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2005/04

1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4/29
    라일락(6)
    손을 내밀어 우리
  2. 2005/04/21
    과학의 날에 반가운 선물 하나
    손을 내밀어 우리
  3. 2005/04/15
    보건의료노조에 보낼 공문 초안(7)
    손을 내밀어 우리
  4. 2005/04/13
    화환 대신에 쌀을!(7)
    손을 내밀어 우리
  5. 2005/04/07
    4월 4일에 찍은 사진들(5)
    손을 내밀어 우리
  6. 2005/04/06
    번개, 오버페이스, 외박, 그리고 체육행사(13)
    손을 내밀어 우리
  7. 2005/04/04
    월요일 아침, 고속버스를 타다(3)
    손을 내밀어 우리
  8. 2005/04/02
    [알림] 번개라면 번개(18)
    손을 내밀어 우리
  9. 2005/04/02
    토요일 근무(1)
    손을 내밀어 우리
  10. 2005/04/02
    눈, 돼지국밥, 회의, 다시 눈(1)
    손을 내밀어 우리

라일락

나는 나대로 바쁘고

아내는 5월에만 2번의 국외 출장이 예정되어 있다.

 

가문비는 다음 주에 첫 시험이라고

평소보다 잠자는 시간을 늦추어 아빠의 귀가 시간까지 견디는데...

 

오향장육에 소주 한잔 가볍게 걸친 날에

가쁘게 집에 왔더니

하, 아이들 반찬거리가 떨어졌단다.

 

막 잠자리에 든 가문비에게 묻는다.

-뭐 먹고 싶으냐?

=갑자기 햄버그스테이크가 먹고 싶은데...

-그것만으로 되겠냐?

=고추장볶음도 있고, 오늘 김은 샀어...

-그래 잘 자라, 아침까지 해 놓으마.

 

밤 12시에서 새벽 1시 사이에

24시간 문을 여는 할인점을 찾아가서

아이들의 먹을 거리들에다가 내 도시락반찬까지 찾는다.

 

일찍 자고 싶은 날에, 그래서 또 늦었다.

 

쇠고기며 돼지고기며 야채며

모두 다지고 섞고 한꺼번에 치대고...

그렇게 주방의 모든 일 다 끝낸 다음에

음식물찌꺼기만 따로 모아 현관을 벗어나니

 

헉---

숨이 막히다.

털썩, 주저앉을 뻔 했다.

 

아직도 지지 않은

라일락 꽃무리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과학의 날에 반가운 선물 하나

4월 21일은 과학의 날이다.

과학의 날은 늘 우울하고 답답하다.

뭐라고 한마디 쓰고 싶지만, 정말 시간이 없다.

회의, 결재 등등 아침부터 바쁜데, 산업기술평가원 안형수 지부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맞다, 오늘 공판이 있었지, 가보려 했는데 정신이 없네, 어떻게 되었어요?

이겼단다.

꼬박 7개월이 걸린 전쟁이 하나 끝난 셈이다.

그래봤자 또 새로운 시작에 불과하겠지만-

급하게 기사를 써서 연맹 속보로 처리하고,

대협실장에게 얘기해서 오전에 성명서까지 발표했다.

그래도 과기노조 소식이니까

과기노조 속보를 이어서 소개하고 연맹 성명서는 첨부해 둔다.

참 좋은 선물 하나 받았다.

룰루랄라 즐겁게 집회가야지.

 

산업기술평가원노동조합 설립신고필증 교부 취소 판결!!
 21일 오전 10시, 서울행정법원 판결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이하 “과기노조”) 산업기술평가원지부의 파괴를 목적으로 설립한 산업기술평가원노동조합에 대해 강남구청이 교부한 노동조합 설립신고필증을 취소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행정법원은 21일 오전 10시에 과기노조가 제기한 강남구청의 노동조합 설립신고필증 교부 취소 청구소송의 결심공판을 갖고 “강남구청은 산업기술평가원노동조합에 대한 설립신고필증 교부를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산업기술평가원노동조합은 과기노조 산업기술평가원지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지배·개입에 의해 노동조합을 이미 탈퇴한 직원들을 중심으로 대거 노동조합에 가입원서를 제출하여 불법적으로 총회를 소집하고 과기노조 탈퇴, 기업별노조로 조직형태 변경, 임원 선출 등을 처리하여 2004년 9월에 설립된 기업별노동조합이다.

당시 과기노조는 산업기술평가원노동조합 설립 과정의 문제점과 사용자의 지배·개입행위에 대해 일일이 적시하면서 관할 행정관청인 강남구청이 설립신고필증을 교부하지 말라고 촉구했으나, 강남구청은 과기노조의 주장을 일축하고 자의적으로 산업기술평가원노동조합을 합법화하였다.

산업기술평가원 사용자는 강남구청의 자의적인 결정 이후 조합 사무실을 폐쇄하고 전임자들을 원대복귀시키는 등 과기노조 산업기술평가원지부를 철저하게 탄압하는 한편, 산업기술평가원노동조합에게 즉각적으로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 전임자 인정 등 갖가지 편의를 제공하였다. 이에 맞서 과기노조는 산업기술평가원 근처에 별도의 지부사무실을 마련하여 민주노조 사수와 기관정상화 투쟁을 벌여왔고, 최근 김동철 원장의 연임 시도를 저지하기도 했다.

노동위원회, 법원을 거치며 그동안 산업기술평가원과 벌여온 수차례의 법적 공방에서 한번도 패소한 적이 없는 과기노조가 이번 소송에서도 또다시 승소함으로써, 2003년 이후 과기노조가 끈질기게 전개해 온 ‘산업자원부의 평가비리 척결과 노사관계 불법 지배·개입 분쇄 투쟁’의 정당성을 다시 한번 인정받게 되었으며, 과기노조와 산업기술평가원의 노사관계도 정상적으로 되돌릴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하게 되었다.

