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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동엽] 산에 언덕에

  • 등록일
    2014/02/20 17:50
  • 수정일
    2014/02/20 17:50

산에 언덕에

신동엽

그리운 그의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
화사한 그의 꽃
산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그리운 그의 노래 다시 들을 수 없어도
맑은 그 숨결
들에 숲속에 살아갈지어이.

쓸쓸한 마음으로 들길 더듬는 행인아.

눈길 비었거든 바람 담을지네.
바람 비었거든 인정 담을지네.

그리움 그의 모습 다시 찾을 수 없어도
울고 간 그의 영혼
들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시집 아사녀 1963년>

p.s 알바로 나간 청년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 부인과 함께 그리고 이번 눈사태로 죽어간 경주 부산외대 그 꽃다운 넋 장례식을 떠올리며 시 한수 날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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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동엽] 밤은 길지라도 우리 내일은 이길 것이다.

  • 등록일
    2014/02/19 01:06
  • 수정일
    2014/02/19 01:06

밤은 길지라도
우리 내일은 이길 것이다.

신동엽

말 없어도 우리는 알고 있다.
내 옆에는 네가 네 옆에는
또 다른 가슴들이
가슴 태우며
한 가지 염원으로
행진

말 없어도 우리는 알고 있다.
내 앞에는 사랑이 사랑 앞에는 죽음이
아우성 죽이며 억진 나날
넘어갔음을.

우리는 이길 것이다.
구두 밟힌 목덜미
생풀 뜯은 어머니
어둔 날 눈 빼앗겼어도.

우리는 알고 있다.
오백년 한양
어리석은 자 테 아직
몰려 있음을.

우리들 입은 다문다.
이 밤 함께 겪는
가난하고 서러운
안 죽을 젊은이.

눈은 포도 위
묘향산 기슭에도
속리산 동학골
열 사람 만 사람의 주먹팔은
묵묵히
한가지 염원으로
행진

고을마다 사랑방 지깨그릇 앞
우리들 두쪽 난 조국의 운명을 입술 깨물며

오늘은 그들의 소굴
밤은 길지라도
우리 내일은 이길 것이다.

... 신동엽 시전집 " 누가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중에서...

p.s 225 총파업 행진이 우리 내일의 승리를 위해 내딛는 2014 투쟁의 횃불이 되기를 염원하며.... 노동의 노동운동 노동자계급 진군의 행진이기를.... 총파업 기치 내걸고 나서는 투쟁의 행진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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