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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10/14
    어떤 나라와 천리마 축구단
    새삼
  2. 2005/10/14
    별별 이야기
    새삼
  3. 2005/09/22
    이미 잊혀진 뜨거움에 대해..
    새삼
  4. 2005/08/31
    달콤한 인생(11)
    새삼
  5. 2005/08/22
    첼로,
    새삼
  6. 2005/08/19
    정동진 독립 영화제,(8)
    새삼
  7. 2005/08/03
    친절한 금자씨는 마녀.(5)
    새삼
  8. 2005/07/27
    검은 호랑이의 눈물
    새삼
  9. 2005/07/24
    레알판타 마지막, 폐막작(7)
    새삼
  10. 2005/07/23
    레알 판타 두 번째.(2)
    새삼

어떤 나라와 천리마 축구단

왜 이렇게 할 일이 많으면 딴 짓이 하고 싶을까.

쌓여 있는 종이들을 들여다보다가 지겨워지니

예전에 봤던 영화들이 새록새록 생각나~

 

나다에서 마지막 상영일에 부랴부랴 가서 봤는데

(사실 뭐 또 오전 1회 상영이니, 연말이 되면 마지막 프로포즈니에서도 또 하겠지만)

뭐 부랴부랴 간 것이 후회스럽지 않은 영화들이었다.

개인적으론 천리마 축구단이 훨 좋았음.

 



흥미로운 영화인 것만은 분명하다.

 

우선 어떤 나라. 나는 예전에 이 영화를 엠비씨에서 본 기억이 있다.
처음 티비에서 이 영화를 봤을 땐 너무 뻔한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우리야 아주 어린 나이때부터 북한에 대한 교육을 받으면서 자랐기 때문인지

모든 이야기가 익숙했던 거다. 김일성, 김정일, 평양, 메스게임에 대한 이야기는

비디오로 책으로 끊임없이 접했던 것들이니까.
다른 점은 아무런 선입견 없이 북한을 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랬기 때문에 사람들이 인터뷰도 하고 했던 것이겠지만.

(근데 한글 자막이 있어서인지 한국어 사운드는 너무 안 좋았다. 안 들려 안 들려~)


어른들의 인터뷰는 좀 어색했지만. 아이들이 예뻤다. 특히 송연이.

(가운데 손 흔들고 있는 꼬맹이 아가씨가 송연이~)

 

같이 영화를 보러간 사람은 숙제하기 싫어하고 늦잠자는 송연이를 보고 나 같다고 했다.

흠, 중요한 거다. 감독은 우리에게 그들과의 공통점을 찾아내 보여준다.

북한에 대단한 집단체조를 하는 참가자가 아니라 그냥 꼬마 여자애로 보이게 만드는 것.

우리와 별 다를 것 없이, 비슷하게 느끼게 하는 건 대단한 힘이다.


하나 웃긴 얘기.

제작팀이라고 세 명이 갔다고 들었는데 마지막 아리랑 공연은 너무나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해서 굉장히 입체적이었다. 신기해서 찾아보니 매일 같은 곳에서 같은 동작을 반복하기 때문에 카메라 한 대로 며칠 동안 찍을 수 있었다나. ㅋㅋ

 

천리마 축구단은 아무래도 축구라는 '게임'이 나오다보니 더 긴박해서 재밌었던 것 같다.

그 당시-1966년 월드컵 때- 북한이 어떻게 경기했는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끝까지 궁금함에 똘망똘망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유럽 선수들에 비해 너무 작기만한 북한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뛰어다녀서

사실 약간 안쓰러워 보이기도 하고. ㅋ 하지만 경기는 꽤나 멋졌다. 영국의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팬이 됐을 정도이니.

축구단 할배들이 당시 출국하기 전에 김일성 장군님이 한 두 경기라도 이기고 돌아오라 했다면서 승리를 회상하는 인터뷰가 인상적.