2005-04-21 14:49:38



노동자를 위한 최소한의 행정조치마저 외면하는 노동부여, 노동부여!
- 산업기술평가원의 기업별 노조 설립 신고필증 취소 판결에 붙여

1. 공공연맹 산하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산업기술평가원지부(이하 "산기평지부",
ITEP)의 파괴를 목적으로 설립한 산업기술평가원노동조합에 대해 "강남구청이
교부한 노동조합 설립 신고필증을 취소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내려졌다. 21일
오전 10시 서울행정법원은 과기노조가 제기한 [노동조합 설립신고필증 교부 취소
청구 소송]에서 "강남구청은 산업기술평가원노동조합에 대한 설립신고필증 교부를
취소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나마 다행이다. 
2. 산기평 지부는 조합원 100여명의 건실한 조직이었으나 2002년 11월부터 사측이
단협 개악요구와 함께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르고 조합원을 회유하는 등 갖가지 노조
탄압을 자행, 이를 견디지 못한 70여명의 조합원이 집단으로 노조를 탈퇴했고,
전직 간부 및 열성 조합원이 부당 해고를 당하기도 했다. 물론 내부고발을 이유로
부당하게 해고된 산기평의 김준 선임연구원 등 3인을 포함한 해고자 6인은 지난
2004년 11월1일자로 전원 복직됐고,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4월8일 김 원장과 핵심
보직자 2인에 대해 불법해고 및 부당노동행위혐의로 각각 벌금 3백만원, 1백만원,
70만원의 벌금형을 명령한 바 있다. 보수적인 법원이 명백한 불법행위를 낱낱이
밝혀내고 있는 것이다. 
3. 그러나 이에 반해 노동부의 노동행정을 보면 한심하다고 밖에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04년 9월 사용자의 지배·개입에 의해 이미 노동조합을 탈퇴한
직원들이 일거에 과기노조에 가입원서를 제출한 상태에서 불법적으로 지부총회를
개최하여 과기노조 탈퇴, 기업별노조로 조직형태 변경, 임원 선출 등을 처리한 바
있다. 당시 과기노조는 강남구청이 필증을 교부하기 전인 2004년 9월 중순
노동부를 방문하여 이에 대한 문제점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시정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4. 즉, 지부 운영규칙과 단협에 의한 가입대상자가 아닌 19명이 포함된
'자격요건의 흠결사항',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해하려는 의도로서의 '재가입 및
가입'의 문제점,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편승한 자들의 '반노조 행위' 등등
아주 자세하게 내용을 설명하고, 강남구청이 이를 노조로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부에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결정할
내용이다"는 말도 안되는 논리로 강남구청의 조치를 수수방관한 바 있다. 그렇다면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노조 설립과 해산을 맘대로 해도 된다는 것인가?
5. 노동부가 '노동'의 이름에 값하지 못하는 사례를 무수히 보아 온 우리로서는
더 이상 노동부에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는다.  노동부에만 들어가면 이상하게
변하는 장관도 숱하게 보아왔다. 그러나 노동자를 위한 최소한의
'행정조치'마저도 포기하여 노동자로 하여금 수많은 날들을 한숨과 눈물로 보내게
할 정도가 되어 버렸다면 이제 존립자체에 대해서도 의심하게 된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노동부의 뼈를 깎는 자성을 촉구한다.
2005년 4월 21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연맹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보건의료노조에 보낼 공문 초안

* 이 글은 30 bullets/sec님의 [서울대병원지부 공공연맹 가입신청 논란] 에 관련된 글입니다.

원래 트랙백을 걸고자 했던 내용은 아직 정리할 틈이 없었구요.-.-

 

일단 오늘 우리 연맹이 보건의료노조에 전달할 공식적인 입장(회신)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사안의 성격이 워낙 미묘한지라, 쟁쟁한 실무자들 다 제쳐두고(동지들, 미안혀요~~)

제가 직접 작성했습니다.

 

관심있는 동지들은 참고하십시오.

 

 



 

수신: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참조: 사무처장

제목: 서울대병원지부노동조합의 가맹 요청에 대한 공공연맹의 입장 알림


1. 비정규 개악법안 저지! 비정규 권리보장 입법쟁취! 귀 노동조합의 건승과 전남대병원 하청지부 투쟁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2. 귀 노동조합이 우리 연맹에 보낸 ‘서울대병원지부 공공연맹 가맹요청에 대한 보건의료노조 입장 통보 건’(조직 제 2005 -64호, 2005. 4. 12)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우리 연맹의 입장을 회신합니다.


- 아    래 -


(1) 귀 노동조합 서울대학교병원지부(이하 “서울대병원지부”)는 2005년 4월 1일 오후에 서울대학교병원지부노동조합(이하 “지부노조”)의 이름으로 우리 연맹에 가맹신청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우리 연맹은 2005년 4월 1일 오전에 지부노조가 대의원대회에서 귀 노동조합에서 탈퇴하고 우리 연맹에 가맹하기로 결의했다는 사실과 2005년 4월 6일 서울시청에서 설립신고필증을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2) 우리 연맹은 제7차 중앙집행위원회에 이 사실을 구두로 보고하였고(4/6), 연맹 규약 제8조(가맹과 탈퇴)에 따라 지부노조의 가맹신청서와 지부노조의 입장(1. 공공연맹 가맹 신청을 하게 된 배경과 이유, 2. 보건의료노조 탈퇴 성명서)과 귀 노동조합의 입장(1. 조직 제 2005 -64호 공문, 2. 성명서- 서울대병원지부의 산별 탈퇴에 대한 보건의료노조의 입장)을 첨부하여 제8차 중앙집행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하여(4/13), 진지하고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3) 우리 연맹 제8차 중앙집행위원회에서는, ▷ 이 문제의 당사자인 귀 노동조합과 지부노조가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우리 연맹의 입장을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과, ▷ 귀 노동조합이 2004년에 체결한 산별협약 10장 2조, 서울대병원지부 전지부장에 대한 징계 등과 관련해서는 우리 연맹이 직접 평가하거나 판단할 사안이 아니며, 지부노조의 가맹이 민주노조운동의 정신과 원칙을 훼손하는 것인가를 중심으로 토론하고 판단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 이러한 논의가 우리 연맹의 조직력과 통합력을 떨어뜨리지 않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한다는 것에 대하여 상당 부분 인식을 같이 하였습니다.


(4) 이러한 공통의 인식 아래, 우리 연맹 중앙집행위원회는 귀 노동조합이 지부노조와 다시금 하나가 되어 의료공공성 실현과 더 나은 산별협약 쟁취를 위한 투쟁에 함께 매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에 모두 동의하였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난 1년 가까이 지속된 갈등의 전개과정을 볼 때, 과연 지부노조가 귀 노동조합에 조속히 복귀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또한 갖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연맹은, 중앙집행위원회의 의견으로 ▶ 귀 노동조합이 서울대병원지부와의 관계를 정상적으로 복원하기 위하여 어떠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는지, ▶ 귀 노동조합이 서울대병원지부의 탈퇴를 현실로 인정하면서도 다만 우리 연맹 가맹만을 극구 반대한다면 그 대안은 무엇인지, 귀 노동조합의 입장을 듣기로 하였습니다.


