의 뒤안길... 그 빼앗긴 터들 빼앗긴 권리들을 이에 투쟁하는 자 모두 반드시 승리하여야 한다. 그 패배뒤 그 울분 그 분노와 한 삶의 자리를 내어주는 우리내 노동자 인민의 삶을 위해서도... 무조건 승리하여야 한다. 그 패배가 절망이 가져다줄 그 비극이 없기 위하여... 그 삶의 터 빼앗긴 들녘 대추리의 추억도 새만큼의 갯벌도 그렇고... 그렇게 그렇게 패배로 빼앗긴 땅 들녘 그리고 그 노동의 빈터의 삶 지켜보는 것도 힘겹다. 그 패배가 흔들리지만 이겨내라 말하지만 힘겨움이 여전히 타전되고 있다. 그 지키고자 하는 의미보다 더 힘겹게 다가온다. 연대라 무심히 말하기엔.... 우리내 너무 힘이 무더져 있다. 그 삶이 아니고서야 어찌 가볍게 이야기 할 수 있는지... 지켜보는 이들의 삶 모습을 보는 것도 눈시울 붉히거늘... 그 마음이라도 함께 포용해 주는 것이 진정한 연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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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김남주] 사랑은

  • 등록일
    2014/04/11 10:07
  • 수정일
    2014/04/11 10:15

사랑은

 

김남주

 

겨울을 이기고 사랑은

봄을 기다릴 줄 안다

기다려 다시 사랑은
불모의 땅을 파헤쳐
제 뼈를 갈아 재로 뿌리고
천년을 두고 오늘
봄의 언덕에
한 그루 나무를 심을 줄 안다

사랑은
가을을 끝낸 들녘에 서서
사과 하나 둘로 쪼개
나눠 가질 줄 안다
너와 나와 우리가
한 별을 우러러보며

p.s 타전된 투쟁들이 한숨을 돌리게 한다. 법원의 판결로 현장으로 들어간 노동자들도 있고, 여전히 길거리와 철탑에서 투쟁 승리를 위해 오늘과 내일을 넘어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외침들이 이 봄 들녘을 수놓고 있다. 그러나 이 투쟁이 노동을 일으키고 세우고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우리 투쟁은 온전히 투쟁으로 자본으로부터 쟁취해내야만 우리의 투쟁 승리가 될 것이다. 투쟁으로 일구어낸 승리만이 노동해방이며, 노동자 투쟁 승리 쟁취이다. 이 길로 나아가고 있는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이 봄 들녘 수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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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항쟁 65주년 추모시/ 섬 하나가 몬딱

  • 등록일
    2014/04/02 10:24
  • 수정일
    2014/04/02 10:24

제주4.3항쟁 65주년 추모시

섬 하나가 몬딱

문충성

섬 하나가 몬딱 감옥이었주마씸
거넌가자 못하는 바당은 푸르당버청
보는 사람 가슴까지 시퍼렁 허게 만들엇쑤게
흐영헌 갈매기들 히영허거 날곡
눈치보멍 보말이영 깅이여 톨이영 매역이영
해당 먹엉 살아낫수게 총든
까매기들은 불타는 중산간
모을서 시커멍허게 날곡

숨도 제대로 못 쉬었주마씸
하늘님아 하늘님아 하늘님까지
누렁하게 무서웠주마씸 경해도
경정 살아낭 볼렛낭 아래서
꿩독새기 봉그곡
불탄 자리엔 고사리들 왕상허게 크곡
구랭이들 허물 벗는
석석한 보름에 눈이 시령 사월
보름 어디선가 자꼬 불어왕
연둣빛으로 꼬꾸라지곡 연둣빛으로
무싱거 마씸
자유가 어디 있었쑤강
섬하나가 몬딱 죽음이었주마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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