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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글을 읽다가....

  • 등록일
    2005/06/13 00:55
  • 수정일
    2005/06/13 00:55

알엠님의 [간단히] 에 관련된 글.

 

무언가 주저리 주저리 쓰고 싶었다.

그러나 나를 돌아보았을때 그냥 아무것도 말할 수 없음을 느끼고 하루종일 진행되는 일을 마치고 몇번 끄적이다. 끄적이다. 지우고 지우다 그냥 말았다. 그런데 나는 지금 어떠한 생각을 갖고 살아가고 있나 생각해 보니 그냥 주어진 시간 주어진 현상에서 무언가 과거라는 매개를 붙잡고 살아가고 있음을 발견한다.

 



여기서 부터 난 그냥 무용담이나 내 생각들 과거는 그랬는데 왜 현재는 그렇지 못한 것일까? 물음과 대답없는 독백들만 지껄이고 있음을 발견한다. 소망하고 바램하지만 그 이어지느 고리 그리고 전달을 잘 못해준 그릇된 활동의 문제는 제쳐두고 그 과거라를 시간을 붙잡고 살아간다. 그래서 이야기하지만 그 이야기에 진정 나의 반성은 빠져버리는 것 같아 뭐라 지껄이기 힘들다.

 

읽고, 생각하는 것도 그래서 힘든 것 같다. 과거 자명하였던 것들이 토론이 사라져 판단하고, 사업을 하여야 하지만 이전 처럼 일목요연하지는 않다. 조건이 어려워서 그 조건때문에 활동을 피일차일 미루고 단위상황이 여의치 않아 힘차게 하지 못하는 현상을 목도하지만 그 이유를 나를 비롯한 지금도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그 고리를 붙잡고 있지 모한 현실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성찰이 없다.

 

위기론과 지금 현실에 대한 성찰이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디서부터 출발하여야 하는지도 자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95년 당시 나를 돌아보았다. 왜 우리는 현장에 대한 연대를 그토록 열망하고 진행하였던가? 몸 대주기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 까지.... 그건 내가 판단하기에 그 시기 그들이 주체로 서기위한 지원이고 함께하기 위한 활동이 그러했고, 그 분들의 진정성을 가진 투쟁 작지만 의미가 있었고, 멀어져만 가는 학생단위를 부여잡는데 있어 아주 유용한 실천을 위한 학습의 장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고리에 있어서 우린 과도한 망상이라는 적과 과도한 운동의 방향성을 설정하였다. 무엇보다 현장의 기반과 우리 스스로의 철저한 기풍이라 할 수 있는 이론과 학습을 위한 활동을 시간이 지나면서 까먹거나 아니면 스스로 묻어버리고 말았다. 

 

최소한 학생정치조직이 자신의 기본적 이념토대를 갖고 활동하는 것들이 기본적 바탕이지만, 대중정치를 위한 확장 개념에서 스스로 각 단위별로 소진되거나 술의 정치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이 술의 정치에 복학생 그리고 여타 과거 선배들의 무용담은 그 선배 투쟁이 마치 신화를 방불케하고 학생들은 그 신화라는 환상을 또다시 부활시키기 위해 외형적 지향을 갖고 최소한의 활동의 기본들을 외적 투쟁으로 방어하고자 하였다. 그 예가 93년부터 서울지역을 시발로 전국적 지역 좌파학생회장단 모임의 출범을 통한 외형적 확장으로 들어났다. 정치적 내용이야 각 학생조직 정파별 내용적 지도를 담당하는 부위에서 나오고 학생정치조직은 매년 선거에서 각 캠별 어떤 선거를 통해 얼마만큼 자신의 세력적 기반을 확보하였냐가 중요한 활동으로 자리잡게 된다. 여기서 정치조직은 선거 그리고 연대투쟁에 얼마만큼의 인원동원과 얼마만큼의 지원을 통해 정치조직 활동의 기본 토대를 지원하느냐가 한목한다.

 

이 정치조직의 공동체는 초기 제기한 진학련의 진보와 지성에서의 학생정치조직(이하 학정조)의 운동의 실패 그 실패요인은 자신들의 활동을 하나의 이념적 활동보다는 대중적 공간의 장악을 통한 한총련 개혁과 좌파활동의 대중화하는 모험주의로 귀결되어 활동이라는 기본적 내용들을 하나둘 거세시켜 나간다. 그러나 무엇하나 할 수 없었다. 왜냐.... 여기서 학생운동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방편으로 대거 밖으로 나갔던 선배들이 오면서 학생운동에 있어 활동가들은 그 과도한 일들보다는 학생정치운동에 대한 상보다 대중을 동원하고 그 대중들을 기반으로 세력의 힘을 유지하다보니 자연스레 양적팽창은 하였으나 질적활동을 담보하지 못하는 대중운동 그 자체적 의미에 함몰된다. 그 무엇하나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고 함께 고민하지 못한 것이다.