(5) 따라서 위 (4)에 대해 귀 노동조합의 공식적인 답변을 요청하는 바입니다. 귀 노동조합의 답변은 조만간 우리 연맹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지부노조의 가맹 승인 건을 재차 논의하는 과정에서 참고자료로 활용될 것입니다. 우리 연맹은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민주노조운동의 원칙과 대의에 따라 연대와 단결의 정신을 훼손하지 않고 이 사안을 처리하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원칙적인 입장 표명에만 머물지 않고, 곧 이어서 면담, 토론, 기타 적절한 방법으로 귀 노동조합을 적극적으로 만나고 함께 슬기로운 해법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끝.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화환 대신에 쌀을!

한국발전산업노조 제5년차 정기대의원대회가

어제(4/12) 낮 2시에 삼천포화력발전소에서 있었다.

삼천포가 서울에서 워낙 먼 곳인데다가

교육, 간담회, 회의 등등 임원들의 일정이 빼곡하게 차 있어서

별 도리 없이 그러나 기꺼이

혼자서 차를 몰고 난생 처음 삼천포에 갔다.

 

삼천포도 지나서 고성 가는 길 바닷가에 발전소가 있었고

부리나케 회의장소로 들어서는데

그 건물 1층 입구에 웬 쌀포대가 가지런하게 쌓여있었다.

 

세어 보니 쌀 20kg 들이 29포대나 되었는데,

신종승 위원장이 설명했다.

(화환 수십개를 한번 쓰고 버리는 것이 걸려서)

화환을 보내겠다고 하는 사용자나 노동조합들에게

차라리 쌀을 보내 달라고 했고, 들어온 쌀들은

양로원이나 가난한 이웃들에게 보낼 것이라고 했다.

 

오호라, 신선한 발상이다.

앞으로 이러저러한 행사장이나 장례식장에 들어설 때마다

앞에 놓인 화환들을 보며 쌀 포대를 떠올리게 생겼다.

 

돌아오는 길에,

먼 발치에서 발전소 풍경을 찍었는데,

황사 때문인지 실력 탓인지 그리 깨끗하지가 않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4월 4일에 찍은 사진들

* 이 글은 손을 내밀어 우리님의 [번개, 오버페이스, 외박, 그리고 체육행사] 에 관련된 글입니다. 

막내회집에서 나오자마자 모두 모여 4장을 찍다.

 

1. 붉은사랑이 찍은 사진 - 당연히, 붉은사랑은 없고, jineeya 얼굴의 아랫부분은 미갱의 얼굴에 가려져 있음.

2. 감비가 찍은 사진(1) - 감비가 없고, jineeya는 또 얼굴이 반쯤 가려졌음.

3. 감비가 찍은 사진(2) - 사진을 찍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셔터를 눌러봤음. jineeya 얼굴이 온전히 나왔고, 하은기자는 딴 곳을 보고 있음.

 

4. 경찰이 찍은 사진 - 저만치 지나간 정복의 경찰을 불러서 사진 좀 찍으라고 했지. 1차에 참석한 열명이 모두 등장함.

 

2차에 가서 술마시다 말고 22장을 찍었다.

 

5. 스머프, 자일리톨, 하은 - 스머프가 소주잔을 치켜들고, 자일리톨이 하은기자에게 맥주를 따르고 있음.

6. 몰롯, jineeya - 몰롯의 당당한 표정 옆으로 지니야가 웃고 있음. 미갱이 오른손에 맥주잔을 들고 왼손으로 얼굴을 완전히 가림.

7. 붉은사랑, 현근 - 활짝 웃고 있음.

8. 미류, 감비 - 사이좋게, 카메라를 보며 활짝 웃음.

9. jineeya, 미갱 - 6번 사진에서 몰롯이 빠지고, 지니야 눈감고 웃고, 미갱은 손으로 얼굴을 완전히 가림. 얼굴이 작은가 손이 큰가...^^

10. 하은과 몰롯 - 하은기자 즐겁게 웃고, 몰롯은 손가락으로 이마를 치며 하은을 외면함. 미갱의 얼굴이 카메라 앞에 하얗게 번짐.

11. 스머프, 자일리톨 - 입천장이 보이라 찢어지게 웃는 스머프, 환한 웃음을 짓는 자일리톨.

12. 감비, 스머프 - 감비는 소주병, 스머프는 소주잔, 술상 위로 머리를 부딪힐 듯 건배.

13. 현근, 네오 - 현근 유쾌하게 듣고, 네오는 떠드는 옆모습. 약간 흔들림.

14. 감비, 붉은사랑 - 담배를 피는 붉은사랑을 등지고 미류에게 정중하게 술을 따르는 감비.

15. 붉은사랑, 현근 - 사진이 흔들려서 너무 흐림. 현근은 봐줄만함.

16. jineeya, 미갱 - 그림같은 표정의 지니야, 다소곳하게 시선을 내린 미갱.

17. 미류, 감비 - 미류는 진지하게 말하는데 감비는 카메라 의식.

18. 붉은사랑, 현근, 네오 - 붉은사랑과 현근의 대화, 네오는 전화기를 들고...

19. 미갱, 미류 - 혀를 살짝 내민 미갱, 눈감고 웃고 있는 미류.

20. 미류, 감비 - 잠시 침묵, 감비는 팔짱을 끼고 눈동자를 굴리며 뭔가를 궁리 중.

21. 현근, 그리고 미갱의 옆모습 - 2차에서 합류한 현근의 사진은 하나 올려야겠지요?

 

22. 스머프, 자일리톨, 하은 -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누군가의 얘기를 듣고 있음.

23. 네오, 몰롯 - 맥주잔을 들고 웃는 네오, 술취한 듯 제스처에 열중인 몰롯.

24. 네오, 몰롯 - 23번에서 이어지는 사진, 맥주병을 든채 어떤 동작과 말에 열중인 몰롯.

25. 현근, 미갱, 미류 - 21번 사진이 오른쪽으로 연장되어 미류까지 나옴. 현근이 열심히 떠들고 미갱과 미류는 재미있다는 표정.

26. 붉은사랑 - 막 불 붙은 담배를 왼손에 쥐고 흐뭇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음.

 

이상, 사진 보고 끝입니다. 궁금한 분은 메일 주소를 문자로 보내거나 여기 남기면 사진 원판을 보내드리지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번개, 오버페이스, 외박, 그리고 체육행사

* 이 글은 한심한 스머프...님의 [역시 진보 블로그닷!!] 에 관련된 글입니다.