 



(그리고 할배들의 가슴팍에 주렁주렁 붙은 훈장들도 인상적)

 

축구광이어서 천리마 축구단에 대해 알게 됐고, 그래서 북한에 관한 다큐멘터리까지 찍게 되었다는 다니엘 감독씨. 자기가 재밌어 하는 곳에서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내는 건 참 멋지다. 난 뭘 좋아하고 뭘 재미나 하고 있을까나 뭐 그런 생각이 들게 했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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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이야기

본 지는 좀 됐는데,

정신없고 해서 느즈막히.

전체적으로 재밌다고는 생각했지만 지나친 단순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좀 들었다.

하지만 전연령 커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니!

난 여섯개의 시선보다 좋았어.

 

 

 




제일 좋았던 건 육다골대녀


귀 얇은 나는 영화를 보기전에 이미 이 영화에 관해 들었던지라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봤다. 감독이 너무 좋아서 ㅎㅎ
우선 주인공인 막내 캐릭터가 너무너무 귀여웠고
굶어서 시집가는 언니도 재미났지만
과거로부터 현재의 막내의 모습을 유추해내는 구성이 좋았다.
특히 울화병을 들고다니는 그 모습이란.


세세한 부분에서도 재미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하늘 높이 날아가버리는 폭탄이나 굶어도 머리 큰 건 어떻게 안 된다는 말 같은 거. ㅋ
마지막에 폭죽 신도 좋았다. 어쩐지 해피엔딩의 느낌.

 

 

그리고 사실 나머진 비슷비슷한데, 그 여자네 집도 좋았다.
수채화같은 그림도 좋고, 그 여자의 짜증이 충분히 느껴져서 완전 공감대 형성.

물론 좀 뻔한 얘기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뭔가 '도와준다'는 거만한 개념을 가진 남성의 태도가 정말 잘 보여서 굿.
여자의 다크서클이 너무 적나라해서 피곤함이 팍팍 느껴짐!

 

클레이메이션이었던 동물농장은 초반부가 약간 지루하고 너무 교훈적인 내용이긴 했지만,

함께 봤던 내 친구를 울려버렸던 영화였다.
염소가 쁠을 잘라내는 그 장면은 정말 슬프긴 했다.
그리고 반전으로 나타난 여행자들의 패션 정말 좋고.

 

하지만 날 정말 쓰러지게 웃기게 만들었던 건 양 아저씨의 말투.
므메므로무와@~~ ㅋㅋ

 

낮잠은 전체적으로 따뜻한 내용이라 좋긴 했는데,

마지막에 다리없는 강아지가 나오는 건 좀 사족 같은 느낌이었다.
특히 얘는 나랑 똑같잖아라는 대사가 영...
근데 장애를 가진 아이가 휠체어를 탄 채 유치원 계단을 높게만 바라보는 장면은 좋았다.

 

사람이 되어라는 재밌는 아이디어에 비해 내용이 좀 뻔하단 느낌.

민철이의 환상부분, 숲에서의 신이 너무 어색하게 튄다.
사람이 되는 과정이 좀더 극적이고 덜 설명적이면 좋았을 걸.
그래도 민철이 사람됐다! 이 말이 재밌었다.

마지막에 크레딧 올라갈 때 나오던 챔피언 모션도 웃기고

 

자전거 여행은 이성강이 만든 건 줄 모르고 봤는데 약간 실망.

앞에서의 내용이 너무 늘어진다.
근데 마지막으로 갈수록 좋긴하지만 연결성이 좀 떨어진다.
특히 첫번째 집의 씬 같은 거. 그래서 뒤에 이주노동자의 행동이 좀 쌩뚱맞게 느껴진다.
근데 빈 자전거가 움직이는 상상은 참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은 참 슬펐다. 이성강은 이런 류의 상상에 강한 사람인 거 같다.

그리고 자전거 뒤에 타고 있던 네팔 아가씨 성우 목소리가 참 좋았다.






근데 좀 초등학생 감상문 같구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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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잊혀진 뜨거움에 대해..

추석 연휴 마지막날, 책 한 권을 읽었다.