 

그들 스스로의 활동과 이론적 학습을 할 수 있는 정치활동의 장이 하나둘 거세되는 것은 겉잡을 수 없었다. 대중들 간부의 활동은 크게 확대되었지만 그 조직적 힘이 약한 범위내에서 그 활동을 지향하고자 하는 것 자체가 매우 힘들었던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학생운동의 하향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였다. 그 책임은 그 치열하게 살아갔던 선배들이 후배에게 활동이라는 전형을 알려주기 보다는 제단의 연속..... 가르쳐 주는 것 하나없이 무엇은 안되 무엇은 이렇게해 하면서 수평적 관계가 되어야 할 운동이 조직이라는 이름의 위계질서와 활동이라는 경험성을 앞세워 선배 운동가의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활동방식에 의해 하나둘 무너져 간다. 그러한 활동방식이 맞다고 생각한다면 뭐 할 말은 없지만, 일단 자율적 소통과 상호비판적 토론은 이 과정에선 이미 사라졌다. 판단 단위에서의 결정이 곧 집행될 활동이고, 그 활동이 어떠한 평가를 내려지기 보다 그 활동의 의미성 많이 강조된다.

 

이는 소통과 토론 그리고 학습이라는 기본적 활동의 토양들을 어려운 조건이라는 이유로 합리화 시켜가며 거세하게 만든 요인이기도 하다. 이 확대와 동시에 학생활동가에 대한 학우대중들의 시선에 있어서도 많은 문제지적들을 낳게 한다. 그것이 92년 김영삼이 직권하면서 만들어낸 학사경고제도의 부활과 학생처를 통한 동아리 지도교수를 만들게한 원인을 통한 대학교에 대한 학원화 그리고 고시원화를 가시화 시켰다. 이 제도로 인해 많은 학생활동가들이 제적되거나 학교에 대한 직간접적 탄압이 폭발된다.

 

그리고 모색이라는 시기적 산물.... 이 모색이라는 것들은 학생운동이 서클주의부터 내려오던 기풍들을 하나둘 까먹는다. 이전 선배들에 의해 제기되었던 혁명론과 조직노선에 대한 수정 그리고 조직이 원칙조차 지켜내지 못하면서 대중정치라는 명목으로 기본적 이론이라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폐기... 그리고 모색... 90년부터 대거 학원가에서 읽혀지기 시작한 포스트모던계열과 이탈리아 안토니오 그람시, 알튀세르, 루카치, 하이데거 등이 그 선봉장이라 하겠다. 모델사회의 붕괴는 평가도 내리기 전에.... 소련사회의 관료화, 스탈린 당적 오류를 지적하며, 서구 유럽사회주의자에 대한 탐독으로 그 방향성이 잡혀나갔다. 페레스트로이가가 주요한 화두이기도 하였던 시기이다.

 

책들 내내 패러다임에 대한 재구성 그리고 현실 사회주의 운동에 대한 다양한 접근적 시도를 하게 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또하나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다. 최소한 사상적 기반에 대한 지루한 논쟁과 일단락되어 마쳐진 이론 논쟁을 맑스적 가치로서 재구성하기 위한 시도가 일어난다. 무엇이 올바르고 그른지에 대해서 짧은 지식적 한계로서 잘 모르지만 구좌파임을 지향하는 나로서는 그 다양한 책들.... 현실 자본주의 사회와 투쟁함에 있어 장기간 투쟁을 위한 현장중심과 계급중심 운동에 대한 일정정도의 다양한 방식으로서의 부문의 등장을 바라보았을때의 갑갑함이 밀려들었다. 그 갑갑함은 93년 경실련학생회라는 기존 운동세력에 대한 활동방식에 대한 비판 속에서 포괄적 대중운동을 담당하겠다던 그들의 시선에서부터 조금 개량을 넘어선 학생운동 그 자체를 위기에 쳐넣는 사건을 목도하였다. 다행히 그 조직은 2-3년 후 스스로 자신의 운동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스스로 사글어 들었지만 한 측면에 있어서 학생운동 그 자체가 위기로 치닫게 하는 또하나의 빌미를 제공한 사건이라 판단되어진다 .

 

위와 같은 내용들에 대해 학생운동을 하고 있는 모든 이와 진지하게 성찰하지 못하고 몇몇이 담배연기 자욱한 동아리 방이나 아니면 자취방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어떻게 할지 스스로 비장한 각오를 하며 이야기하였던 생각이 난다. 학생운동에 대한 스스로 지도단위임에 대한 책임의식을 지는 것 까지는 맞았지만 그 이상 책임을 공감하고 확장하지는 못한 것 그 자체부터가 아래로부터의 운동과 위로부터의 운동의 접점을 만들어내지 못한 책임이다.