 

1.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이상한 일이었다. 술이나 마구 마시려고 모인 자리는 아니었는데, 술을 제법 마셨고 보란 듯이 취했다. 서울의 술자리는 소주잔을 마구 돌려대는 대전과는 달라서 느긋하고 여유가 있더라, 그래서 크게 취할 일도 없더라며 네오에게 한 말이 씨가 되었을까, 아침에 깨어나서도 내가 왜 취했지 하고 갸우뚱했다. 전날의 수면부족으로 인한 극심한 피로가 이유일 수도 있고, 저녁밥도 먹지 않고 내리 소주만 들이켰던 것이 화근이었던 듯도 하고, 한 사람이 새로 등장할 때마다 짠~ 하고 잔을 부딪혔던 것도 이유라면 이유겠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긴장이 완전히 풀리게 만든 불로거들 탓이 아니었을까?^^ 올해 들어 서울에서 술마시는 자리는 거의가 업무와 연결된 긴장의 연속이었던 터에, 얼굴을 마주 하기 전부터 이미 친밀해진 불로거들과 어울린 자리에서 나는 처음부터 마음이 아예 풀어져 버렸던 것이다.

 

2. 해 살라 먹고 달 살라 먹고.

 

4월 4일 오후 5시 55분에 나는 막내회집에 도착했고, 8명이 넉넉하게 앉을 수 있는 창가 자리에 앉았다. 10분쯤 후에 몰롯이 도착했고, 그 10분쯤 후에 네오에게서 전화가 왔다. 6시에 만나기로 한 것 맞냐고 확인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이내 도착할 줄 알았던 네오는 조금 있다가 한번 더 전화를 했다. 경찰청 담벼락 대신에 서대문경찰서를 한바퀴 돌고 왔다고 했다. 소주 2병 시켜놓고 홀짝홀짝 마시고 있던 우리는 네오가 도착하고 나서 곧장 모듬회를 한 접시 주문했고, 그 때쯤 스머프가 빼꼼 문을 열고 들어섰다. 실속있게 차려진 회접시가 나오자 술잔들의 움직임이 나비처럼 활발해졌고, 6시 45분쯤 새롭게 파마를 한 jineeya가 등장했을 즈음엔 그 분위기가 충분히 무르익었다. 7시쯤에 온다는 미갱이 20분쯤 지나서 왔고, 그 전엔가 후엔가 하은기자가 와서 jineeya 옆에 앉았다. 맥주를 마시는 동무들이 늘어났고, 네오도 그 참에 소주에서 맥주로 전향했다. 미갱은 오자마자 네오에게 선물꾸러미를 챙겨주었고, 하루종일 한끼도 먹지 못하고 일만 한듯 하은기자는 먼저 공기밥을 한그릇 먹었다. 자일리톨이 와서 준비된 여덟 자리를 모두 채운 것은 8시가 되기 전이었다.

 

8시쯤 오겠다던 미류가 8시 30분이 지나서 와서 끝자리에 앉았다. 회는 큰걸로 두 접시가 모자라서 작은 것을 하나 더 시켰고, 내 뒷자리로 내려놓은 빈 술병들도 그만큼 늘어났다. 3시간을 한자리에서 죽치고 있으니까 얘깃거리도 분권화되어 두셋씩 짝지어 저마다 떠들썩하다. 이쯤이면 1차는 끝내야겠다 싶은데, 회의를 막 끝낸 붉은사랑이 바람처럼 달려와서 미류의 옆자리에 앉았다. 해삼과 멍게를 두 접시 주문했는데, 다 떨어졌다고 한 접시분량으로 두 접시에 나누어 주었다. 9시 20분쯤 1차가 끝났다. 계산대에 서 있는데, 몰롯이 주인한테 한마디 한다. 아저씨, 끝자리는 잘라 주세요. 주인 왈, 어, 누구시라고, 허허 웃으면서 계산서를 고쳤다. 말한마디로 몇천원 벌었다.

 

2차 역시 몰롯의 안내가 필요했다. 두군데나 이미 끝났다고 퇴짜를 당하고 나서야 김치찜을 전문으로 하는 집에 자리를 잡았다. 선택은 훌륭했다. 10시가 좀 지났던가, 현근이 이 집에서 합류했다. 스머프가 막차도 타지 말고 계속 술마시라고 부추겼는데, 나는 이미 막차를 타기에는 너무 많은 술을 마셨다. 몇시에 3차로 옮겨갔는지도 잘 모르겠다. 산오리와 작은나무가 나타났던 순간 내 얼굴이 활짝 폈던 것은 선명히 기억하지만, 곧 산오리를 따라 자리를 떴고, 잠에서 깨어나니 산오리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었다. 저녁이 되어서야 급하게 연락했던 행인과 azrael은 아쉽게도 만나지 못하고 밤이 깊었다.

 

3. 수다가 사람 살려.

 

몰롯과 서울대병원지부가 보건의료노조를 탈퇴해서 우리 연맹에 가맹신청한 것부터 얘기를 시작했다. 나중에 온 하은기자는 오프더레코드로 알고 있었다고 했다. 네오의 긴 여행계획은 거듭해서 화제에 올랐다. 자금 부족을 걱정하는 네오에게 우리는 모금이라도 하라고 부추겼다. jineeya가 일하고 있는 보육노조의 교섭 전망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었더니, 여기 와서도 공장얘기냐고, 네오가 말했다. 비정규투쟁 포스터와 관련해서 연맹에서의 배포중지 결정의 배경에 대해서 얘기했을 때 미갱이 잘한 일이라고 했다. jineeya와 하은기자의 어릴 적 덩치값 한 얘기들이 유쾌했다. 나와 스머프는 술 때문에 얼굴이 빨개졌고 미갱은 얘기 도중에 두어번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일일이 다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얘기와 수다가 즐겁게 이어졌는데, 그것은 도중에 합쳐지기도 하고 나눠지기도 하는 아마존의 물길 같은 것이었다.

 

붉은사랑은 선배에게서 들었다며, 한 십년전쯤 내가 학생회 홈커밍데이에 갔다가 한마디 하라니까 시를 읊었다는 얘기를 내 기억 속에서 끄집어냈고, 처음 만난 미류에게는 성을 묻고 이름을 마저 물어서 예쁜 이름 석자를 내 뇌리에 새겼다. 하긴 불로거들에게 이름이 뭐가 중요하겠나. 스머프, 미류, 붉은사랑, 자일리톨, 산오리, 이런 이름이 번듯하게 저마다의 생김새와 성격들을 잘 드러내고 있지 않은가.

