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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정치세력은 스스로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전국공동토론회 4주제 [노동운동 현황과 과제]

 


 

 


 

 

 

6월 23일 노동운동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전국공동토론회가 열렸다. 4번째 토론이다. 사회주의노동자정당 건설 준비모임(준비모임)과 사회주의노동자연합(사노련)은 공통적으로 조합주의 정치활동을 극복하고 변혁적 전망을 아래 노동운동을 재조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노동해방을 지향점으로 삼고 활동했던 노동자들이 당 건설의 핵심주체로 서야 하며 부문주의/경제주의/대리주의 경향의 활동을 넘어 계급적 단결을 실현하는 노동자투쟁의 경험을 축적하면서 관료주의적 지도력에 맞서는 대안지도력으로 서나가야 함을 제기했다. 

 

그리고 현장에서 사회주의 정치활동을 펼치기 위해 노동자들의 당 건설 운동에 합류, 강령에 입각한 활동, 당의 독자적인 현장분회 건설, 노동자대중의 직접조직화, 노동자평의회/대체권력 등을 제시했다. 참석한 사람들은 양조직의 발제문이 큰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양 조직이 단일발제문 구성을 위해 3차례에 걸친 사전토론을 한 때문이다. 사전토론의 결과로 준비모임은 사노련의 문제의식을 최대한 반영했고 사노련 역시 준비모임과의 공유내용을 밝히기도 했다. 

 


 

 

참석자들의 치열한 토론 

 

토론은 발제자가 아닌 참석자들에 의해 주도됐다. 관료와 관료주의를 혼돈하면서 노조관료를 나쁜 것으로 규정하고 비판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 관료주의문제는 결과를 진단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 한계가 있는 노조운동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개입하고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사회주의를 지향하고 있는 활동가들이 결집해야 한다는 주장, 쌍용차 투쟁을 비롯한 당면 노동자투쟁에 좌파현장활동가들이 적극적으로 결합해야 한다는 주장 등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현장에서의 사회주의적 정치활동과 노동운동의 퇴조기라는 주체적 조건과 실천적 방안’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는 점을 제기했다. 현장에서 치열하게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사회주의 정당건설의 주체로 서기 위해서는 이 간극을 메꿔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양조직의 발제문은 그들의 고민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다는 따끔한 지적도 나왔다. 

 


 

 

가능성을 엿보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토론회가 끝나고 한 참가자는 “3번에 걸친 토론과는 많이 달라졌다. 양조직 중심의 발제와 토론, 검증하고 비판하는 방식에서 참석자들이 적극적으로 토론했던 점이 긍정적이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또 다른 이는 “공동의 지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분열되어 있어서 당 건설이 부정적이었는데 가능성을 봤다”며 “기분 좋은 토론이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반면 “여전히 추상에만 머물러 있다”는 비판적 평가도 나왔다. “서로 다르지 않은 2개의 발제문을 내는 것은 옳지 않다”며 “논쟁해야 할 지점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논쟁할 생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평가였다. 중요한 것은 제출한 노동운동 진단 속에서 사회주의 정치세력이 스스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다. 그 문제를 심도 깊게 토론해야 한다는 제기도 있었다.

 

문제를 다 풀 수는 없지만 사회주의 정치세력들은 어쨌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그 돌파구가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노동자들, 정치세력들의 조직적 결집’이라고 말한다면 불가능이라고 웃음거리가 되려나.

 

선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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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당건설 운동 전면화를 위한 전국공동토론회의 발자취

올 초, [전국공동토론회조직위원회](아래 조직위원회)가 구성되었다. 조직위원회는 준비모임과 사노련, 그리고 양 조직에 속하지 않지만 사회주의 당건설운동 전면화가 절실하다는 과제인식을 가진 동지들이 모여, 공동토론회를 조직하기 위해 만든 한시적 조직체다. 
조직위원회는 토론회 주제로 4개를 설정하고, 서울, 울산, 아산, 부산, 전주에서 지역별 토론회를 벌여왔다. 각 지역별로 진행된 토론회는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1주제 - 정세와 당건설’, ‘2주제 - 변혁전략’, ‘3주제 - 강령’ 등 총 3개의 주제별 토론회가 치러졌고, 준비모임과 사노련 두 조직이 발제를 맡았다. 6월 12일 울산토론회를 시발로 ‘4주제 - 노동운동 현황과 과제’ 토론이 예정되어 있다. 