달의 제단,

안동 어드메 조씨 집안의 종갓집인 효계당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와

그 곳에서 발견한 오래 된 언간이 이야기의 두 축을 이루고 있는데

책의 얘기는 우선 제쳐두고 - 별로라서가 아니라 꽤나 괜찮았기 때문에 미뤄두고-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제일 앞에 있던 작가의 말에 사로잡혀 있었다.

 

"가슴의 뜨거움조차 잊어버린 쿨한 세상의 냉기에 질려 버렸다.

맹렬히 불타오르고 재조차 남지 않도록 사그라짐을 영광으로 여기는 옛날식의 정열을 다시 만나고 싶다.

그것이 요즘 유행하고는 한참 동떨어진 것이라 해도."

 

그냥 '척'이든 아니면 진짜 잊은 것이든 나는 그 쿨한 세상에 있었다.

소설도 영화도 그림도 음악도 뜨겁게 타오르는 것보다 세상에 냉소적이고 차갑기만한 것들을 좋아했다. 무엇이든 극으로 향하는 것은 촌스럽다고, 적당히 세상을 비꼬아대는 '쿨함'을 좋아했었다. 사랑도, 영원도 믿지 않는다고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비웃어왔다. 나는 얼마나 그 뜨거움과 멀리에 있었던 걸까. 맹렬히 불타오르고 싶은 욕망은 언제 사라진 걸까.

 

 



오늘 '너는 내 운명'을 봤다.

작정하고 신파를 만들었다는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눈물을 쪽쪽 짜냈고, 어쩌면 이제는 없을지도 모를, 그런 '영원한 사랑' 따위에 찬사를 보냈다.

그녀가 스쿠터를 타고 다른 다방 아가씨들과 옆을 스치는 그 순간부터 사랑에 빠진 순진한 시골 노총각과 세상의 풍지풍파를 다 겪고 이제야 자신만을 사랑하는 '오빠'를 만난 그녀. 그런데 그 세상 때문에 그녀는 에이즈에 걸렸고, 사랑하는 그녀에게 죽을 때까지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한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와 함께하는 행복한 삶을 꿈꾸고.

설정부터 너무나 뻔했다. 근데 이 뻔한 이야기는 심지어 '실화를 바탕으로 극화 되었'단다. 

 

영원한 것은 없다고,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는 물음에-이 영화 속에는 이 연인이 함께보는 영화로 '봄날은 간다'가 등장한다- 당연히 모든 건 변한다고 말하던 그녀는 결국 변하지 않는 영원한 사랑을 믿는다. 죽을 때까지 사랑할거냐는 물음에 죽은 후에도 계속 사랑할거라고 대답하는 남자 덕분에 말이다.

그녀에게는 아무것도 믿지 않던 그녀다운 말버릇이 하나 있었다. 누가 무슨 이야기를 하던 '진정?' 하고 다시 묻는 것. 그를 믿고 사랑을 믿고 의지하게 되면서 그녀에게 그 되물음은 점점 사라져간다.

 

나는 아직도 그 되물음에 익숙하다. 그리고 아직도 내 모든 걸 다 던져 볼 만한 '무엇'을 만나지 못했다. 그런데 오늘 영화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너무나 사랑을, 영원하다는 무언가를 믿고 있기 때문에 그 믿음이 혹여 망가질까 대단히 열심히, 차가운 방어를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 뜨겁고 때로는 유치한 사랑을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 말이다.

 

+) 그나저나 전도연이 참 귀엽다. 어쩜 저럴까, 저런 아가씨람 나라도 폭 빠지겠네 싶을 정도로. 그리고 황정민의 빨개진 얼굴은 참말로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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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영화의 처음과 끝은, 제자와 스승의 대화로 이루어진다. 유치하고 뻔한, 이야기지만 어쩐지 뽀다구나는...

 

어느 맑은 봄날,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는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저것은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겁니까, 바람이 움직이는 겁니까?"

스승은 제자가 가르키는 것은 보지도 않은 채, 웃으며 말했다. 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며,

네 마음 뿐이다.

--------------------

어느 깊은 가을밤, 잠에서 깨어난 제자가 울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스승은 기이하게 여겨 제자에게 물어보았다.
무서운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슬픈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리 슬피 우느냐

제자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나지막히 말했다.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두 시간 여 동안 그야말로 간지가 좔좔 흐른다.

