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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

종각역 사거리, 어둡고 차가운 대리석에 앉아서

캔맥주를 홀짝거렸다.

오랫동안 생각만 하고 있던 말을 내뱉어 버리고 나니,

모든 게 진짜가 되어버렸다.

고민이다.

재미가 없어진 것도 그렇고 혼자가 된 것도 그렇다.

좀 더 많이 고민해야겠지만, 지금은 굉장히 울적한 상태가 됐다.

책을 좋아하는 친구랑 책방에서 만나서 그런지도 모르지.

열심히 생각을 많이 해 봐야겠다.

재밌게 열심히 사는 방법에 대해서.

 

2.

헬스장을 나갔다.

싸구려 꼬질꼬질한 헬스장인데 무지 빡센 트레이너가 있다.

새하얀 몸에 갑옷같은 가슴근육을 가진 이상한 놈이다.

그가 시범을 보일 때마다 그의 몸에 붙어 있는 녀석들을 다 떼어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어쨌든 빡센 트레이너님 덕분에 쉬지도 못하고 열심히 운동을 해야 한다.

 

난 달리는 걸 좋아하는데, 런닝머신은 너무 재미가 없다.

창 밖을 보면서 싸움이라도 벌어지면 좋을 거라 생각하며 뛰었다.

싸움 대신 술 취한 아줌마가 길에서 혼잣말을 하며 폴짝폴짝 제자리 뛰기를 하는 걸 봤다.

근데 웬 젊은 청년이 데리고 갔다.

그 둘의 관계를 생각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뛰었다.

흐음.

 

3.

내가 예전에 아주 흥미로워했던 책이 재출판됐다.

근데 그 띠지에 걸린 말이 가관이었다.

"소설 마니아들에게 전설처럼 떠돌다 사라졌던

포스트모더니즘 엽기충격 소설이 다시 돌아왔다"

 

책은 반가웠지만 띠지 덕분에 엄청 웃었다.

포스트 모더니즘 엽기 충격 소설이라니,

이건 그냥 재미있는 책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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