 

4.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몰롯에게는 기자 근성이 느껴진다. 어제 특별히 느낀 것이 아니라 작년에 처음 만났을 때 그랬다. 몰롯이 추천한 술집들은 가끔 가 볼만하다, 이것은 어제의 결론이다. 아, 처음부터 나와 술마시는 속도를 맞추었던 몰롯은 나만큼 취하지 않았을까.

 

네오에게는 참 많은 것을 배운다. 어제 그런 얘기를 했더니 네오는 아니라며 도리질 했지만 그건 겸손이다. 네오의 박학다식함과 성실함은 세상이 안다. 네오는 분노할 것에 대해 분노할 줄 알고 혁명에 대한 꿈을 간직하고 있다.  

 

스머프는 사람을 좋아한다. 술을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술이 아니라 술잔 너머에 있는 사람들을 좋아하는 것이다. 사람을 그토록 좋아하면서도 사람에 대해 자주 실망하고 사람들과 싸우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것은 모순이 아니다. 스머프는 자기를 이해하고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세상과 소통하고 싶어할 뿐이다.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jineeya는 블로그를 통해서도 그렇고 노조 활동을 통해서도 그렇고 볼 때마다 새롭다. 보육노조가 아무리 힘든 상황이 되더라도 쉽게 지치지 않을 사람이다. 훌륭한 노조 활동가가 될 것이지만, 그렇다고 노동조합의 벽에 갇혀 살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연맹 소속이라서 띄우는 게 결코 아니다.

 

미갱은 어제 입었던 옷의 이미지만큼 좋은 것들을 잘 버무린 성격의 소유자인 듯 싶다. 적극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작은 일에 수줍음을 타고(나도 그래요~^^), 밝으면서도 조심스럽고, 자상하고 섬세하면서 쾌활하다.

 

하은기자는 내가 가본 집회 현장에서 거의 100% 만난 듯하다. 기사를 보면 발로 뛰면서 현장에서 쓴 기사라는 것이 나타난다. 참 열심이고 참 성실하다. 블로그를 만들기만 했지 글을 올리지 않아서 특별한 선입견이나 인상은 없다. 만나면 반갑기만 하다.

 

자일리톨은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이런저런 끈들을 통해서 진보와 변혁의 기운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자 하는 것이 역력히 느껴진다. 예전에 대학생들을 만나면, 당신들이 아무리 큰소리쳐도 졸업하고 사회에 뛰어들면 금세 거기에 빠져들어서 찍소리 못하고 살게 될 것이야, 그러고 싶지 않으면 적어도 5년은 대학교때 꾸었던 꿈을 되새겨주는 끈들을 만들고 거기에 매달려 살란 말이야, 그렇게 말하곤 했는데, 자일리톨은 아마도 예외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나서서 큰소리치기보다는 묵묵히 실천하는 타입으로 보인다.

 

미류는 처음 만났는데 전혀 낯설지 않은 인상을 가졌다. 블로그의 글을 통해서 익숙해진 탓만은 아닌 듯하다. 80년대 함께 활동했던 여러 동무들의 모습이 한꺼번에 겹쳐서 친근하게 다가온다. 술이나 토론이나 밤새도 지치지 않을 듯한, 미갱의 말처럼, '매력적인' 여성 동무이다.

 

붉은사랑은 작년에 거리행진에서 인사를 처음 나누었고, 술자리에서는 어제가 처음이었다. 주장이 분명하고 맘먹은 것은 행동으로 뒷받침할 실천파가 아닌가 싶다. 조만간 술 한잔 더 하자구요.

 

나중에 나타난 현근, 산오리, 작은나무에 대해서는 생략해야겠다. 잠도 자야 하고, 내일 회의자료도 챙겨봐야 한다. 그래도 한마디, 산오리는 어제 정말 구세주였다. 너무 너무 감사한다. 나는 술이 취하면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서둘러 자리를 정리하고 안정적인 자리에 도망쳐 버리는데, 어제 산오리가 나타나지 않았으면 내가 어디로 도망갔을지, 정말 낭패였을 것이다.

 

5. 남은 얘기들

 

어제 만난 모두에게 감사!

혼자서 너무 열심히 술을 마셔서 대단히 죄송!

다음에 기회가 되면 오버페이스 하지 않고 적당히 긴장하면서 밤새도록 많은 얘기 나누도록 하지요.

 

사진은 비공개사진이라고 찍었는데 올려도 되나 모르겠네요...

어쨋거나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사진은 일단 생략.

 

어제 이후 행적은-

산오리집에서 잘 잤구요, 아침에 산오리님이 밥상 차려놓고 깨우길래, 세수하고 밥 맛있게 먹고, 산오리차를 타고 행신역까지 가서, 8시 30분차를 타고 대전역으로 와서, 좌석버스를 타고 유성으로 가서 내 차를 끌고, 집에 도착하니까 11시.

2시까지는 집에서 쉬다가, 풍물패 식구들 체육행사 한다고 해서, 연구소에 나가서는 족구랑 축구랑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지 땀을 한바가지 쏟고 저녁 먹고 아이들과 서점도 갔다가 엊그제 사다둔 반찬거리들 손질해서 밑반찬 만들고, 그러다 보니 지금에야 어제의 흔적을 이렇게 남깁니다.

내일 읽어보고 나서 걸리는 대목들은 고치도록 할께요.

불로거들에 대한 인상을 내멋대로 썼다고 서운해하거나 화내지 마시압.^^;;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월요일 아침, 고속버스를 타다

대전으로 가는 KTX가 밤 10시 30분이면 끝나기 때문에

회의나 술자리가 늦어지면 정기권을 포기하고

할 수 없이 12시에 떠나는 고속버스 막차를 타게 된다.

-그런 일이 여러 번 있었지...

그래도 아침에 고속버스를 탈 이유는 없었다.

 

월요일 아침엔 8시에 임원회의가 있어서

KTX 첫차(06:20)를 무조건 타야 하는데,

일요일밤에 유난히 할일이 많은 나로서는

밤잠을 설치는 것이 다반사이고,

KTX에서의 길어야 30분 남짓한 잠으로는 부족해서

월요일에 온종일 이어지는 회의들을 소화하기가 벅찼다.

 

어젯밤에는 궁리 끝에

월요일만은 고속버스 첫차(05:00)를 타기로 했다.