영화를 뒤덮고 있는 검은색, 남자들은 현실 세계의 사람들처럼 보이지 않는다.

손동작 볓 번이면 양복에 구김도 가지 않은 채 적들을 해치울 수 있다. 그리고 희고 작은 컵에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아가씨가 문을 열어주는 일식집에서 고급회를 먹고 최고급 검은 세단을 타고 다니지.

뒤로 갈 수록 힘이 좀 딸린다는 건 인정하지만, 난 사실 이 영화에 반했다. 이런 뽀대나는 영화가 너무 오랜만이라, 너무너무너무 반가웠으니까.ㅎㅎ 이런 내용으로 이런 간지나는 영화를 만들어내는 김지운씨도 멋쟁이.

이병헌이야 뭐 내내 멋있는 척하며 온갖 폼 다 잡으니 그렇다 치고,

이 영화의 진짜 맛은 간간히 나와주시는 다른 남성분들이신데,

특히 에릭의 간지는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대사라고는 전화 목소리 뿐이지만, 그가 나오는 몇 초간 나는 숨도 쉴 수 없었다. 그리고 가장 '필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등장한 인물이기도 하고.

궁예 아저씨 스타일은 목소리에서 최고봉을 달리시고, 마지막 이병헌이랑 라 돌체 비타 앞에 서 있을 때 아주 간지나신다.

 

 

무엇보다 황정민씨 캐릭터가 제대로인데, 지금까지 봐 온 역할 중 최고로 어울린다. 순박하고 어리숙하고 그런 거 보다 백사장 역할이 진짜 딱. 이다. 그리고 노래도 정말 잘 하신다! ㅠ.ㅠ

노래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영화야 뭐 많은 사람들이 좋지 않다 할 수도 있으나, 음악만은 정말 좋다. 특히 황정민상이 부른 노래. 으아~ 직인다. (밑에서 플레이하면 들을 수 있음~ 달콤한 인생, 이라고 노래할 때 내 몸이 녹아내리는 것 같다. 정말이다.)

 

어쨌든 나로선 간만에 매우 러블리한 영화를 만난 셈이다. 이리 간지 좔좔 흐르는 검은색 느와르를 어찌나 기다렸던가..

 

 

+)

이 영화의 결말에 대해 말이 많았었던 것 같다.

개봉 했을 때 보지 못해서 뭐가 뭔지 몰랐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 여기저기 이 영화에 관한 글들을 보니,

영화의 끝에 나오는 이병헌의 쉐도우 복싱 장면을 놓고,

영화 전체는 이병헌의 꿈에 불과하다는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더라.

오히려 난, 그 장면이 달콤한 꿈 같았는데. 그래서 슬펐는데 말이지...

 

 




A Honeyed Question


 
검은 풍선을 입술에 대고


고갤 떨군 채 스텝을 밟네


해파리처럼 흐느적거리는 음악은


비정한 내 피를 또 다시 흐르게 하네


유혈이 낭자한 밤에 타버린 살의 내음새


햇살이 선명한 낮에 달콤한 너의 살 냄새


벚꽃이 흩날릴 때에 모든 게 멈추면 좋겠네


심장이 터져 근사한 양복 얼룩지면


아무도 모르게 흐르는 강에 띄워줘


유혈이 낭자한 밤에 타버린 살의 내음새


햇살이 선명한 낮에 달콤한 너의 살 냄새


벚꽃이 흩날릴 때에 모든 게 멈추면 좋겠네


달콤한 인생 빛에 바랜 망자의 하루


당신은 기어이 아무런 대답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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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

자본주의의 공포다. 이 영환.

최근에 본 영화 중 가장 엉성했으나,

굉장한 여.운.을 남긴다. - 아, 글로써 이 뉘앙스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함이 얼마나 슬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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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 독립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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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킹정동진영화제- 플레이 테니스

달군정동진에서의 1박2일

 

뒤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다들 뒤늦게 후기들을 올리시는 지라.

