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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10/02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7)
    새삼
  2. 2006/10/02
    라디오 스타(3)
    새삼
  3. 2006/09/21
    호텔 르완다..그 전쟁의 기억(6)
    새삼
  4. 2006/09/02
    흔들리다, sway, ゆれる(9)
    새삼
  5. 2006/08/26
    스윙 걸즈, (앤 어 보이)(4)
    새삼
  6. 2006/08/21
    신데렐라, 이야기(1)
    새삼
  7. 2006/08/18
    캡틴 잭 스패로우(4)
    새삼
  8. 2006/08/18
    커피와 담배(8)
    새삼
  9. 2006/08/02
    괴물...(2)
    새삼
  10. 2006/06/23
    쇼킹패밀리를 봤다.(4)
    새삼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

영화는 별로고 강동원은 멋있었고 이나영은 너무 똑같았고
웃으라고 써 논 대사가 하나도 안 웃겼고
월광 소나타는 좋았다.
이 책을 좋아했던 친구도 있었고

난 읽지도 않은 주제에 싫어했지만

어쩐지 아직도 이 책을 보면 서울극장 앞에서 울고 있던 이 모 언니가 떠올른단 말이지...후후





강동원은 어쩌자고 이리도 멋있는 걸까.



마음에 든 이미지. 이 포스터를 봤다면 전혀 다른 느낌이었을거야.

어흑.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질러낸 얼굴.

니가 날 그렇게 바라봤다면 난 아마 녹아버렸을거야.

멋쟁이. 아으. 코피 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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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스타

 

낙서

영화의 매력은 두 배우.
실제와 영화 속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그들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형성한다.
특히나 안성기는 정말.. 좋더라.
난 이 영화가 꼭 안성기를 위한 영화 같았다.
사실 영화 자체는 기대 이하였는데 안성기를 보고 있으니 참 마음이 좋아져서
나도 모르게 백 점을 주고 싶은 그런 마음? ㅋ
안성기는 좋은 배우라기보단 좋은 사람의 느낌이 강했는데
이 영화는 교묘하게 그 사이에서 안성기의 캐릭터를 만들어 놓고 먹고 들어가면서
그를 좋은 배우로도 보이게 해주는 것 같다.(적어도 나에게는 말야)
안성기가 맡은 매니저 역할이 어딘가 어벙해 보이면서도
최곤한테는 어린애 달래는 품 넓은 아버지 같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하고 있을 땐 어딘가 구질구질해 보이기도 하고
부인 앞에선 불쌍한 듯 얄밉기도 한데
그게 마치 '박민수'가 아니라 안성기 같아서 이해도를 높여줬다고나 할까~ ㅎㅎ
(여하튼 부인한테 애 키우고 돈 버는 거 다 맡기고 자기만 착한 일 하는 것처럼 그러는 건 참 미웠다. ㅋ)
그 사람의 주름이 참 곱기도 하고 깊기도 해서
그렇게 늙었으면 좋겠다, 늙어갈수록 정말 잘, 살아야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라디오.
사실 난 영화가 약간 지루했고
그건 아마 이 영화의 중요한 매개인 라디오 때문일거다.
영화는 지역 속에 녹아들면서 자연스럽게 공동체 문화를 보여주는 라디오가
풋풋하고 향수를 자극한다고 생각한 거 같은데
난 이미 공동체 라디오 방송국들을 보면서 그런 것들-
동네에 소소한 일상이라든가 전국 방송에서 시도할 수 없는 막말? 혹은 아무나 디제이 같은 거라든가
-을 본 적이 있어서 별로 새롭지도 신기하지도 않았던 거 같다.
단지 공동체 라디오도 좀더 활성화 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들게 한 정도? ㅎㅎ

여기서 비틀즈 코스프레 하고 나온 이스트리버 너무 좋았삼.
제일 좋았던 장면은 처음 나올 때 순대국 하나에 소주 4병 시킨 것! ㅋ
박중훈 노래도 노브레인 노래도 그리고 이들이 부른 거 말고 그냥 삽입된 노래들도
좋았다. 쓸데없이 막 감동 노래 울어라 하며 비장하게 튼 노래는 별로였지만.

