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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의 추억...

  • 등록일
    2004/08/19 02:20
  • 수정일
    2004/08/19 02:20

교도소를 들어가본 사람이라면 그곳이 갖고 있는 폐쇄성과 그 곳이 갖고 있는 고립에 대한 경험을 하였을 것입니다.

 

잡범이 아니라 정치사범으로 들어간 이들에겐 그나마 그 공간이 자신을 가꾸거나 신심을 쌓은 공간이 었을 것입니다.

 

교도소도 군대와 마찬가지로 매우 춥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선 사람내음이 간절합니다. 매주 누군가의 면회를 기다리며 하루하루의 삶을 지탱하는 것 또한 도통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누군가 왔다면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좋고, 세상사를 알수 있어 짧은 만남이지만 매우 유의미한 시간입니다. 그래서 교도소에 수복을 입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주말이 갖는 의미는 다른 사람이 갖는 의미와 사뭇 다릅니다. 늘 기대되는 날입니다.



 

후배들이 면회를 오면 학교소식을 접할 수 있고, 가족들이 오면 그동안 가족들에게 제대로 하지 못한 자신을 책망해 봅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은 지극히 자연적인 것이지만 교도소에서 수복을 입고 있는 사람은 그 자연스러운 것이 그리움으로 점철 될 때가 많습니다. 그리움에 목마르고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싶어 미치도록 사뭇칩니다.

 

문자를 잊지 않기 위해서 책을 보는 것인지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책을 보는 것인지 그 의미는 서로 다르지만 그곳의 시간은 군대에서 말하는 시계가 꺼꾸로 돌아간다는 것 처럼 하루하루 시간이 쏜쌀같이 흐르지 않습니다.

 

저마다 죄목은 다르지만 서로 아픔을 가지고 이곳에 온 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곳도 자본주의에 맞닿아 있는 곳이라 돈이 있는 놈들은 호의호식하고 돈 없는 사람들은 궁핍하게 연연해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유가 박탕당할 것도 억울한데... 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천대받는 것은 사회나 교도소나 다름 없습니다.

 

면회를 자주오는 이들은 당연히 영치금이 많이 들어옵니다. 그리고 사회에서 한가닥 한이들... 조폭이나 정치관료들은 교도소장이 특별대우를 해줍니다. 그들의 사회적 지위가 그대로 들어나는 곳 그곳이 교도소입니다.

 

법앞에 만인은 평등하다지만 정녕 돈없고 뺵없고 힘없는 사람들에게는 이는 통용되는 단어가 아니며, 통용되는 사회도 아닙니다. 돈이 없다는 것으로 멸시받아 분을 삭이지 못해 범죄를 저지른 이가 부지기 수 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 이유가 있습니다. 핑계없는 무덤이 없다는 말을 이 곳에서 절실히 느낍니다. 그러나 이곳 수의를 입고 함께 생활하는 이들은 사회가 규정한 범죄라는 행위로 인해 법 집행을 통해 형집행을 받고 있으나 형 집행은 돈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갈라놓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도 돈 있는 사람들에게 빌어붙는 간신배와 같은 존재들이 부지기 수입니다.

 

저는 교도소에서 청소반장,,,, 요직입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소장의 특별배려로 맡아서 진행하였습니다. 청소반장은 다른 사람들보다 교도소내 이동이 조금은 자유롭습니다. 그래서 운동할 시간도 다른사람들보다 조금 많고, 종종 교도관이 버린 담배 꽁초를 가지고 피워가면서 담배가 주는 희노애락에 농락당하기도 하지만... 자유에 갈망은 끝이질 않더군요.

 

저는 1년하고 조금 넘는 기간을 교도소에서 생활을 하였는데... 이곳에서 몇년 아니 반평생을 지닌 사람들을 보면 참 가슴이 뭉클합니다.

 

저는 진주교도소와 대전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였기에 많은 분들은 아니지만 그곳에 계신 장기수 어르신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청소반장의 위력이 여기서 나타나죠..... 히히^^

 

저는 무례하기 짝이 없게도 그분들에게 왜 이곳에 남아있냐고 싸가지 없는 질문을 하였습니다. 그분들은 말이 없다 한참 고민하면서 말한마디를 저에게 던지더군요, 자네.... 옆에서 죽어간 동지를 본적 있는가... 그 것도 총탄이 빗발치고 포탄이 날아오는 곳에서.... 수십번의 전쟁에서 함께 동고동락하고 서로에 대한 모를게 없는 그런 친구가 죽어가는 것을 옆에서 지켜 보았는가? 그말은 저의 머리를 망치로 때린 것과 같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저는 물론 어르신이 말한 것은 볼 수 없었다고 말하였습니다. 어르신은 그런 다음 말을 이어가더군요.

