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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생각과 감정

바리님의 [] 에 관련된 글.

 

아기들이 자기 생각이나 느낌을 말하기 시작하니 움찔할 때가 종종 생긴다.

은영중 상세한 소통을 할 수 없으니 아무 생각 없을꺼라 여기게 되는 데 아기들이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그/녀들이 생각이 있음을 환기시킬때 움찔한다.

아기 존중의 길을 멀고도 험하다.

 

1.

어제 미루는 어린이집에서 돌아와 신나게 젖을 먹고 있었는데

난 급히 온 전화 때문에 그냥 젖을 물린채 전화를 오래했다. 

전화 끊고 미안한 마음에 그리고 너무 이쁜 마음에

감정을 이빠이 담아서 안그래도 데시벨이 높은 목소리를 더 크고 굵게 하고는

"미루야~ 사랑한다~" 했다. 

 

근데 미루 갑자기 젖먹는 것을 멈추고 숨죽이고 있는 것이다.

좀 놀랐나 보다. 목소리가 나무라는 것 처럼 들렸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급 목소리를 달리해서

"미안해. 미루. 놀랬구나. 뭐라고 하는게 아니고 니가 너무 좋아서 그걸 표현하다 보니 그렇게 됐어. 미안해. " 그랬더니.

 

미루 고개를 들어

"깜딱 놀랬어요." 그런다. 것도 약간 황당하단 얼굴을 하면서 말이다.

띠옹....

 

 

2.

어제는 내가 교육을 하러 저녁에 나가야 했기에 상구백이 미루를 봤는데

상구백 뭔가를 한참하고 있었는데 미루가 갑자기 자기가 쓰는 조그만 상을 들고는 방으로 들어가며 그러더란다.

"어휴 무거워."

너무 웃겨서 그만 풋했다고.

 

그리고 또 하나 안방에서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 보고 있더란다.

그래서 "미루야, 뭐 봐?" 했더니.

"밭에" ....아예~~

 

3.

미루는 이상하게 나랑 밥을 먹을 때는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는다. 내가 떠먹여 줄때까지 기다린다. 지 아빠랑 밥 먹을 때도 그렇고 놀이집에서도 지가 알아서 숟가락을 사용해 밥을 먹는데 나랑 있을 때만은 몇번 먹다 말고 꼭 먹여 달라고 한다. 내가 성격이 급해서 기다려주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매번 그러니 좀 고민이 됐다. 그러다 문득 이 녀석이 그냥 이런식으로 나에게 어리광을 부리고 싶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하루는 내가 밥을 먹이면서

혼잣말 처럼 미루에게 이야기를 했다.

 

"미루야. 미루는 혼자서도 밥 잘 먹지.

아빠랑도 놀이집에서도 혼자서 밥 잘 먹지.

그렇지만 미루는 엄마가 밥 먹여줬으면 좋겠지.

엄마한테 어리광 부리고 싶어서. ㅋㅋ

좋아. 미루가 그렇게 하고 싶으면 그렇게 해도 돼.

엄마한테 어리광 부리고 싶으면 부려.

대신 언제든 혼자 먹고 싶을 때는 혼자 먹어요."

그랬다.

 

그랬더니 미루,

겸연쩍은 얼굴로 날 쳐다 본다.

'엄마, 내가 혼자 밥 먹을 줄 아는 거 알고 있었어....' 뭐 그런 얼굴로.

 

재미있다.

점점 사람하고 노는 거 같다.

 

참 그제는 잠자리에서 젖을 먹다 돌아누으면서

"자자"하더라. ㅋㅋ

 

4.

피곤한 날의 연속이구나.

교육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좀 지친다.)

설 준비도 해야 하고

하루도 제대로 못 쉬니 좀 딸린다.

 

게다가 역시나 이리 힘들고 바쁠때 피자매님이 오실 준비를 하시는 듯.

아 무거워라.

 

그래도 뭐....

사람 미루랑 노는 맛는 달다는.

 

달려보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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