흠, 그리고 믿음, 동지.
예전에 네버랜드를 찾아서를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데
정말 단 한 사람이라도 나를 믿어주고, 나의 잠재력을 인정해주고, 기다려준다면
그만큼의 큰 힘은 없을 거란 생각.
이준익 감독이 '마음 맞는 사람하고는 오래 일 못해도 뜻이 같은 사람하고는 평생 일할 수 있다'류의 인터뷰를 한 걸 어디서 본 거 같은데
정말 그런 느낌이었다.
오래 함께 있으면서 서로를 믿고 의지하고, 그 자체가 힘이고 에너지인 사람들.
부러웠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와 오래오래 함께 늙어가고 싶어했었다는 걸,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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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르완다..그 전쟁의 기억

해미님의 [[호텔르완다] 평범한, 그래서 가슴 뜨거운] 에 관련된 글.

지난주에 대추리 들어갔을 때 봤던 영화.

 

나름 감동의 물결 영화였던 것 같은데

여럿이서 떠들며 봐서 인지 그런 감동의 물결은 느낄 수 없었다.

계속 우리가 얘기했던 건

이 곳의 상황과 너무 비슷하다는 것.

어디서 많이 들었던 이야기들이 대사로 계속 나와서

그 아이러니함이 우스워서 한없이 끔찍한 영화였음에도 그냥 웃어버렸다.

물론 그들의 비참한 전쟁과 똑같다고는 할 수없었지만

검문이나, 고립된 호텔의 모습이나 이런 것들이 평택의 상황을 연상시켰다.

 

사실 마치 한 사람이 천 몇 명을 살린 것처럼 보이게 하는 카피는 별로였지만

그가 모두를 살려낸 영웅처럼 보이는 것도 별로였지만..

여하튼.

 

나를 끔찍하게 만들었던 것은

전쟁 그 자체였다.

호텔에 고립되어있던 그들이 벨기에든 가나로든 도망가든 말든

그 이후에 르완다는 어찌되는 것인가.

전쟁의 광기 속에 묻혀지냈던 그들이

전범재판에서 단지 몇 명이 극형을 받았다고 해서

남은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을까

그걸 보면서 나는 우리 할머니를 생각했다.

그것과 비슷한 형태의 전쟁을 겪은 사람으로서의 할머니.

그 이후 그녀가 그 이전과 같이 살아가는 게 가능했을까?

동네에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걸 보면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사이 깡통에 밥을 해 먹어야만 했던 삶을 살았던 그녀가

그 이전의 그녀와 같을리 없다.

영화는 함께 밝게 웃으며 떠나는 사람들로

그리고 이후 그들은 잘 살고 있다는 자막으로 끝나지만

나에게는 계속 그 끔찍한 기운만이 남았다.

 

칼을 슬슬 바닥에 갈며 사람들을 죽이던 후투족이나

마치 미개인을 대하듯 총을 쏴대던 군인들이 뭐가 다른가

전쟁의 광기가 누구를 피해갈 수 있었을까.

 

울어라 슬퍼라 하는 음악때문에 오히려 뒤에는 영 별로였지만

나는 그 끔찍함을 그대로 드러내보여주었다는 것이 좋았다.

아이의 공포, 여자의 공포, 가족을 지켜야한다는 생각에 시달리는 그의 공포가

툭툭 느껴졌다.

전쟁 안에는 그 누구도, 영웅일 수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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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다, sway, ゆれる

오다가리 죠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냥 영화가 보고 싶었고

약속을 어긴 친구 때문에 화가 좀 났고

남산 근처에 사는 절친한 술 친구가 있었고

그 아이는 함께 영화보기 좋은 아이었고

명동은 가까웠고

사진 속의 그는 아름다웠다.

 

 



1.

배바지를 입은 오다기리죠의, 흔들리는 세숫물로 영화는 시작한다.