 

난 사상을 갖고는 여기까지 지키지 못하였을 것이야.... 그러나 수많은 전쟁에서 함께 죽음을 이겨낸 동지들과 우정을 쌓았고, 그 우정은 혁명이라는 이념으로 이어졌고, 무수한 전쟁에서 우린 인민해방전선에서 함께 동고동락하는 전사로 거듭났던 거야.... 사람이 태어날 때 부터 자신이 무엇을 선택할지 이야기 하지 못하듯 우린 전쟁과 이곳에서 살아남아야 겠다는 신념에서 이론을 습득한 거야... 이론은 버릴수도 있었어.... 그러나 죽어간 동지의 모습 그리고 그와의 약속은 참아 버리지 못하겠더군... 고문 그까짓 거야 순간에 참으면 되지 힘에 부치면 죽음으로 불사하고.... 그러나 살아남았다는게 죄스럽다는 것 느껴봤어... 살아남은 자체가 죄인으로 취급되는게 우리야.... 그리고 동지와의 약속.... 몇번을 고문으로 힘들어 전향서 쓸라그랬지 그런데 동지들의 모습이 떠올라 참아 이 짖거리만은 못하겠더군.... 이렇게 말을 이어간다.

 

난 태어나지도 않았고, 그 시대의 치열함 그리고 그 시대가 갖고 있었던 아픔에 대해 책 귀절 역사서 몇 구절에서 찾아 볼 수는 있지만 그들의 생에서 이룩한 고귀한 업적에 대해서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분들이 나에게 이야기해주더군,,,, 장난으로 운동이라는 짖거리 할 거면 때려치라고....

그분들은 시국사안이 있으면 일체 단식, 그리고 일체 죽음을 각오한 고행을 1평도 되지 않는 자신의 독방에서 진행한다.

 

시국사안이 벌어지면 교도소는 비상이다. 어르신들이 혹시 이상이 있지 않을까... 그나마 교도관이 좋은 곳에 있어서 교도관은 그분들에게 설명을 하면서 설득을 해보지만 그분들이 수십년 쌓은 내공은 꺽지 못한다. 안타깝다....

 

그리고 시국사건이 터진면 늘 나오는 전대협 소속 구속자 현재는 한총련이겠지... 신문 몇구절에 나온 기사를 자신이 밤새 각색하여 아침 식사시간에 선전선동을 한다. 우리 무엇을 하자고 장기수 어르신들은 이를 믿고 그대로 실행한다. 그러나 누구도 그 분들의 실천에 대하여 말리지 못한다, 이에 난 분노한다. 자신의 투쟁으로 실천할 것이지.... 이 세상 모든 풍화를 이겨내고 지금까지 버겁지만 이겨내는 늙은 혁명가들의 생을 결코 고려하지 않는다.

 

그들은 지금 무엇하는가??????

 

삶의 운동에 대하여 장기수 어르신들은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 무엇이라고 규정은 해주지 않았지만...... 그래서 늙은 혁명가의 주름이 더욱더 안타깝게 보인다.

 

그러나 누구도 그분들을 돌보지 않는다. 이제 우리사회가 그리고 운동권이라는 지칭하는 단위 시민사회라고 지칭하는 단위가 그분들을 위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 이념의 피해자 그리고 탄압의 피해자인 그들에게 우리는 세상의 희망이 무엇인지 가르쳐 줘야 한다.

 

남들은 노무현 정권이 들어서 진보하지 않았냐고 되려 반문한다. 난 무슨 진보가 이루어졌나고 반발한다. 노무현이 이룩한 것은 하나도 없다. 다만 김대중정권의 국정운영이 도움이 되 었고, 노무현은 막가파식 국정운영을 하고 있다. 이게 대한민국이다.

 

독립투사들이 탄압받는다... 왜 여기에 이념운동을 통하여 남한을 일본 제국주의로 부터 지키고자 했던 인물은 빠지는가? 그들이 빨갱이라서,,,, 아니다. 미연에 이러한 분위기의 싹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이지 않을까???

 

간장 오타맨이,,,,, 늦은 밤에,,,, 술한잔 거하게 먹고 난후 끌적여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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