 

이는 학생운동의 비젼을 현장과의 투쟁으로 이어내지 못하고 졸업이후 이전이라는 말에서 스스로의 결의를 밝히도록 하였다. 그러나 지금과 다르게 현장아니면 사회라는 선택적 협소함이 많은 학생운동가들의 덜미를 잡고, 스스로 가족이라는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사회라는 울타리로 쉽게 가버리게 하였다. 천천히 함께 사회에 나가서라도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는데.... 그리고 그 운동의 종착은 하나의 모임으로 축소된다. 민주라는 이름으로 좌파라는 이름이 붙는 모임으로 과거의 향수에 빠져 그 동지라는 말에 동질성을 확보하기 위한 친목으로 우리는 그 치열함을 그 자리에서 술안주 또는 그 향수를 달래기 위한 수단으로 그 치열함을 자족이라는 이름으로 그 명맥이라는 모임으로 위안을 받거나 스스로 과거 그 활동을 하였다는 확인과 후배들에게 알리기 위한 보상심리를 발휘한다.

 

어찌보면 우습지만.... 지금도 현장에서 묵묵히 보이는 활동은 아니지만 현장에 들어가 소리소문 없이 이름명암 내밀지 않고 노동자로서 살아가는 현장진출자들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러한 것들이 활동가들을 발굴 육성하기 보다는 현상을 유지하고자 하였던 나를 비롯한 그 당시 학생운동을 하였던 사람들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을 가져보았다. 그렇지 않고 열심히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지금 학교에서 운동이라는 것이 진행되고 학생 대중들 그리고 노동 현장 조합원이 집회에 동원되는 과정에서 그 집회의 의미와 활동 그 자체를 갖고 공유하는 사람들은 과연 집행부나 간부 이외에 얼마나 많을까?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대자보를 통한 활동들 선전전 그리고 투쟁 얼마나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가? 그 흔하디 흔한 유인물 자체가 다양화 되기보다는 현장연대투쟁 활동에 대한 호소가 만연해 있다. 그 많던 투쟁을 책임지겠다고 선언하고 총파업을 조직하자고 하는 유인물이 손에 꼽을 정도로 많지 않다.

 

늘 이전 집회장에서는 읽을꺼리는 사기 위해 술값 이외에 최소 몇권의 책을 사기 위해 돈을 빌려오거나 책을 사기 위해 동기들에게 삥을 뜯었는데.... 지금 이러한 다양한 내용의 책을 구입하는 것도 어렵다. 뭐 인터넷을 통해 보면 다 되겠지만... 그 당시 통신이 발달되지 않았던 당시에는 그 집회장이 교육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주요한 장소이기도 하였다.

 

그 존재하던 모든 것은 더 큰 단위로 가면서 체계와 계통 그리고 확대라는 말로 하나둘 집행되지 못하거나 대의로 넘겨진다. 아는 분들은 다시금 이러한 대오들을 만들고 선진노동자들이 많아야 지역투쟁에 있어서 활발한 활동과 연대가 다시금 꿈틀거린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 책임은 어느 단위에서 우선 하여야 하는지.... 확대되면 좋아질 줄 알았던 모든 것들이 더욱 힘들어지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우리는 전국적 사안이 아니면 그 흔하디 흔하였던 동맹투쟁의 불씨를 찾아보기 어려운 조건이다. 그래서 난 지역운동의 복원이라는 것에 목말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잡다한 것들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그 책임의 당사자로서 할 말은 없지만, 그 당시는 그 거대한 무언가를 찾기위해 소중한 것들을 모두 내팽개치고 원칙이라는 것... 과연 원칙이었는지 다시금 재고해 봐야하지만 이런 이유를 들면서 그 위기설 그리고 모색이라는 어려움이라는 것들을 전달하는 전령으로서 복무하다 활동을 전개할 후배들이 책임질 기회조차 주지 못한 것이 끝내 죄스럽게 다가온다. 그들이 스스로 그 문제의 당사자로서 책임지고, 우리는 그것을 마음 쓰려내리며 지켜보면서 함께하였어야 하는데 너무 앞서나갔다. 이러한 것들이 지금 어려움에 직면한 학생활동가에게 남겨주고 고스란히 제살길 찾아 떠난 것이 아닌가 난 판단해 본다. 그렇지 않은 활동가들이 많았겠지만... 내가 봐온 주변은 그러했다.

 

그 책임이 현재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어려움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치부하면서 어렵다는 것에 대해 그냥 회피하려는 경향을 발견할 때 아직도 멀었음을 스스로 판단하고 반성을 해 본다.

 

아마도 이러한 죄의식이 내가 불안하지만 이 바닥 길을 걷게하는 이유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그냥 생각나는 것들을 그냥 주저리 주저리 갈겨 보았다. 입이 열개라도 할말은 없어야 하는데....

그 민중연대전선은 누가 팔아먹은 것이 아니라 그 운동의 전통을 세워내지 못한 나 같은 사람의 잘못에 기인하지 않았나 생각을 가져본다. 그래서 바램이 많은 것일 수도 있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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