빨간 배바지마저도 어울리다니. 젠장.

 

(여하튼 난 그가 운전을 하면서 시작된 오프닝이 참 좋았다.

특히나 그 때 흐르는 그 음악.

컬리플라워즈라는 밴드가 오에스티 작업을 했다는데

심히 구입을 고려중이다.)

 

2. 기억과 사실은 같지 않아.

영화는 끊임없이 기억에 관해 이야기한다.

당신이 알고 있는 그 기억이란, 과연 진실한가. 혹은 '사실'인가.

어머니의 삶을 기억하는 두 명의 아들과 남편의 기억은 다르고

그 다른 기억만큼 그들은 멀리 떨어져있다.

현실의 순간은 '사실'이지만 기억은 언제나 재구성되어 머리 속에 남는다.

 

착하고 순진하게 보이는, 시골 마을의 착한 아들로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아버지의 일을 도우며 아버지와 살고 있는 형.

그리고 그 형을 필요로 하는, 그런 착하고 일 잘하는 누군가가 필요한 아버지와, 일을 함께 하는 동료들.

그 곳을 벗어난 동생.

그리고 그 동생의 기억 속의 여자.

 

여자는 기억 속에서만 존재한다.

그는 그녀를 못 알아본척 하지만 그녀의 현재에 형이 함께 하고 있다는 걸 알곤 그녀를 다시 욕망한다.

그렇지만 그녀가 자신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자신이 싫어하는 음식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 그는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재판 과정은 '기억'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검사는 끊임없이 그 때의 피고인의 상태, 감정에 대해 질문한다.

그 때의 감정과 그 때를 떠올리며 그 때의 감정을 기억해 내는 것이

언제나 같을 수는 없다.

게다가 검사는 굉장히 우락부락한 인상을 한 채로

피고인의 현재의 '사실'에 대해 까발리다가

그에게 사건 당시의 기억을 말하길 강요한다.

그가 말한 것은 어디까지가 진심이었을까.

 

 

3. 기억과 믿음

관객은 끝까지 여자의 죽음에 관한 '사실'을 알 수 없다.

어쩌면 영화 속 그들도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그 순간을 자신의 기억으로만 알고 있다.

다리 위의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먼 곳에서

동생은 형과 여자를 보면서 그들의 대화를 상상한다.

그 상상은 그에게 사실이 되고, 그 순간은 다르게 기억된다.

 

나 역시 동생처럼 형을 믿지 않았을 것이다.

나도 어떤 사람에 대해서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종종 착각하곤 하니까.

내가 알고 있는 그 사람은 그냥 내 머리 속의 사람일 뿐.

 

같이 본 친구는 이 영화의 교훈을

역시 잘 생기고 봐야해

로 정리했다.

그래. 때로 이미지는 사람의 기억을 한정시키곤 하지.

오늘 내가 영화 속의 형의 범죄를 확신한 것은

그런 류의 사람들,

그러니까 착하고, 남들에게 좋은 모습만 보이고, 늘 웃는 얼굴에, 궃은 일을 도맡아 하는 그런 사람은,

한 번 꼭지가 돌면 확 변한다는

나의 선입견이 단단히 작용했다.

결국 사람을 신뢰하지 못하는 건 나도 마찬가지였어.

 

4. 흔들림

영화 속 모두는 흔들린다.

치에코도 미노루도 타게루도 모두.

아버지와, 그리고 그녀의 엄마조차도. 모두 흔들거린다.

근데 그걸 잡아내는 카메라가 너무 좋았다.

약간씩 긴 듯하면서도 어딘가 단아하달까.-_- 표현력의 한계

이 장면도 좋았어.


엿튼 영화의 마지막은 참 맘에 안 들었지만

고 직전에 울고 있는 오다기리 죠까지 딱 좋았고

고기서 끝나고 음악이 나왔으면 완전 나는 반해버렸을 것이야

 

음악과 화면들이 너무 좋아서

영화 공부가 하고 싶다고 불끈불끈 솟구치게 만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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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 걸즈, (앤 어 보이)


 

영화를 보는 건, 결국 관객.