빡시게 놀아서 피곤하긴 했지만, 그래도 올 여름 유일하게 바다를 볼 수 있었던 기회라 매우매우 좋았다. 보고싶었던 영화들도 볼 수 있었고.

젤 궁금했었던 가리베가스는 내가 생각했던 영화는 아니었지만, 그럭저럭 괘안았고

굉장히 잔잔했는데 제일 오래 기억나는 건 산책. 엄마로 나오는 분이 너무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우리집 칼 잘 든다고 식칼로 배추를 써는 건 아직도 생생. 근데 더욱 서프라이즈인 것은 그게 실제 감독의 어머니라는 것이었다. 오오..

핵분열가족, 호랑이 푸로젝트, 남자들의 수다는 재미있었다. 재미란 말은 수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긴 하지만 ㅋ 어쨌든 나는 이렇게 약간 비틀린 영화들이 좋다.

유일한 다큐였던 희망2005-공무원노조 동해시지부의 이야기는 뭐랄까, 굉장히 따뜻했다. 이런 표현이 적절할진 모르겠지만 소재 자체는 슬프고 무거운데 보고 나선 따뜻한 느낌이 남아서 참 좋았다.

흡연모녀랑 돌고래.. 안녕은 어쩐지 비슷한 느낌. 근데 난 흡연모녀에 나온 엄마 역할 배우의 목소리가 너무 좋았다. 김윤진이랑 비슷하기도 한데, 하여튼 무지 매력적이다. 돌고래.. 안녕에 나온 꼬맹이는 올리비아 핫세를 닮아서 너무 예뻤다. 그렇게 예쁜 애는 뭘 해도 예쁘더라. 영화보는 내내 그 여자에 예쁘단 얘기만 한 거 같다. ㅋㅋ

양성평등은 짧고 굵은 재미난 아이디어의 영화였고, 플레이 테니스는 보는 내내 저거 만드느라 노가다 좀 했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던..ㅋ

베트남처녀와 결혼하세요는 내 예상과 달리 매우 로맨스스러운 영화였고, 홍시와 종이비행기는 사실 약간 난해,, 했다. ^^;;

아쉽게도 돌 속에 갖힌 말은 보지 못했고.

 

그리고 영화 이외에도 밤 새 이어졌던 술자리와 그 밤 끝자락에 찾아갔던 바다와, 일어나서 끓여먹었던 라면과 실컷 물놀이 했던 해수욕장과 지친 몸을 이끌고가 먹었던 회와 올라오는 길 차 안에서 불러댔던 노래도, 모두모두 즐거운 추억~

 

 

이건 내가 태어나서 만들어 본 가장 큰 모래찜질ㅋㅋ


 


 



내가 카메라 잘못 열어서 빛 들어간 사진. 괴로워하는 삼권기자와 그 뒤의 배트의 손아귀가 인상적.

 

물 속 사진 퍼레이드.

 

스캔하다가 스캐너 오류나서 다 못했다.

초상권 침해 되신 분 연락주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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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금자씨는 마녀.

오늘 드디어 보았다. 그 유명한 친절한 금자씨.

사람들 말처럼 이영애 참 예뻤다.

하지만 정말 놀라웠던 것은, 이런 불편한 영화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영화관에 찾아와서 거금을 내고 본다는 것이었다.

아는 사람이 700만은 들거라고 했다.

세상에, 700만명이 이 영화를 보다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 멋지다.

어쨌든 나도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서,

이 유명한 영화를 봤다.



1.

복수 완결편이니, 그런 건 사실 잘 모르겠다.

금자씨가 하는 게 복수인가? 뭘 위한 복수지?

'복수'라는 것 자체의 문제겠지만, 결국 달라지는 건 없잖아.

누구의 말처럼, 그런다고 애가 살아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그 복수가 그 아이를 위한 것인지 나를 위한 것인지도 모르겠고.

복수는 올드보이쪽이 훨씬 더 잔인했다구.

 

2.

금자씨를 주축으로 한 여성들의 연대는 굉장하다.

홍콩 느와르에나 나올 법한, 갱들의 우정 같은.

