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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로스트] 가지 못한 길

  • 등록일
    2005/01/10 22:57
  • 수정일
    2005/01/10 22:57
단풍 물든 숲속에 두 갈래 길이 나 있었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모두 다 가둘 수는 없이 나는 아쉬운 마음으로 오래도록 서서 잣나무 숲속으로 접어든 한쪽 길이 굽어져 안보이는 곳까지 바라다보고 있었다. 그 길은 먼저 길과 똑같이 아름답고 풀이 우거져 사람을 부르는 듯했다. 사람들이 밟고 지나간 흔적은 먼저 길보다 좀 덜하기는 했지만....


그날 아침 두 길은 모두 아무런 발자국도 찍히지 않은 채 서리 맞은 낙엽에 덮여 깨끗하게 놓여 있었다. 먼저 길은 다른 날 걸어가 보리라 생각했지만 하나, 길은 길로 뻗어 나가는 것이고 다시 돌아올 가망은 없었던 것이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나는 어디선가 한숨 쉬며 말하리라 두 갈래 길이 숲속에 나 있어 나는 사람들이 덜 다닌 듯한 길을 택했었는데 결국 그것이 나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라고.... 김용택 시가내게로 왔다2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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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박정만] 작은 戀歌

  • 등록일
    2005/01/10 22:50
  • 수정일
    2005/01/10 22:50
* 이 글은 갈막님의 [너뿐이야.] 에 관련된 글입니다.

사랑이여 보아라 꽃초롱 하나 불을 밝힌다. 꽃초롱 하나 천리 밝까지 너와 나의 사랑을 모두 밝히고 해질녘엔 저무는 강가에 와 닿는다. 저녁 어스름 내리는 서쪽으로 流水와 같이 흘러가는 별이 보인다. 우리도 별을 하나 얻어서 꽃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 눈 밝히고 가다 가다 밤이 와 우리가 마지막 어둠이 되면 바람도 풀도 땅이 눕고 사랑아, 그러면 저 초롱을 누가 끄리. 저녁 어스름 내리는 서쪽으로 우리가 하나의 어둠이 되어 또는 물 위의 뜬 별이 되어 꽃초롱 하나로 천리 밖까지 눈 밝히고 눈 밝히고 가야 한다면. 김용택 시가 내게로 왔다2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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