어제의 나에게 이보다 좋은 영화는 없었다.

 

 


 

어제 나랑 비슷한 상태의 그녀. ㅎㅎ

 

일본영화는 자고로 이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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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이야기

기대하지 않아서 일 수도 있다.
영화를 보여주기로 한 친구와 멀티플렉스를 한참 쳐다봐도
뭐랄까, 딱 땡기는 영화가 없었다.
천만이 다 봤다는 괴물도 보지 못한 친구는, 고심 끝에 신데렐라를 골랐고
우린 뭐 그냥 보자, 정도의 마음..
물론 봉감독에 대한 이상야릇한 기대는 있었다. ㅎㅎ
결론적으로는
적어도 나는 이 영화가 좋았다는 거지.

(못생긴 귀신이 나타나 예쁜 것들을 다 죽여버릴 것이라는 친구의 기대와는 조금 다른 영화였다.;; )


1. 친절하다 싶을 정도로 천천히 진행되던 초반부에 비해
뒷부분의 호흡은 빠르고 급하다. 이야기는 점프컷처럼 튀고,
공포영화라면 으례 깜짝 놀래주어야 하는데 얘기를 끼워맞추느라 편히 놀랠 수도 없다.
현재와 과거를 마구잡이로 오가는 통에 같이 본 친구는 어느 순간 부턴가 다 엉켜버렸다고 했고
내 주변에 앉은 많은 사람들이 약간의 짜증을 내며 영화관을 나섰다.
여하튼 그래도 난 나름 재미있었다.
약간 장화,홍련의 느낌과 비슷하긴 했지만.
(염정아와 도지원은 정말 닮았다! 얼굴이! 몸이! 어딘가 모를 표독스러움도.)


2. 이런 느낌이 좋았다. 어딘가 뿌연, 실체가 없지만 너무나 명확한.
'동상이몽' 이후 그에게 기대했던 그야말로 '비주얼'은 글쎄,
근데 듬성듬성 어떤 샷들은 참 좋았다.
그리고 듬성듬성한 이야기들을 나중에 이리저리 맞춰보는 것도 좋았고.
공포영화의 소리로 깜짝놀램에 별로 반응하지 않는 편이라
재밌게 본 공포영화가 별로 없었는데, 이건 나쁘지 않았다. 진짜 무서웠거든.
역시 귀신보단 사람이 무섭다. ㅎㅎ
그리고 오프닝은 진짜 맘에 들었다. 후훗.

3. '엄마'는 '아가'에게 이름을 주지 않는다.
현수는 언제나 내 딸 현수, 그리고 '아가'는 죽는 날까지 '아가'.
그 아이의 공포와 '엄마'의 공포와 그리고 그 '엄마'의 죄책감은
귀신 이야기보다 훨씬 무서운 것이었다.
그녀는 아이에게 산소호흡기를 떼내지 못했지만
아이에게 평생 이름도, 잃어버린 얼굴도 찾아주지 못한다.
그리고 아이에게는 그런 엄마만이 있을 뿐이다.

4. 정말 우리 성형 기술이 이렇게까지 발전했단 말인가!!!

5. 봉 감독이 출연했다는데 결국 발견하지 못했다. 남자라곤 몇 번 나오지도 않는데 왜 몰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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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잭 스패로우

조니뎁을 처음 봤던 건 아마도 가위손이었을테고,
멋있는 남자라고 생각했던 건 길버트 그레이프 였던 것 같다.
마른 듯한 얼굴에 먼가 있어보이는 퀭한 눈...ㅋㅋ
근데 캡틴 잭 스패로우만큼 그를 섹시하고 귀엽게 만들었던 역할은 없었다.





어쩔거야.
이 얼굴 너무 귀엽다.
저 눈 분장 보고는 웃겨 죽는 줄 알았다.
예전에 자토이치에서 기타노 아저씨도 저 비슷한 걸 했었는데, 완전 웃겼어.