각자 나름대로 신세를 지긴 했지만, 그래도 멋졌다.

(하지만 사실 나는 '마녀' 역시 금자씨의 친절한 연대에 합세하길 기대했는데. 흑.)

 

그녀의 부탁이라면 거절할 수 없는 친절한 금자씨.

그녀의 얼굴에서 빛이 날 때는 정말 웃음을 멈출 수 없었는데,

영화관 사람들은 웃음에 너무 인색해서 많이 웃지 않았다.

아니, 사실 웃어야 할지 심각해져야 할지 헷갈리게 만드는 영화이긴 하다.

(예를 들어 금자씨의 말을 고대로, 심지어 감정을 실어 통역해 주는 백선생의 모습은 진짜 최고로 웃긴데도, 크게 웃을 수가 없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웃음을 멈출 수 없었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나레이션.

예전에 내가 너무나 좋아했던 마법의 쿠루쿠루라는 만화가 있었는데,

거기 나오는 나레이션과 금자씨의 나레이션이 너무 비슷하다.

목소리 톤이나 어투, 그리고 들어가는 부분까지.

난 자꾸 그 만화가 오버랩되어 웃을 수밖에 없었다. ㅎㅎ

찬욱씨도 그 만화를 알고 있을까?

 

 

4.

이 영화를 보면, 게임처럼 카메오를 찾아보게 되는데,

내가 찾은 사람들은 모두 넷.

앵커 역할의 강혜정,

분위기는 잡지만 띨띨한 두 킬러 송강호, 신하균,

줄넘기하는 교도소 수감녀 윤진서,

류승완 찾으려고 눈알빠지게 쳐다봤는데 실패했다. 젠장.

 

5.

이 영화의 복수가 뭔가 뒤가 심심한 것은,

백선생이 너무나 악한 존재여서인 것 같다.

(아침먹다 부인에게 하는 꼴을 보니 정말 웩. )

더욱 잔인하게 죽여줘, 라고 관객들이 원할 정도로.

(아니, 나만 그랬을지도...-_-;;)

백선생은 어떤 인간적인 모습도 없고, 아니 아예 캐릭터 자체가 없고,

그냥 나쁜 놈, 죽일 놈일 뿐이다.

이렇게 되면 영화는 매우 재미없어지는데,

그래도 재밌게 만들어 낸 건 찬욱씨의 내공인가 보다.

 

사실 금자씨가 백선생을 좋아하는 것일까 걱정됐다.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그래서 그가 가르쳐 준대로 엎드려 심호흡을 하는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얼굴에 구멍을 내 주어서 좋았다. (아 잔인해)

 

6.

기억나는 대사들.

- 개나 소나 집에 찾아오는 거 싫다고 했잖아요!

- 주님의 사업에 잘 쓰겠습니다.

- 넌 여자가 이렇게 하면 정 떨어지니?

- 당신의 관대하지 못한 딸, 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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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호랑이의 눈물

시사회로 당첨된 영화.

정신없고 힘든 하루였으나 쫄레쫄레 대학로로.

밥 한끼 안 먹고 하루를 보냈다고 툴툴거리니, 동행했던 언니는 자체적으로 술 다이어트를 한다며 놀렸다. -_-;; 쳇.

 

어쨌든 영화에 대한 그 어떤 정보도 없이 단지 공짜 영화라는 이유로,

검은 호랑이의 눈물, 이라는 영화를 보게 됐다.

국적은 태국, 설문지에는 코미디/액션 장르라고 써 있더라.

 

초하이퀄리티 유머를 구사하기 때문에 사실 너무 피곤한 나는 살짝 졸기도 하였으나,

사실 재미있었다.

우선 태국어나 베트남어 같은, 동남아쪽의 말이 난 좋다.

뭔가 우리랑은 소리를 내는 구조 자체가 다르단 느낌.

그리고 60년대 영화 같은 분위기에 일부러 엉성하게 만든 것 같은 ㅋ 예를 들어 엄청나게 큰 달이라던가 심각한 장면에 갑자기 날리는 꽃잎들, 연극 무대 같은 배경 등등.