새벽에 출발하는 고속버스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2시간 이내에 서울에 도착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7시 30분 전에

사무실에 도착해서 30분쯤 여유를 가질 수도 있고,

무엇보다 좋은 점은

토막잠이 아니라 1주기(90분)의 긴 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성공했다, 오늘,

유성에서 출발하자마자 잠이 들어서

톨게이트를 지날 때까지 1시간 40분 가까이 깊이깊이 잤고,

사무실에 와서 생식으로 아침도 때우고

차도 한잔 마시고

이런저런 일정도 점검하고

그리고 나서도 8시까지 무려 10분 이상 남았다. 앗싸~~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알림] 번개라면 번개

이 [알림]은 3월 29일 11:58:00에 올린 "번개라면 번개"를

현재 시간으로 업데이트한 것입니다.

 

-------------------------------------------------------------

ㅇ. 누가: 이 번개를 정했거나 보거나 들은 이들 중에서 원하는 분들

ㅇ. 어디서: 막내회집(서대문 경찰청 민원봉사실 옆 건물 2층)

ㅇ. 언제: 4월 4일 월요일 오후 6시 -

ㅇ. 연락할 곳: 011-451-7760 (이성우)

ㅇ. 그밖에:

     -횟집이라니, 하는 부담은 떨치고 오세용~~(몰롯님이 추천한 곳임)

     -2차까지는 그 근처에 있을 예정이니, 늦더라도 오십시오.

    

-------------------------------------------------------------

 

언제 한번 보자고 했던 동지들이 있습니다.

술이나 마구 마시자고 했던 동무들이 있습니다.

얼굴도 아직 모르지만

만나면 할말이 무지 많을 것 같은 벗들이 있습니다.

 

서울로 출퇴근하기 시작한 지 석달이 다 된 지금에서야

어렵사리 날을 잡아서 모임을 한번 갖고자 합니다.

 

특히 저의 오랜 동지이자

여러가지로 많은 가르침을 주어왔던

최세진(neoscrum)님이 곧 장기간의 외유에 들어갈 예정이니

그와 함께 하고 싶은 분들은 꼭 오십시오.

 

아는 사람이 없어도

사람에 대한 관심과 술 한잔에 대한 넉넉한 마음이 있으면

부담갖지 말고 달려 오십시오.

 

다른 건 몰라도

소주값은 제가 전적으로 부담하겠습니다.^^

 

날짜는 4월 4일

시간과 장소는 아직 정하지 않았습니다.

좋은 장소가 있으면 추천해 주십시오.

 

함께 하실 분은 여기에 덧글을 남기거나

저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모임에 올 수 있는 시간을 우선 알려주시면

장소를 미리 정하는데 도움이 될 듯합니다.

 

4월 4일 저녁에 뵙겠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토요일 근무

임기 시작하자마자

연맹 사무처도 주5일제를 하겠노라고

그냥 말로만 선심쓰는 게 아니라 주말은 실제로 쉬게 하겠노라고

큰소리를 치고 방법을 강구하자고 했더니

아직 주5일제 못하는 노조도 많은데 연맹이 그러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부터

주5일제 해봤자 수련회, 집회 등등 어차피 참석할 수밖에 없는 일정 투성이라서

도저히 쉴수가 없다는 의견들까지 막 쏟아졌고,

그래서 나온 절충안이

주5일제는 하반기부터 시작하도록 하고

오는 6월까지는 임원/상설위원장 1명, 사무처 2명씩 조를 이루어

당번제로 하자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사무실에 있다.

정부산하기관 경영평가에 대한 대응 따위로 여념이 없는 임원 동지,

월요일 회의에 제출할 자료를 만들어야 하는 여러 사무처 동지들,

3월 중순에 비정규 전국순회투쟁과정에서

현대자동차경비대들에게 마구 폭행을 당하여 아직 울산에 입원 중인

위원장 몫까지 투쟁력으로 보태고 있는 서울지역통신산업비정규직노조 동지들,

그리고 옆방에서 정세토론을 벌이고 있는 지하철 현장동지들까지,

구태여 당직을 두지 않더라도 주말에 이 사무실이 빌 것 같지는 않구만.

 

옆에서 부위원장이 그런다.

-무슨 중한 일이 있어서 왔어요?

=아니요, 당직이요.

-아이고, 내참, 그것 때문에 대전에서 와요?

=당연히 그래야지요.

-김부위원장하고 이처장은 당직에서 빼지요.(김부위원장은 집이 부산이다)

=에구,됐어요. 예외를 만들면 끝이 없어요.

-허허...

 

하긴,

당직 아니라도 집회, 회의 등등

주말에 몇번 출근해 봤지만,

KTX정기권을 쓸 수도 없어(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공휴일 제외하고 적용)

교통비가 평일보다 거의 두배 가까이 더 들고

그나마 주말에는 하행선 차표는 넉넉하지가 않아

오며가며 애로가 좀 있기는 하지.

 

그래도 출근만 하면 정신없는 평일에 비하면

조용하고 차분하게 사무실에 쌓인 일들을 챙겨볼 수 있고

사람이 많지 않으니 생색내며(히히) 점심 한턱 쏠수도 있고

시간에 쫓기지 않고 수다도 떨어보고

좋은 점도 많구만!^.^

 

슬슬 나가서 집회 없는 시내 풍경이나 둘러보고 갈거나- 루루루루...

앗, 불량아빠에게 보내는 우리집 식구들의 원성이 들리는구나-와다다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눈, 돼지국밥, 회의, 다시 눈

이번 주에 있었던 일들은 아니지만, 기왕에 메모해 두었던 거,

조금 수정해서 남긴다. 시간나면 더 추가할지도 모르고...

-------------------------------------------------------------------------------

 

3월 24일 아침.

늦지 않았어? 아내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앗, 몇시지? 습관적으로 옆에 놓인 휴대폰을 들여다보았다. 6:42라는 숫자가 커다랗게 동공 속으로 빨려들어왔다. 아아아, 큰일났다. 내가 타야 하는 KTX는 대전역에서 7시 16분에 출발한다. 앞뒤로 KTX야 또 있지만, 밀양역에 서는 KTX는 드물었고, 10시까지 삼랑진양수발전소를 가려면 이 기차를 놓쳐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감기기운이 있어서 몸을 뒤척이다가 새벽녘에 너무 곤히 잠들었던 게 화근이었다.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었다. 승용차를 타고 쉬지 않고 달리면야 시간에 댈수는 있겠지만 내 몸의 상태는 그렇게 무모하게 운전을 할 정도가 아니었다. 상황이 파악되자마자 화장실로 뛰어들어 5분만에 머리를 감아치우고 치약은 그냥 집어서 가방에 넣었다. 옷을 갈아입는 시간은 채 5분도 걸리지 않았고, 6시 55분이 되기 전에 나는 승용차의 시동을 걸고 있었다.