큰 영화관서 조조로 봤던 덕분에
20명도 안 되는 사람이 봤는데
내가 너무 미친듯이 웃어서 약간 창피.-_-















그리고 이런 비겁한 거 젤 좋았다.
완전 나만 살기 모드.
은근히 이런 거 어울린다.

이상하게 이 영화를 보면서, 조니뎁과 최민수가 자꾸 오버랩됐다.
조니뎁에겐 미안하지만 어쩐지 비슷해...
예전에 대발이를 보는 기분이랄까...ㅎㅎ

+) 캐리비안 해적 2 보러가기 전에 네이버에 예매차 검색했더니 유사 검색어로 캐리비안의 해적3이 너무 많이 나와서
참 이상하다, 그리 재밌나 벌써 기달리게, 그랬더니 완전 영화 자체가 투비컨티뉴였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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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담배

영상을 서버에 올리는 동안..

그 동안 봤던 영화들에 대해 주절주절...

 

검은색 흰색 그리고 때로는 뜬금없고, 어이없는 유머들.
그래서 좋아하는 사람.
꽁트 같았던 영화.
그리고, 누구다누구다, 사람 찾는 재미도 쏠쏠.



그러고보니,
베니니 아저씨는 담배보다는 커피가 잘 어울렸어. 세 번째로 좋았던 처음 에피소드.

두 번째로 좋았던, 요요요 친구들.

한 동안 이 말투가 나를 떠나지 않았지. 왓썹요.
주전자 채 커피를 들이마시는 빌 아저씨 귀여워.

그리고 제일 좋았던, 제일 마지막 에피소드.
할아버지 두 명의 말투가, 그 공간이, 그 대화들이 참 좋았어.
후루룩 마시는 커피 소리. 오묘한 손놀림.
가끔 나는 늙음에 대한 동경 같은 게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
오래된 것들에 대한 동경. 그런 거.


담배를 끊은지 나름 8개월이 지났고,
이기팝처럼 '담배를 끊었기 때문에 가끔 한 대씩 필 수 있는 특권' 이 있는 사람으로서
아주 가끔씩 담배가 땡길 때가 있는데.
그래도 그 중독성에선 벗어났다는 생각이 들어.
선택권이 이제 나에게 넘어온 거지. 후후.

커피엔 중독됐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그래도 연한 보리차 같은 원두커피는 참 좋아.
시럽도 설탕도 없이, 약간 씁슬하면서도 고소한 향이나는.

아으 그래도 술이 좋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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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한한남대교를 매일 건너 다녀야 했던 작년 내내,
그 밑에서 촬영하고 있을 그들을 상상하며 기다렸었다.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다리를 건너는 배두나의 모습을 상상하거나
섹시포스를 내뿜는 박해일의 모습을 그려보거나, 머리를 막 쥐어짜내고 있을 봉준호의 모습도 떠올리면서..
뭐 그러면서.
한강을 쳐다보면서 가는 게 그들 덕분에 쪼끔더 즐거웠었다.

근데 영화는 생각보다 별로였다.
기대치가 높아서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깔끔한 기분으로 나오긴 어려웠다.
(그래도 극장을 나와서 자꾸만 생각하니까 또 그래도 참 잘 만들었지 배우들도 얼마나 멋있냐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_-;;)

뭐 많은 사람들이 반미영화니 얘기하는 것 같지만
특별히 미국에 대한 분노의 포스인지는 모르겠다.
국가폭력, 혹은 그 이상의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 혹은 무엇.
그런 권력을 가지고 있는 자들의 폭력을 비꼬는 건 좋았어.
그리고 그 안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개인의 무기력함이 드러나는 것도.
게다가 그 안에서 아둥바둥 뭔가 해보려고 하는 개인들조차도 희봉아저씨의 말처럼 '위에서 바이러스 있다면 있는거지'라고 생각한다는 거, 국가폭력이라는 건 이래서 무서운거다라는 생각이 들게 했지.
나는 영화를 보면서 대추리를 떠올렸는데,
그건 정말 실체는 보이지 않는,
하지만 매우 허술하고 이유없는,
그런 국가폭력에 대한 분노 때문인가봐.