게다가 너무 자기 스타일 확고한 완전 변치않는 캐릭터들도 재미나고,

사실 영화 전체의 내용은 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야기인데 참 잘 엮어놨더라.

소나기 + 로미오와 줄리엣 + 서부 갱들의 복수극 등등등

 

근데 이 영화가 개봉한다면 사람들이 돈을 내고 볼 지는 의문이긴 하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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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판타 마지막, 폐막작

그리그리 보고싶어해도 하나도 못 보다가,

마지막 이틀 간 영화 4편을 소화해냈다. ㅋ

폐막작은 아는 언니가 예매해줘서 히히.

단편은 핵분열 가족, 장편은 X됐다, 피트 통 이었다.

 

 

핵분열 가족

 

되게 깔끔하고 화면이 참 깨끗하다라는 느낌이 드는 영화. 좀 끔찍하긴 하지만.

예전에 봤던 형사에겐 디저트가 없다 라는 영화의 축소판 같았다.

커다란 가족 사진, 정말 인상적이다.

 

사실 영화보다 감독들이 더 좋았다. ㅎㅎ

 

 

X됐다, 피트통

 

제목과는 어떻게 연결시켜야 할지 약간 난감데쓰.

굉장히 휴머니즘스럽다가도 쇼비즈의 잔혹함을 막 보여주기도 하고,

엿튼 음악 덕분에 몸을 들썩거리게 만들었던 영화.

나도 디제이가 믹싱한 신나는 클럽 음악 좋아한단 말야~ 흣.

막 춤추고 싶어졌다.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데, 실제 주인공이 궁금해.

음악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람, 몸으로 읽을 수 있는 사람, 부러웠거든.

 

 

+) 오늘 사실 레알 폐막 파티 무지 가고 싶었다.

늘 허리우드 극장 갈 때마다 궁금했던 1,2,3 캬바레, 거기 나도 들어가 보고 싶었는데.^^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갈 수 있을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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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판타 두 번째.


 

+) 이벤트로 찍어주던 사진, 최대한 호러스타일로 찍으려 한 건데. 찍어주던 언니가 정말 이 사진으로 뽑을 거냐고 자꾸 물어봤다. ㅋㅋ

 

주먹이 운다를 보다가, 아니 보기 전에, 나는 놀랍게도 깜짝 상영작의 당첨자가 되었다!

영화 관객 중에 다섯 명을 추첨해서 티켓을 주는데,

나는 마지막 다섯 번째 당첨자가 된 거다. ㅋ

다들 조용히 나가서 티켓 받는데 나 혼자 막 소리지르고 무슨 상 받는 애처럼 날뛰어댔다.

부끄러워도 정말 신났다. ㅎㅎ

영화보기 전에도 이 티켓은 팔지도 않는다고, 나 너무 보고 싶은데 하며 툴툴거렸었거든.

 

어쨌든 그리그리 하여 보게 된 영화는 '시계태엽 오렌지'

사실 이 영화, 비디오로 가지고 있다.

사실 내 것이 아니라, 아는 선배 건데, 내가 5년째 안 돌려주고 있는 거다. ㅎ

화질이 워낙 안 좋아서 거시기했는데, 역시 큰 화면에, 여러 사람이랑 같이 보니 좋드라.

몸이 완전 열나고, 목도 붓고 이런데다가 일산에서 가는데 차 막히고 영화 시작 1분 전에 도착하는 등 생쇼를 해서 볼 수 있을까 했는데, 2시간도 넘는 영화를 자~알 버티고 봤다. 나도 나에게 놀랄 정도로 말이지. 훗.

 

시작 전에 김홍준 감독이 예전에는 이 영화를 무삭제로 틀 수 있느냐 없느냐로 그 나라의 표현의 자유를 따지곤 했다고 얘기했는데,

사실 이제는 그리 충격적이지도 않다. 요즘엔 너무 오바하는 영화들이 많아서...

그래도 좋았다. 이런 식의 유머, 연극 같은 대사와 표정이 좋다, 나는.

디비디 나오믄 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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