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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곳을 향하여....

  • 등록일
    2004/10/13 12:59
  • 수정일
    2004/10/13 12:59

이번주 일거리가 없어 용역회사에서 일을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저번주는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나가게 되어 무엇보다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들 겨울나기 위해 사람들이 분주히 용역사무실로 나오지만 바램과는 다르게 일거리가 그리 많지 않군요. 오늘은 2시간 일거리가 있어 2시간 동안 일을 하고 왔습니다. 몇일간의 담배값과 차비를 벌었습니다. 그나마 짧은 시간이라도 일을 나갈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함을 느낍니다.

 

오늘 아침 용역사무실에서 일거리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 아저씨가 이런 말을 하군요.

일이 아니되면 안되느데로 기다릴 줄 알아야 하며, 나보다 낮은 사람들을 보면서 살아가라고, 욕심을 버리면 이 생활도 적응이 된다고 한마디를 하더군요. 맞는 말입니다.

 

늘 나보다 높은 곳 더 높은 곳을 바라며 분에 넘치는 욕심과 허영심이 가득한 이 세상에 대해 그분은 고정된 시선으로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참 보기 좋더군요. 이 생활을 하면서 내가 너무 분에 넘친 생활을 하였음을 하루하루 깨닫고 있습니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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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파블로 네루다] 시

  • 등록일
    2004/10/12 11:57
  • 수정일
    2004/10/12 11:57
그러니까 그 나이였죠..... 시가 나를
찾으러 왔더군요. 모르죠, 어디서 나왔는지
겨울에선지, 강에서 나왔는지.
언제 어떻게 돼서 왔는지 모릅니다.
아니예요, 목소리가 아니었습니다.
말소리도 아니고, 침묵도 아니었습니다.
어떻든 어느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더군요
밤의 가지 위에서,
갑자기 다른 사람들 틈에서
격렬한 불더미 속에서 나를 불렀죠.
아니면 홀로 돌아오는 길목에
얼굴도 없이 거기 섰다가
나를 만지든가 했어요.


난 뭐라고 말해야 될지 몰랐어요. 내 입은
뭐 한 마디 이름조차
대질 못하다군요.
내 눈은 멀고
무언가 나의 영혼속에서 뛰노는 게 있었어요.
열기 같은 거라든가 아니면 잃어버린 날개 같은 거.
그리고 나는 자꾸 혼자 되어가는 걸 느꼈어요.
혼자
그 불탄 자국을
해석해 가며
그래서 아주 애매하게 나마 첫 줄을 썼죠.
형체도 없이 애매한, 순전히
바보짓이었죠,
아무 것도 모르는 자의
순후한 지식.
그리고는 문득
하늘이
허물어져 내리는 걸 봤어요.
하늘이 열리고
위성들과
고동치는 논밭
구멍뚫린 그림자
화살과 불과 꽃으로
난도질을 당한 그림자
나를 에워싸는 밤과 우주를 봤어요.

 

그리고 나, 이 미약한 존재는
그 커다란 공허에 취해
신비의 모습 그대로
별이 총총한 허공에 도취되어
나 자신 어느 심연의
순수한 일부가 되어 있는 것을 느꼈지요.
별들과 함께 나는 굴러떨어졌죠.
내 심장이 바람 속에 한가닥 풀리기 시작했죠.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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