 

오늘만 해도...
이건 나중에 다시 분노의 포스팅을 하겠지만 - 정말 어이없었으니까.



특히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은채 병원에 실려가도 하소연할 수 없고, NO VIRUS! 라고 하는데도 수술대 위해 누워야 하는 송강호의 모습을 보니 더더욱 말이지. 우스운 우리의 현실이 보였던 거지.
(이 부분이 영화에서 제일 웃겼다. 완전 영어 울렁증 한 방에 보내는 장면)

근데 얘기가 뒤로 갈수록 스포일러고 뭐고 할 것도 없이 너무 뻔하다는 느낌이다.
사실 변희봉 죽는 건 의외였는데
봉준호 감동의 인터뷰보니까 반지의 제왕의 간달프가 죽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하더라.
정말 희봉 아저씨의 마지막 느린 손짓은 참말로 예술이었다.

오프닝은 너무 작위적인 느낌이 든다. 처음에 볼 때는 그게 실제 있었던 사건이라는 것을 몰라서 더 그런 느낌이 들었는데
실제 있던 사건이라도 뭐랄까 너무 전형적인 느낌으로 들어가 있어서 별로.

나도 모르게 영화를 보면서 괴물에게 뭔가 슬픈 사연이 있기를 기대했는데
생각해보니 그 슬픈 사연을 기대한 것 역시 나도 어떤 영화적 습관에 길들여진 것 같다.
뭔가 괴물에게도 숨겨진 슬픔이.. 이런 헐리웃식 엔딩.
근데 언뜻언뜻 괴물도 참 불쌍하게 느껴졌다. 친구도 없어보이고. 맨날 뛰어다니고.

같이 본 친구는 봉준호가 운동에 대한 낭만적 향수가 있을 거라 했다.
마지막 신 때문에
여자랑 남자랑 연기 사이에서 이렇게 쓰러져 있는거. 옛날 사진 같던 느낌.

그리고 난 뉴스데스크 내가 좋아하던 최일구 아저씨 나와서 완전 방가방가.

배두나와 고아성은 정말 좋았다. ㅎㅎ
박해일도 건물에서 빠져나올 때 모습은 조낸 색시.
난 똑똑한 남자가 좋은가봐라는 생각을 다시금!

무엇보다 내가 놀랐던 건
되게 일상적인 공간에서의 공포를 가져온다는 것.
괴물은 늘 미국에서만 나오는 거 같았는데
한강은 나에게  정말 일상적인 공간이고
어쩐지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은 공간이어서
영화를 보고 들어오는 길에 집 앞에서 갑자기 나타난 커다란 개에도 화들짝 놀라고 말았음.-_-


이후에 이야기들은 리플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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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킹패밀리를 봤다.

영화는 유쾌했고,

공적인, 사적인 공간을 넘나들며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드는 순간들을 만들었다.

영화 속 그녀들이 내뿜는 에너지는 나에게 참 부러운 감정을 솟구치게 했고.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했을 법한 고민들을,

그런데 어딘가 석연치 않았던 구석들을

콕콕 찝어주는 듯한 장면들, 대사들.

(이렇게 선명한 영화를 보고도 여전히 표현히 모호한 나..-_-;;)

 

굉장히 오붓한 공간이었던 상영관의 덕도 있었을 것이고,

상영 이후 곧바로 이어졌던 알차고 길었던 감독과의 대화까지,

머리 속에는 이렇게 저렇게 쓰고 싶고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막상 블로그에 글을 쓰려니 생각들은 휘휘 날아간 것 같다.

그래도 영화가 나에게 꽤나 '자극'적이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나도 언젠가 해 보고 싶었던 이야기들,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해야 한다는 것? ^^;;

 

내가 아는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픈 영화다!