 

대전역으로 내달렸다. 다음 신호등에 주의를 기울이며 신호등과 신호등 사이에서는 최대한의 속도를 냈다. 대전역까지의 기록이 12분이었던가, 그걸 갱신했나 모르겠다, 암튼 7시 10분에 나는 대전역 매표소에 있었다. 몸이 힘들때는 굶어서는 안되지. 상행선 승차장에는 김밥을 파는 곳이 있다. 삼각김밥과 녹차 한병을 사들고 다시 육교를 건너서 하행선으로 뛰어내려가니 KTX가 그리로 달려들고 있었다.

 

김밥에 녹차를 마시고 나서 그 와중에 가방에 챙겨온 쌍화탕 한병을 마시고 나서야 차창밖으로 눈길을 주었다. 어, 눈왔네. 차창 밖으로 멀리 내다보이는 산들이 눈에 덮여 있었다. 그제서야 우리 아파트며 하상도로가 비에 촉촉하게 젖어있던 것이 생각났다. 비가 오고 또 눈이 저렇게 왔구나. 그리고는 다시 아득한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밀양역에 선다는 안내방송에 다시 눈을 떴다. 고개를 들어 차창밖을 내다 보았다. 낯선 풍경이다. 그래, 내려야지. 휘청거리며 내렸다. 밀양역에서 잠깐 쉬었다가 삼랑진으로 가는 무궁화호를 타면 된다. 육교를 오르려다가 거기에 차 시간표가 붙어있길래, 내가 탈 차시간을 다시 확인했다. 그 때 누군가 내 어깨를 가볍게 쳤다. 돌아보니, 낯익은 사내가 거기에 서 있다. 무턱대고 인사부터 했다. 안녕하세요? 그리고선 물었다. (아닐텐데 하면서도) 지부장님이세요? 아니, 서부본부장이십니다. 옆에 선 동지가 소개했다. 일행은 둘이었다. 그제서야 그 동지들이 나와 같은 KTX에서 내린 것을 알았다. 

 

본부장 동지가 택시를 타자고 제안을 했고, 덕분에 9시에 벌써 우리는 삼랑진양수발전소의 노동조합 사무실에 도착했다. 차 한잔 느긋하게 마시고, 발전용량이나 조합원 현황에 대한 얘기도 듣고, 교육자료도 한번 읽어보고, 그래도 시간에 여유가 있었다.

 

양수발전소는 용량에 비해 유지인원은 적은 편인듯, 60만킬로와트용량의 무주양수나 70만킬로와트용량의 산청양수나 조합원은 사오십명 정도였고, 무주와 같은 규모의 밀양양수발전소도 마찬가지였다. 주간근무자들 중에서 필수인원을 제외하고 스무명 정도가 교육장에 모였고, 비정규개악법안의 문제를 하나하나 예를 들어가며 혼자서 떠들어댔다.

 

11시가 조금 지나서 교육은 끝났다. 삼랑진역에서 내가 타야 할 기차는 11시 55분엔가 있었고 지부장이 그 시간에 늦지 않게 차로 데려다 주었다. 삼랑진에서 밀양까지 무궁화호, 밀양에서 30여분 기다려 서울로 가는 KTX로 갈아타는 환승표를 끊고, 승차장으로 나갔다. 정오를 앞둔 바람은 무척 찼고, 기차를 기다리는 승객은 나와 또 한 사람밖에 없었다.

 

3월 24일 낮.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악착같이 먹어야 회복이 빠르다. 13살 이후 홀로 객지를 전전한 나는 그것만큼은 익숙했고 철저했다. 평소 같으면 우유 하나로 때웠을 수도 있는 30여분의 대기 시간에, 몸살기가 있다는 이유로, 밀양역을 빠져나와서 주변 식당을 살폈다. 돼지국밥이라는 메뉴가 식당의 유리창에 새겨져 있다. 돼지국밥이라, 뭐지?

 

잘 고아낸 국물에 밥을 말아낸 것은 여느 국밥과 같은데, 돼지국밥에는 특이하게도 돼지수육을 얇게 썰어서 풍성하게 넣었다. 그러고 보니 국물도 돼지뼈 국물인가 보다. 작년에 일본에서 먹었던 기름기 넘치는 라면국물이 떠올랐는데, 냄새와 맛은 그것보다 훨씬 낫다. 김치와 깍두기, 새우젓과 양파에 더해서 부추겉절이가 넉넉하게 겯들여졌다. 생각보다는 먹을만했다. 4천원-

 

이렇게 시시콜콜 적다가는 세월만 잡아먹겠다. 돼지국밥의 고깃덩어리 몇 점은 남기고 밀양역으로 뛰었다. KTX에 곧 탔고, 고단한 몸을 챙겨 잠을 청했다. 아침에 봤던 눈 덮인 산들도 다시 보지 못하고, 시체처럼 늘어져 있는데, 누군가 옆에 앉는다. 대전이었다. 대전부터는 정기권으로 움직이는 구간이니까, 자리를 자유석칸으로 옮긴다. 또 잔다.

 

3시에 서울역에 도착했다. 전철로 갈아타고 민주노총 사무실로 간다. 민주노총 중앙위원회가 4시에 시작한다. 그 전에 몇 통의 메일로 결재서류들을 챙기고 전화로 간단하게 업무를 처리했다. 중앙위원회는, 직전의 주요 사업장노조 간담회로 인하여 시간을 약간 넘겨 시작했는데,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한시간 남짓 비정규개악안에 대한 교육이 있었다.

 

수련회도 아닌, 중앙위원회에서의 교육은 이례적인 일인데(아마 처음이 아니었을까) 그 내용이 비정규개악법안과 권리보장입법안이라는 것이 흔쾌하지는 않았다. 민주노총 중앙위원이면 조합원 3천명당 1명씩 배정되니까 최소한 단위노조 위원장이나 연맹의 주요 간부들인데, 작년 9월부터 난리가 난 비정규개악안에 대해서 아직까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교육의 배경이라니, 교육받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지금 와서야 받는다는 것이 쪽팔리는 것 아닌가. 바로 오전까지 같는 내용의 교육을 여러 차례 하고 다닌 나로서야 복습과 자기점검의 의미가 더해졌으니 뭐 나쁘지도 않았다만.^.^

 

그래서 중앙위원회는 5시 30분에 가서야 시작할 수 있었다. 161명 중에 85명이 참석해서 성원을 아슬하게 넘었다. 안건은 총파업투쟁 건 딸랑 하나이고, 비정규입법과 관련한 총파업투쟁을 중심으로 심의, 의결해 달라는 것이 주문사항이었지만, 위원장 책임하에 사회적교섭을 추진하겠다는 중집위 결정이 더 첨예한 대립각을 만든다. 사회적 교섭안을 대의원대회에 상정하지 말고(그래서 파국은 피하고) 일반적인 교섭의 원칙 안에서 집행부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보라고, 이른바 (초반동적이라 지목된) 제3의 안을 제안한 원흉(?)^^으로 지목된 나로서도 사회적 교섭에 관한 중앙위 결정사항은 신경을 쓸수밖에 없지.

