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6.10 항쟁을 보내며...

  • 등록일
    2005/06/11 01:24
  • 수정일
    2005/06/11 01:24

6.10일 그날을 보낸다.

기념할 날도 많고 그냥 흘러가는 날도 많다. 그러나 6월 호국보훈의 달이라 명명되던 달을 이제 다시금 곱씹어 본다.

 

과연 6월은 어떠한 의미였는가? 국민학교때 학교에서 틀어주는 "아 어찌하여 잊으리 조국의 원수들이 짙밟아 오던 날"을로 시작해 호국영령을 기리며 반공 웅변대회와 포스터를 그리던 그달.... 6.6일과 6.25로 대표되는 반공을 외쳐부르던 달.... 대가리가 크고 사회를 알면서 그 허구성을 느끼기 전까지 학교에서 걷는 반공비를 100원씩 꼬박 집에서 받아가서 내던 달이기도 하다.

 

선생님 왈 우리나라가 자주국방을 위해 소중히 쓰여질 반공비를 걷는다는 말에 어린 내 눈엔 그 돈을 내야 한다는 비장한 각오가 서려 있었는지 꼬박 꼬박 이 돈을 타서 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한심하기 짝이없던 그 시절... 평화의 댐을 이야기하면서 63빌딩의 반이 잠긴다는 말을 믿고 평화댐 건설 기금을 1,000원이나 냈던 그 시절을 회상해 본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이 사회라는 것을 알면서 하나둘 무너져 갔다. 그리고 그것을 알기위해 부던히 내 자신의 거부를 하지 못해 늘 질문하고 대들던 그 초년생 시절을 추억해 본다. 그러나 모든 것을 집회 그리고 사건을 통해 하나하나 깨져갔던 시기.... 박종철 열사가 있었고, 87년 6.10 항쟁이 있었고, 87년 노동자대투쟁이 있었다. 그리고 88올림픽 상계동 올림픽이라 명명되는 철거민과 도시노점상분들의 처절한 생존권과 주거권 사수 투쟁... 노동형제들의 현장 투쟁들 다양한 것들이 내가 알고 있던 안개의 장막을 하나둘 걷어 주었다.

 

그런 6월 어린시절의 호국보훈의 달은 이제 항쟁 그리고 민주화라는 화두를 넘어 투쟁하는 동지의 달이기도 하다. 4월, 5월은 참 느끼하도록 속이 불편한 달이다. 그러나 6월 그 힘찬 함성이 머무는 달엔 무언가 힘이 솟구치는 달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서 6월은 일어서는 달이다.

 

6월 그렇지만 그렇게 일어서는 달만은 아니다. 91년 그 강경대 열사 투쟁의 도화선이 외대 국무총리 강의로 얼룩진 계란을 위시한 폭력 사건으로 마감되던 때이기도 하였고, 그 당시 성대학생만이 전대협 출범식 거부투쟁을 하면서 김귀정 열사를 지키기 위해 투쟁의 의지를 불태우던 달이기도 하였다. 그 결과 투쟁은 사글어 들었고, 정국은 평온을 찾았다. 이 어찌 허무하던지.... 그렇지만 또한편 그 투쟁이 90년대 하나의 끊어진 맥을 일으켜 세워주는 계기점이기도 하였다.

 

그래서 6월은 실천의 달이기도 하지만 늘 좋지않은 기억이 서려있는 달이기도 하였다. 종강을 하고 농활을 준비하거나 한학기 투쟁을 정리하는 달.... 모두가 뭐가 그리 분주했는지... 학내의 힘찬함성들은 다 정리하는 이름으로 그리고 7월 농활과 8월 통일축전이라는 것으로 매몰되면서 하반기 선거라는 국면 속에서 일년을 정리하는 때이기도 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수 많은 투쟁이 있었지만 3, 4, 5월 처럼 치열한 달은 드물다. 다만, 11월 전태일열사 투쟁정신 계승을 위한 총력투쟁이나 전국노동자대회, 전국민중대회 등이 배치되어 투쟁의 명맥을 유지하기도 하였던 것 같다.

 

그렇지만 지금 노동계에 있어서 6월 비정규직개악법 국회통과를 두고 총력투쟁이 전개되는 시점이다. 어떻게 되었던 이 비정규직법안이 국회상정이 안되게 할 수 있는 있을지 미지수이지만(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국회교섭단체간 합의에 따라 조정이 되겠지만...) 다시금 비정규직 투쟁 그리고 현실 붉어지고 있는 민중투쟁에 대한 포괄적 연대투쟁의 장으로 이어지기를 바램한다. 또한 김선일씨 1주년이기도 하다. 반전투쟁 단위에서는 힘찬 투쟁을 전개하고 이라크 파병철회와 미군의 전쟁책통에 대한 규탄집회가 잡혀 있고, 여러 행동들이 준비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투쟁들은 나에게 있어서는 참 아쉬운 점들이 한둘이 아니다. 일상사업으로 이러한 문제가 논의되고 의제화 되어야 하지만 우리내 역량의 부족함인지... 그 기념과 그 시기 이외엔 그 의미들을 곱씹거나 명맥을 유지하는데 있어 그리 오랜시간 끌지를 못한다. 하나를 해도 제대로 한번 붙어보자는 심정이지만 단체들의 일과 투쟁 그리고 사업이 녹녹치 않고 산더미를 알고 있기에 이러한 사안들이 소중하게 다가오지만 아쉬움이 밀려오는 것 또한 맞이하는 때의 느낌이다.

 

그래도 이제 하나둘 시작할때이다.

6월 그 함성의 힘을 바탕으로 일어서는 6월 그리고 호국보훈의 달이라 명명되는 반공의 달이 아닌 6.10 항쟁, 6.15 평화행동, 6.24 김선일 이라크에서의 죽음이 어우려져 평화와 통일 그리고 노동자 민중 투쟁이 어울어지는 달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어우러짐이 일어섬으로 떨쳐 일어나 하나의 함성 큰 강줄기로 흘러넘치는 달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간장 오타맨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