 

 



매우 '가족'적인 분위기의 상영관에서 나는 그만 쪽팔리게도 울어버렸다.

 

듬성듬성, 나는 국민학교 5학년 이전의 기억은 거의 나지 않는다.

아주 큰 사건들, 그리고 굉장히 아련하게 느껴지는 감정들 뿐,

명확한 장면들은 기억나는 것이 별로 없다.

어쩌면 나는, 그 이전의 많은 기억들을 일부러 잊고 싶어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영화 속 수림이 방은 내 어렸을 적 방과 비슷하다.

집 안에 어른이 없었기 때문에 동네 애들이 놀이터였던 우리집은

마음대로 어지를 수 있는, 당시 다른 아이들에게 정말 획기적이었던 공간이었고

나와 동생은 늘 친구들을 데려와 집을 엉망으로 만들고 놀았다.

(5학년 이후에는 친구들이 내 방을 보더니 답답하다고 치워준 적은 있지만...ㅋ)

 

영화를 보고 엄마한테 그랬다.

거기 나온 감독님 딸 방이랑 우리 옛날 방이 비슷해. 옷 막 쌓여있고. ㅋㅋ

그 감독님은 절대 안 치워준대.

 

그러자 엄마는, 예의 그 미안한 표정과 함께

아니야, 난 그래도 치웠어.

그런다.

 

엄마는 그런 사람이다.

몸의 기를 다 써버려서 결국 쓰러졌던 그 날까지,

자신의 일과 세상의 일과 온갖 책임감을 떠안고 있었던 사람.

새벽에 나가 밤늦게 들어오면서도 우리에게 편지한장이라도, 녹음테이프라도 놔두고 갔던 사람,

 

엄마를 미워했던 적이 있다.

엄마가 견디지 못했던 일들을 나에게 떠넘기고 간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던 적이 있다.

2001년이었나, 2002년이었나,

새해가 되기 하루 전

나는 엄청나게 술을 먹고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그 때까지 하지 못했던 말들을 퍼부어댔다.

그리고 엄청나게 울었고,

그 때 참 좋아하던 어떤 사람에 품에 처음으로 안겨봤던,

날이었다.

아직도 그 날을 생각하면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조금씩 나이를 먹으면서 그녀의 선택을 존중하고 이해하게 됐지만,

나에게도, 세상이 가르쳤던 '가족'이라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에,

남들과 다르다는 것에 대한 소외감이 날 짓눌렀기 때문에

나는 아직도 투정을 부린다.

엄마가 가진 죄책감을 때론 이용하면서,

때론 내가 그 죄책감을 고스란히 안은 것 같다는 생각도 하면서.

 

그게 엄마와 나의 닮은 점이다.

남들처럼 되고 싶었던 나.

그리고 자신의 길과 엄마라는 위치에서 방황하는 우리 엄마.

 

수림이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엄마한테 안기고 싶어하는 나를 보면

수림이도, 큰 아이 같으면서도, 어른 스런 아이인 것 같으면서도

아이의 마음 속에 엄마가 얼마나 큰 위로와 힘이 될까 하는 것.

물론, 수림이가 나보다 훨씬 강인한 아이처럼 보이긴 했다. ^^

하지만 어쨌든, 평범하지 않은, 남들과 다른 가족 안에 속해서 요모냥 요꼴의 국가 안에서 사는 건 꽤나 피곤한 일이다.

 

영화 속 여성 공동체는 정말 부러운 그림이었다.

어릴 적 골목길 집에 살던 아련한 기억이 났다.

엄마는 입버릇처럼 너희를 키운 건 하늘이란 말을 하곤 했는데,

그 때 우리 골목길에 살던 아줌마들은 참 좋았다.

 

비슷한 동네에 살면서 계속 모여서 중얼거리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이래서 이사를 자주다니는 삶이 좋지는 않은 것이지.

도무지 동네 친구가 없어. 쳇.

 

종종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써 놓아야겠다.

이따위 글을 쓰면서도 조금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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