 

회의자료의 그 부분만 인용해 본다.

 

<3. 지도집행력의 회복>

 

  (1) 추진의 방향

       가. 대의원대회 등 민주주의 회복 문제

            -대의원들에게 설문조사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대의원대회 방식과 시기 등을 채택.

            -각급 단위별 대책 논의: 연맹, 지역본부별 의결단위에서 논의하여 대책방안 모색.

       나. 사회적 교섭 추진 건

            -사회적 교섭 추진 관련해서 노사정대표자회의를 개최하여 "비정규입법"을 최우선 과제로 논의토록 추진.

            -사회적 교섭과 관련, 적절한 시점에 대의원대회 소집, 승인 여부 결정.

 

  (2) 각급 집행, 의결단위의 소집 및 논의

       -중앙집행위원회, 중앙위원회 등을 통해 당면한 사업의 의결과 집행.

       -각급 조직별로 현안 문제의 해결과 방안 논의.

 

이미 중집위(3/17) 결정에 대한 문제가 다양하게 제기되었던 터라서, 여러가지 수정안이 나왔다. '대의원대회 등 민주주의 회복 문제'를 '대의원대회 등 기능과 역할 수정 문제'로 바꾸자는 의견을 포함해서 제안되었던 수정안 중에서 사회적 교섭에 관한 대표적 수정안은 다음과 같다.

 

(수정안)

나. 사회적 교섭 추진 건

-4월 비정규확대저지 투쟁과 관련한 노사정 교섭을 추진한다.

-사회적 교섭 추진 건은 비정규확대 저지 투쟁 후 적절한 시점에 중집, 중앙위를 열어 추진여부를 결정한다.

-비정규확대법안 강행처리시 사회적 교섭안은 폐기한다.

 

하지만, 이즈음 민주노총 회의는 좀처럼 수정안을 허용하지 않는다. 안이 하나 제출되면 그것에 대한 의견을 회의의 성원들에게 물어야 할텐데, 주로 의장이 하나하나 반박하거나 설득하려 한다. 이수호 위원장은 비정규직 관련해서 사회적 교섭을 전술적으로 이용할 것이며, 오늘의 안건은 사회적 교섭과 무관하다는 것을 강조했고, 이석행 총장은, 전날에 내가 사무처장단 회의에서 제기했던 의견(총파업투쟁의 힘있는 결의에만 집중하고 사회적 교섭건을 갖고 논란을 벌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을 받아 상당히 수정한 것이라며, '사회적 교섭과 관련해서는 대의원대회를 꼭 거칠 것'이라고 직권 추진의사는 과도하게 알려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니 어쩌라고? 원안대로 통과시키자고 한다. 저리도 도저한 원안사수론이 민주노총을 이 지경까지 몰고 왔다는 것을 아직도 모르는구나.

 

3월 24일, 밤.

시간이 흐르면 회의는 또 신경질적으로 변해간다. 합리적인 의견 개진조차도 회의방해책동으로 규정하고 야유가 쏟아진다. 그래도 막무가내로 원안통과를 밀어부치는 집행부의 고집에 급기야 원안통과의 문제점을 제기했던 한 동지가 퇴장하고, (성원을 확인하면 이미 정족수 미달이 된 상태에서) 한 동지의 성원확인 요청을 달래가면서, 구차하게 총파업결의를 중심으로 안건은 원안통과되었다. 집행부의 원안 사수 노력에 경배를!

 

민주노총 회의에 숱하게 참석했지만 참석하는 회의마다 이토록 허탈하고 힘이 빠지기는 올해 들어서이다. 그렇다고 회의를 빠지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 아니겠나. 참, 나도 수정안을 내기는 했다. 총파업투쟁을 보란듯이 잘해내면 <3.지도집행력의 회복>은 절로 될 것 아니냐, 괜히 논란벌이지 말고 삭제하자, 했더니, 앞서 이석행 총장의 답변이 그 수정안에 대한 반박 과정에서 나왔다.

 

9시가 다 되어, 연맹의 중앙위원들이 근처 식당으로 들어갔다. 앉자마자, 회의진행에 관해서 큰소리가 난다. 여러시간 발언 한번 안하고 있던 어느 중앙위원이 원안 통과에 대해 집행부를 성토하고 있다. 총파업을 조직하러 누구보다도 헌신적으로 현장을 누비는 노동조합 위원장 동지였다. 올갱이 해장국에 반주 한잔 하고 먼저 자리를 떴다.

 

무주리조트에 가야 한다. 과기노조 전임자, 대의원 합동수련회가 거기에서 낮부터 진행되고 있는데, 민주노총 중앙위원회가 끼어들어서 일정을 망쳤다. 대전-삼랑진-무주로 끝날 예정이었는데.

 

KTX를 타면 신기하게도 15분 정도 짧고 깊은 잠을 자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렸다. 11시 10분쯤 대전에 도착할 예정인데, 자다가 전화를 받았다. 과기노조 사무처장의 전화, 무주에 눈이 펑펑 내린다고, 아쉽긴 하지만 오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역에 내려서 다시 전화하겠다고 했다. 대전역, 밤 11시 20분,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여긴 이런데, 무주엔 눈이라고? 허허, 혼자서 웃음짓는데, 한점, 두점, 난데없이 성긴 눈발이 날리더니 이내 와르르 쏟아진다.

 

신기루였나, 차를 타고 전조등을 켰더니 그새 말끔히 사라졌다. 다른 동지들도 전화를 했다. 눈이 와서, 회의장에서 숙소까지도 차가 올라가기 힘들다고, 이성우한테 주려고 거제도에서 마련해온 싱싱한 생선회가 있는데, 안됐지만 오지 말라고, 전화기 안에서 사람들이 깔깔대고 있었다. 하루 일과가 그렇게 끝났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