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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푸른영상에서 한달에 한번 하는 다큐 보기를 다녀왔다.
한 동안 사무실도 못 가고 조금씩 움직이고 싶기도 하고 사람들 보고 싶기도 하고
그리고 다큐를 보고 싶기도 했다.
다큐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다. 위안부 할머니를 처음 만난 건 2000년에 일본에서 국제민간법정을 했을 때 촬영하러 따라 가면서였다. 난 선발대였는데 한 할머니와 방을 같이 사용했다. 좀 불편했다. 사실 할머니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잘 몰랐다. 근데 이상하게 할머니를 피해자로 대하고 싶지도 않았고 그냥 옆집 할머니 대하듯 하고 싶었다. 아마도 그래야 할머니한테도 나한테도 아무런 파장을 안 만들것 같은 그런 자기 보호차원의 마음이 앞섰던 것 같다. 근데 할머니는 그런 분위기가 불편하셨던 건지 아님 그게 오히려 편했던 건지...아니면 처음 만나는 사람과는 그렇게 소통하시는 것인지 내게 자신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됐다. 뭐라 표현하기 힘든 느낌이었지만 그냥 내 앞에 있는 사람이 그런 일을 당했다는 것이 그저 막막한 것이 난 울지도 못했던 것 같다. 여튼 일을 끝내고 한국에 돌아와서 가끔 그 할머님이 내 안부를 묻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편하게 찾아가질 못했다. 아마도 여전히 난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고 여겼던 것 같다.
그러다 이번 다큐를 봤다. 이번 다큐의 주인공은 한국에 있는 할머니가 아니라 일본에 있는 할머니 이야기였다. 할머니의 캐릭터는....정말...이건 좀 봐야한다. 할머니의 캐릭터가 영화를 끌고 가고 그리고 영화의 이야기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할머니의 재판을 지지하는 모임의 사람들도 끌고 간다. 할머니는 피해자의 모습이 아니라 사죄를 받아야 할 사람의 모습으로 당당하게 일본인들에게 '전쟁을 다시 하지마' 하면서 혼낸다.
그리고 마지막에 재판에서 지는데 할머니가 이런 말을 한다. "내 마음은 지지 않아."
요즘 나의 마음을 보는 것 같아서 참 창피하고 미안하고 고마웠다.
처음 아팠던 것은 아마도 독감이지 싶다. 독감예방 주사를 맞지 않았고 증상이 매우 독감스럽다. 그런데 참 미련하게 아픈게 주말이라고 그냥 집에서 약 먹고 버텼다. 그러다 어느정도 지나면 나았다고 생각하고 사무실 나가면 또 아프고 또 아프고...여튼 독감에 치였다. 그래도 병원 갈 생각을 안했으니..쫌 미련하다 싶다. 아마도 자신의 몸 상태를 잘 몰랐던 것 같다. 이젠 나이도 먹었고 이젠 예전 처럼 좀 지나면 저절로 나아지지 않는다는 걸...그리고 무엇보다 감기가 아니라 독감이었지 않나...휴~
여튼 그렇게 기력이 떨어져 갈때 즈음...용산 사건이 터졌다. 이건 뭐라 설명하긴 힘든데 약간 우울증 같기도 하고....참 마음이 힘들었다. 그게 기력이 약해진 몸에도 영향을 미쳤는지...몸이 급속도로 나빠지는 게 느껴졌다. 그 이후부터는 밤마다 열이 났는데 대부분 39도를 넘겼다. 그러다 명절이 있었고 갔다 와서 몸이 더 나빠졌다.
결국 이 미련한 인간은 병원을 가게 되는데 피검사에서 염증수치가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근데 이때 리씨가 참 고마웠다...넘 호들갑 떠는 동네 의사가....원래 스타일이 그렇다. 엄청 무섭게 이야기를 한거다. 으그그...그래서 아무래도 좀 그래서 리씨에게 급 전화를 했다. 고맙게 시리 이런 저런 설명을 해줬다. 그날 그 통화가 없었다면 아마 상구백은 울다 지쳐 쓰러졌을지도 모른다. 으그그...
여튼...대학병원으로 가서 이런 저런 정밀 검사를 하는데....참으로....결국에 어제는 입원까지 하라는 말을 들었다. 에휴...좀 양의학에서는 몸이 좀 대상화된단 느낌이다. 좀 불쾌해. 그냥 한방으로 어찌 해보기로 했다.
근데...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넘 힘을 빼고 있었구나. 이놈의 황당한 정부에 이놈의 황당한 검찰에 이놈의 황당한 세상에...내가 넘 힘을 뺐구나. 그냥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지지 않을 수 있는 건 아니구나. 뭔가 해야지 싶다.
할머니처럼 다들 맘이 지지 말길. 참 어처구니가 없어서 허망한 맘...절대 지지 말길.
다들 힘내시길.
이 다큐는 곧 개봉한다.
기회 되시면 찾아 보시길.
댓글 목록
요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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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조심하세요....그리고 몸이 고마운거에요 그렇게라도 신호보내서...쉬게한다는것이 저도 회사에서 저한테 장난만 안치면 간수치가 정상인데 별거아닌데 긴장하고 열받으면 백배로 올라가니...쯥부가 정보
sch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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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꼬/ 그러고 보니 그러네요. 그런 생각은 못했어요. 고마워요. 우리 건강해요. 그래야 만나서 수다도 떨고 그러지요. 언제 한 뵈어요.부가 정보
비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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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팠군요. 아프면 힘든데...사건 나던날 상구백을 현장에서 본 기억이 잠시 나네요...맘도 몸도 너무 혹사하지 말고, 얼렁 나세요. 힘내요~!부가 정보
sch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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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그날 비올을 본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비올인지 몰겠다면서...아구구 그놈의 기억력하면서 제가 면박을 줬지요. 한방으로 어찌 한번 해보려고 하는데 그럭저럭 약이 듣는 것 같아서 조금 움직여 볼라구 하고 있어요.부가 정보
앙겔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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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아무나 할 수 없는 말이네연... 나도 지지 않아야지ㅜㅜ 굉장한 말이다 으아부가 정보
sch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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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죠 반성도 되고 힘도 나고 그래요.....우리 힘내요~부가 정보
벼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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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일이 몇개 겹치기만 해도 마음이 널을 뛰다가 두통이 와버리는데, 내 마음은 지지 않아... 담대해지자고 수리 수리 마수리 중얼 중얼 중얼.힘내고 어떤 치료든 잘 받아요. 아프지 맙시다. 아니 아프면 금방 알고 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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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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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루집/ 그러니까요. 금방 알고 쉬어야 하는데 그게...참 미련해요. 흨..벼루집도 맘에 평화가....^^ 가족일은 근데 쉽지가 않죠. 화이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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