사회주의 당건설 운동을 전면화하기 위해, 조직위원회가 구성되고 현 시기 핵심 운동과제에 대해 전국적 토론회를 해나간 것은 그 자체로 진전이다. 구체 내용에서 견해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토론회의 성사 그 자체는 사회주의 당건설이 현 시기 핵심과제라는 공통의 과제인식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토론회는 의의못지 않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토론회에 참가한 활동가들의 문제의식이 충분히 교류·소통되면서, 공동의 과제인식을 만들어내는 토론회가 되기보다는 토론회의 객체로 전락하게 되거나, 발전적 토론으로 진행되기 보다는 타조직에 대한 비난이나 검증식 토론 흐름이 강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준비모임은 조직위원회에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였고, 조직위원회에서도 자체 평가를 통해, 4주제 토론부터는 이제까지 토론회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발전적으로 극복할 것을 결의하였다. 이에 4주제 토론이 두 조직과 노동운동 내 활동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현 노동운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활동방향을 고민하고, 토론하고, 모색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해 본다. 그래서 4주제 토론 이후 진행될 ‘총괄토론 및 당건설 경로’ 전국토론회에는 전국에서 수많은 활동가들이 모여, ‘사회주의 당건설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를 토론하고 결의를 모아내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장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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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는 자기 스스로를 어떻게 지양할까

지난 3월6일 사회주의노동자정당 건설 준비모임, 사회주의노동자연합 등 사회주의정당을 만들고자 하는 분들의 고민과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어 전교조 서울지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하였다. 그런데 토론이 진행되면서 애초 가졌던 그런 기대는 알 수 없는 갑갑함에 자리를 내주었다. 그것은 자신만의 어떤 경계를 설치하고 그것을 옹호하고자 하는 완고한 경향이 지배하는 토론 분위기 때문이었다. 
정당건설의 과정에서 제반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조직된 토론회인 만큼 그것은 특정한 정치세력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전달하고 설득, 관철시키기 위한 것을 넘어 자신들에게 가해지는 다양한 문제의식을 경청하고 그것에 대해 고민하고 논의하는 자리가 되어야한다. 하지만 토론회 분위기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토론의 공간이라기보다는 각자의 생각을 전달하는 선거유세의 공간이었다고나 할까. 이런 토론회라면 공개적으로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거기에는 그 적실성 여부와 무관하게 이미 나름의 어떤 정답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그 정답들이 자신들의 한계를 보지 못하게 하는 의지의 과잉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 의지의 과잉에 의해 자신들의 이론, 실천이 지니고 있는 여백과 한계, 그로 인해 불가피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는 그 어떤 유보와 주저, 그리고 그것을 채울 내용과 방법에 관한 진지한 논의 등은 온전히 숨 쉴 수 없었다. 정당을 포함하여 그 무엇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과연 무엇인가. 정당을 만들고자 하는데 정작 ‘정치의 빈곤’이 느껴졌다면 그것은 단지 나만의 생각이었을까.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나는 환경·생태문제, 젠더의 문제, 평화의 문제 등이 사회주의자들에게 외재적인 것이 아니라 내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즉 그것이 자신의 문제라고 여긴다면 어떤 이론적, 실천적인 변화가 필요한가를 물었지만, 그에 대해 답은 쓰레기분리수거 문제에 대한 단상, ‘성주류화’(gender mainstream)에 지배되고 있는 기존 주류여성운동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다가 결국 노동자계급의 입장을 유지할 때만이, 그러한 문제들 또한 올바로 해결될 수 있다는 통상적 언술의 형태로 되돌아 왔다. 그것도 유보 없이, 단호하게 말이다. 주로 사노련 활동가들에 의한 답변이었지만, ‘어떤 정답’을 듣는 자리가 아니었기에, 또 ‘정답’을 바라고 질문한 것이 아니었기에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론, 실천의 수준에서 현장 활동가들이 직면한 짙은 고민의 흔적을 들을 수 없었던 것은 너무 아쉬웠다. 
밀린 원고 때문에 먼저 토론장을 나와 집으로 오는 길에 이런 자문자답을 하였다. ‘프롤레타리아트 민주주의’는 스스로를 어떻게 대상화하며 자신을 지양할 수 있을까. 자신을 이룬 다음에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이미 스스로를 부정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것이 환경 및 생태, 젠더, 평화 문제 등을 자기화한 ‘사회주의자들’이 가져야 할 기본 발상, 태도의 준거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광일 | 성공회대 연구교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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