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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9/07/13
    [공광규] 놀랜 강(2)
    손을 내밀어 우리
  2. 2009/07/12
    강아지똥이 싫어?(8)
    손을 내밀어 우리
  3. 2009/07/12
    백합(4)
    손을 내밀어 우리

[공광규] 놀랜 강

오늘 날짜 매일노동뉴스를 보다가

윤동주상을 받은 시인에 대한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공광규 시인, 금융노조 정책실장이란다.

 

인터넷 검색해 봤더니

<놀랜 강> 외 9편이 올라와 있다.

다른 시들은 특별한 감흥은 없고,

<놀랜 강> 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선명하고 명쾌해서

여기 옮겨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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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은 몸에

하늘과 구름과 산과 초목을 탁본하는데

모래밭은 몸에

물의 겸손을 지문으로 남기는데

새들의 지문 위에

발자국 낙관을 마구 찍어대는데

사람도 가서 발자국 낙관을

꾹꾹 찍고 돌아오는데

그래서 강은 수천 리 화선지인데

수만리 비단인데

해와 달과 구름과 새들이

얼굴을 고치며 가는 수억 장 거울인데

갈대들이 하루 종일 시를 쓰는

수십억 장 원고지인데

그걸 어쩌겠다고?

쇠붙이와 기계소리에 놀라서

파랗게 질린 강.

 

이 시에 대한 시인의 말은 다음과 같다.

 

"'놀랜 강'은 2MB의 4대강 살리기를 빙자한 대운하 정책에 한반도에 있는 모든 강들이 놀라 파랗게 질려 있다는 뜻입니다. 제 졸시에서도 나와 있듯이 '강은 수천 리 화선지'로 '해와 달과 구름과 새들이 얼굴을 고치며 가는 수억 장 거울'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려 4대강 살리기는 4대강 죽이기라는 것을 똑똑히 밝혀두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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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똥이 싫어?

 

7월 초에

청담동에 있는 직업능력개발원지부에서

단체협약 해지를 규탄하는 점심시간 집회가 있어서

강남구청역에서 내려서 청담동의 주택가를 걷다가 만난 펼침막이다.

 

낯설더라.

 

소똥이며, 개똥이며, 염소똥 따위

날마다 밟고 놀고 그 위에 엎어지기도 했던 내 어릴 적 추억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서울하고도 강남의 등굣길에 아무리 강아지똥이 질펀하게 널렸다고 한들

그것쯤이야 피하지 못할 아이들도 아닐테고

냄새가 천지사방으로 진동하는 것도 아닐텐데

 

아마 이 지역의 초등학교 어린이회에서는

이런 것 말고는 신경쓸 일이 전혀 없을 정도로

다른 지역보다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는 얘기는 아닐까?

 

내가 뭘 모르고 하는 얘기라면 누가 가르쳐 다오.

혹시라도 그런 거라면

어린이회에도 미안하고 아이들에게도 참 미안한 일이 되겠네...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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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지난 3월에 연구소에서 식물을 전공하는 한 선배가

겨우내 비닐하우스에서 잘 가꾼 백합 구근을 주면서

한번 심어보라고 했다.

 

몇년만이냐, 내 손으로 뭔가를 심는다는 게,

마땅히 심을 땅이 없으니 동지들에게도 좀 나눠주고 나서

몇 뿌리만 우리 아파트(우리집은 1층이다) 앞뜰에 살짝 심어두고

드나드는 길에 틈틈이 관찰했다.

 

심자마자 곧 영하의 꽃샘추위가 몰아쳐서 걱정했는데

4월 중순이 되자 이렇게 싹이 텄고

 

일주일쯤 더 지나고 보니 제법 자세가 나온다.

 

죽지는 않겠구나 싶어서 오래동안 잊고 살다가 어느날 퇴근길에 둘러보았다.

몇  송이 꽃이 피었다가 지고 한 송이가 남아 있더라.

 

줄기를 보니 돌보지 않은 태가 난다.

사람이든 꽃이든 동무를 잘 만나야 한다니까!

백합이여, 미안하다...

(그래도 척박한 야생의 조건에서 살도록 한 건

 너에게 복이었다고 내 멋대로 믿어도 되지?^.~)

 

7월 초에 에너지정치센터에 갔다가

옥상에 할짝 핀 백합을 보고는 더 그런 생각을 했다.

줄기도,  잎도, 꽃도, 애정을 듬뿍 받고 자란 것 같은....ㅎㅎ

 

비오는 날, 사무실에서,

유성천 가득 넘쳐흐르는 황톳물을 내려다 보다가

내가 심은 백합은 오늘 어쩌고 있을까 싶어서

몇 장 찍어두었던 거 올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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